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민 파동은 주요 유제품의 시장 동향에도 변화를 몰고 왔다. 중국 소비자들은 분유를 구입할 때 종래에는 외국 브랜드인지 중국 브랜드인지만을 구분했으나 최근에는 외국 브랜드라도 직수입품인지 또는 중국 내 생산품인지를 꼼꼼하게 따져보고 있다. 액상우유(액체 상태의 우유) 시장에서는 중국 대기업 제품들이 멜라민 충격에 빠진 사이 홍콩 브랜드와 일본산 수입품이 약진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우리 기업들에게도 새로운 시장기회로 다가오고 있다. 한국산 우유가 베이징과 상하이, 칭다오 등지에서 날개 돋친 듯 팔리면서 관련 업계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하지만 한국산 제품은 ▲현지 교민 위주의 얇은 고객층 ▲취약한 유통 구조 ▲경쟁국 기업들 사이에 낀 '넛 크래킹'(nut-cracking) 등으로 인해 현 상태로서는 추가적인 시장 확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SWOT 분석]주요 경쟁국 유가공식품 기업의 중국 내 경쟁력 비교
이 같은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은 다섯 가지 측면의 전략적 노력이 필요하다.
첫째 선택과 집중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중국 유가공식품시장은 외국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이 확대되고 있으나 외국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 우리 기업들로서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SWOT 분석을 기초로 경쟁국기업이 취약한 분야와 품목을 집중적으로 공략해야 한다.
둘째 유망 타깃품목시장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
멜라민 파동 이후 현지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품목 가운데 우리기업의 시장진출 확대가 유망한 품목으로는 액상우유, 두유, 요구르트 등이 있다. 신선도가 중요한 액상우유의 경우 한국은 지리적 인접성으로 인해 중국 현지 생산을 하지 않고도 직수출이 가능한 조건을 갖고 있다.
최근 중국 소비자들은 유아에게 우유 대신 두유를 먹이고 싶어 하지만 마땅한 제품을 찾지 못하고 있어 유아용 두유 시장진출도 유망하다. 분유뿐만 아니라 캔디류, 스넥류, 초콜릿 등의 수요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셋째 식품관련 설비·기계류 시장이 커질 것이다.
멜라민 파동 이후 중국정부의 유가공제품 검사강화 조치로 향후 관계 당국 및 생산 업계의 식품 유해물질 검사 설비 수요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며 현재 낙후 상태인 중국 기업들의 식품 가공 및 포장기계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맥킨지의 '중국 유가공식품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현재 중국은 일본에 이어 아시아 제2위의 시장이며 2010년까지 20억 달러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전망이어서 향후 관련 식품가공기계 수요가 매우 크다. 식품포장기계는 독일·이태리·일본산 수입량이 감소한 반면 최근 한국 및 대만으로 부터는 수입이 늘어나는 추세다.
넷째 고객 세분화를 통한 타깃 마케팅 활동을 전개해야 한다.
우리나라 유가공식품은 기타 한국 식품류와 마찬가지로 중국 현지 거주 한국인 위주로 구성된 얇은 고객층의 한계를 뛰어 넘어야 한다. 중국인 대상 내수시장을 공략하되 연령 및 직종 등에 따라 고객을 세분화하여 맞춤형 제품을 공급하고 홍보활동을 확대해야 한다.
중국 내 일부 학교에서는 중국 브랜드 우유를 급식품목으로 공급해 중국 브랜드를 신뢰하지 못하는 학부모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이에 따라 현지 생산을 전제로 학교 및 기업체 급식용으로 유가공식품을 공급하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다섯째 유통망 확보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
중국 시장은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경쟁하는 무대이기 때문에 우리 기업의 힘만으로는 초기 시장진입이 쉽지 않다. 유력 대리상 및 바이어와의 협력을 통해 초기진입을 시도하는 것이 비용절감 및 효과 측면에서 유리하다.
대형 마트를 집중 공략하는 방안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 맥킨지 자료에 따르면 2010년 중국 내 유가공제품 판매의 60% 이상이 대형 마트를 통해 이루어질 전망이어서 대형 마트를 집중 공략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기업 입장에서 개별적으로 대형 마트를 접촉하기 보다는 KOTRA 등 지원기관이 문화행사와 병행해 추진하는 방안이 효과적이다. 지난해 9월 스촨성 청두(成都)에서 열린 한국문화상품판촉전에서는 우유를 비롯한 한국 식품들이 큰 인기를 얻어 향후 시장진출 전망을 밝게 해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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