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서해상에서의 군사충돌 가능성을 시사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의 30일 성명을 재차 강조하면서 '빈 말'이 아니었다는 신호를 계속 보내고 있다.
북한 <노동신문>은 1일 남한 정부가 조평통의 경고를 외면하면 군사적 충돌과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동신문>은 '화근은 제때에 제거해 버려야 한다'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조평통의 성명은 "남북관계가 더 이상 수습할 방법도, 바로잡을 희망도 없게 된 엄중한 사태에 대처한 당연한 조치"라며, 이명박 정부는 "남북관계가 험악한 지경에 처하게 된 책임이 있으며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신문은 "우리는 우리의 존엄을 훼손하고 무분별한 반공화국 대결의 길로 계속 나간다면 남북관계 전면 차단을 포함한 중대결단을 내리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는데 대해 한 두번만 경고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남측 정부는 "'상투적 협박'이니 '버티기 전략'이니 뭐니 하며 우리의 경고를 외면하고 오히려 반공화국 대결과 북침전쟁 도발소동을 벌여놓는 것으로 대답해 나섰다"고 비난했다.
신문은 이어 "정전상태에 있는 우리나라에서 대결은 곧 긴장격화이고 그것은 막을 수도, 피할 수도 없는 군사적 충돌,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리의 준엄한 경고를 외면하고 반공화국 대결책동에 계속 매달린다면 그것이 종국적 파멸로 이어지게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노동신문>에는 홍서헌 김책공업종합대학 총장, 김만수 전력공업성 부상, 조선사회민주당 김지선 부위원장, 태천군 은흥협동농장 허정옥 관리위원장 등이 조평통 성명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대남 "대결 의지"를 담은 글을 기고하기도 했다.
中 <신화통신> "北, 최악 남북관계 대비 끝내"
그러나 군 당국은 1일 현재까지 북한에서 남한을 위협할 만한 군사 동향이 포착되지는 않고 있다는 분석을 하고 있다.
북한은 작년 12월부터 현재까지 동계 군사훈련을 실시하고 있지만, 대규모 부대이동이나 기갑부대 훈련, 서해상 실사격 훈련 등 과거에 일반적으로 있었던 움직임마저도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조평통 성명을 기점으로 정치적 대결에서 군사적 대결로 전환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전망이어서, 서해상 등에서 이 같은 침묵은 언제든 깨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은 31일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부인하고 한국과 체결한 불가침 관련 협정을 폐기한다고 선언함으로써 서해상에서 남북 해군간 군사충돌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관영 <신화통신>도 1일 "최근 대남 수위를 높이고 있는 북한의 강경정책으로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면서 "조평통 발표에 한국 정부는 냉정한 대응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서해상의 무력충돌 가능성에 대비, 군사 대비 태세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통신은 그러면서 조평통의 발표는 이명박 대통령 집권 이후 한국정부가 취한 대북정책이 이른바 '부끄러운 실패'를 했다는 상황을 이끌어내려는 것이라고 분석하면서 "이는 북한이 남북관계에서의 최악의 상황에 대한 대비를 끝냈음을 의미한다"는 해석을 덧붙였다.
그러나 통신은 조평통의 성명이 수위가 높긴 하지만 북한이 중시하는 6.15 공동선언과 10.4 정상선언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남북관계의 개선을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닐 것으로 관측했다.
한편, 로버트 우드 미 국무부 대변인은 30일(현지시간) 조평통의 성명이 나온 후 "이러한 수사적 공세는 분명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하지만 우리의 계속적인 한반도 비핵화 노력을 가로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드 부대변인은 조평통 성명에 대해 "북한 측의 의도가 무엇인지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북한이 전에도 이처럼 행동하는 것을 봤고 앞으로 평양에서 적대적 수사가 나오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은 우리의 우선적 현안중 하나"라면서 "우리는 6자회담이 유용성이 있다고 여전히 믿고 비핵화 목표에 전념하면서 이 지역의 우방과 협력해 비핵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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