MBC "이춘근 PD 체포 유감스럽다"…들끓는 내부 여론

간부 PD "검찰 불순하고 정치적인 체포 자행" 비판

문화방송(MBC)은 자사 이춘근 <PD수첩> PD의 체포에 대해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MBC는 '이춘근 PD 긴급 체포와 관련한 회사 입장'이라는 보도 자료에서 "<PD수첩> 제작 PD를 명예훼손 혐의로 체포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회사는 이 사건이 원만하게 마무리되도록 최선을 다해 법률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MBC는 "시사프로그램 제작진에 대한 수사가 언론 본연의 비판 기능을 위축시키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MBC 보직 PD "후배들의 투쟁에 전적인 지지 보낸다"

MBC 내부에서는 이춘근 PD의 체포를 두고 노동조합을 비롯해 PD협회, 카메라맨연합회 등 각종 직능단체는 물론 MBC의 보직 간부 프로듀서들도 성명을 내 "체포 영장 철회"를 촉구하는 등 반발 여론이 뜨겁다.

MBC에서 프로그램 관리를 맡고 있는 부장급 PD인 보직 간부 PD들은 "검찰의 행위는 정당하고 순수한 법집행이 아닌 불순한 정치적 의도에서 비롯됐다고 본다"며 "선배 PD로서 정치 권력의 부당한 횡포에 맞서고 있는 후배 PD들에게 전적인 지지를 보낸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춘근 PD 체포는) 현 정권 들어 전방위적으로 자행되고 있는 비판 언론 길들이기의 한 방편"이라며 "검찰은 지금 즉시 이춘근 PD를 석방하고 관련 PD 및 작가에 대한 체포 영장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또 MBC PD협회는 "<PD수첩>이 지킨 것은 국민의 건강과 실익이며 훼손된 것이 있다면 광우병 위험이 있는 미국 다우너 소의 명예일 뿐"이라며 "검찰이 <PD수첩> 재수사를 통해 과거의 오명을 다시 찾으려고 한다면 우리는 분연히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MBC 시사교양국 PD들은 27일 검찰을 찾아가 항의 서한을 전달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MBC 카메라맨 연합회는 "독재의 군화발 아래에서나 가능했던 몰상식한 언론탄압이 지금 민주주의가 팽배한 이 땅에서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며 "정권과 검찰은 이제라도 언론탄압의 칼을 접고 역사의 진보자가 되도록 노력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