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경인TV가 차용규 신임 사장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공모자 면접도 없이 지원자가 낸 서류 심사 만으로 사장을 선임한 것으로 드러났다. 차용규 사장은 23일 노조가 졸속 심사 의혹을 제기하자 "사장공모추천위원회(사추위) 심사 과정 때 면접이 없었다"고 인정했다.
차용규 "사추위에서 면접 보라는 연락이 없었는데?"
전국언론노조 OBS희망조합지부는 23일 낸 OBS노보에서 사추위 절차가 졸속적이었다는 점을 비판하면서 "사추위에 참여한 한 인사는 '면접은 없었고 공모자들이 제출한 서류만 보았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이 인사는 "노조가 주장하는 차용규 씨 이력 문제나 울산방송에서 있었던 부하 직원의 27억 원 횡령문제, 또 차씨를 둘러싼 온갖 추문 등 어떤 정보도 심사 과정에서 제공 받은 바가 없다"며 "지원자가 제출한 서류만 봤는데 그런 것을 어떠게 알았겠느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이것이 사실이면 서류 몇 쪽으로 자본금 1400억 원짜리 회사의 대표 이사를 뽑은 것"이라며 "사측은 '면접은 있었다'고 주장하지만 정확하게 언제 어떤 방식으로 면접이 진행됐느지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OBS가 실제로 사장 추천 과정에서 면접을 보지않은 사실은 차 사장 스스로도 인정하고 있다. 차용규 사장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사추위 과정에서 면접은 없었다"면서 "사추위에서 면접을 보라고 하는 연락이 없었고 다른 공모자들도 그랬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서류 심사만 본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서류 몇쪽으로 자본금 1400억 짜리 회사 대표 이사 뽑아"
이에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방송 특보 출신으로 노조로부터 퇴진 압력을 받고 있는 차용규 씨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OBS는 사장 공모 절차를 진행하면서 언론 등에 12일 면접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힌 것이 거짓으로 드러난 셈이기 때문이다.
이는 OBS경인TV 안팎에서 차용규 신임 사장의 선임을 두고 지난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방송 특보였던 차 사장의 이력 뿐 아니라 OBS 사추위가 '졸속 심사'를 진행했다는 의혹을 확인시킨 것이기도 하다. 지난 1월 22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 사장 공모 기간 자체가 짧고 사장 선임 직전인 지난 9일까지 응모자도 공개되지 않는 등 철저히 비밀리에 진행된 점 등은 이미 문제로 제기된 바 있다.
OBS 노조는 "이번 사장 공모 과정은 철저한 인사 검증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일부 인사의 주도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일부 인사가 차 씨를 사장으로 앉히기 위해 주주들과 사추위에 편향된 정보를 제공하고, 구색 맞추기 전형 과정을 서둘러 진행했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노중일 OBS노조위원장 당선자는 "차용규 씨가 스스로 자진사퇴하는 것이 최선"이라며 "이미 사추위는 주철환 사장을 선임할 때에도 공모한 인사들의 역량이 충분치 않다며 재공모를 한 바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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