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은 21일 홈페이지에 공지를 띄워 철거민이 화염병을 던지는 장면, 시너를 뿌리는 장면 등을 담은 동영상, 사진을 강조하고 △철거민 해산에 경찰 특공대를 투입한 근거와 이유 △인화 물질이 산적해 있는 현장에 강제 진압한 경위 △철거민과 경찰이 사망한 망루에 불이 붙게된 경위 △경찰 특공대 진입시 철거민에 대한 안전 조치 여부 등 네 가지 항목을 만들어 해명했다.
▲ 경찰청 홈페이지에 든 "용산 철거민 상황 사실은 이렇습니다" 팝업창. 용산 철거민들의 시위장면을 채증한 자료를 담았다. |
특히 화재 원인에 대해선 "경찰은 컨테이너로 망루를 밀지 않았다"면서 "경찰 특공대원이 컨테이너를 이용해 옥상으로 진입한 후 망루에 접근하자 망루 안에 있던 농성자들이 시너를 뿌리고 화염병을 던지는 과정에서 불을 붙게 됐다"고 주장했다. 뉴스와 동영상 생중계 등에서 컨테이너 박스가 망루에 부딪혀 흔들리는 장면이 방송됐던 것과 정반대 해명이다.
"사실이 그렇다면 사람이 죽어도 책임 없다는 말인가"
이러한 해명에 대형 인명 사고가 난 데 사과하기보다 책임 면피하고자 변명에 급급한 경찰의 태도를 질타하는 시민들의 비판이 높다. 실명으로 글을 올리게 되어 있는 경찰청 홈페이지 사이버 게시판에는 "당장 공지 팝업을 내려라"는 성토가 줄을 잇고 있다.
김덕호 씨는 "사실은 이렇기 때문에 경찰은 결국 책임이 없다는 것이냐"며 "방법론적으로 잘못이 있을수 있으나, 결론적으로는 살기 위해 처절한 싸움을 벌이는 사람들을 끝내는 공권력이 죽음으로 내몰은 꼴이 아닌가 싶다"고 비판했다. 이지은 씨도 "백번 양보해 팝업창 변명처럼 사실이 그런 거라면 사람이 죽어도 상관없느냐"고 따져 물었다.
오창주 씨는 "영상 자료에서 공개한 철거민들의 폭력성 잘 보았다. 그래서 죽였는가. 대답해달라"며 "당장 자료 삭제하라. 그러한 변명은 아직도 억울함에 이승을 떠돌 6명의 영령에 예의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박종규 씨는 "일반 국민들이 무지하다고 생각하지 말아달라. 실시간 동영상으로 그때의 상황이 어떻게 전개됐는지 모두들 다 알고 있다"며 "정말이지 민중의 지팡이가 되고 싶다면 저런 궁색한 변명만 할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잘못을 뉘우치며 또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할 것"이라고 했다.
또 '권력의 지팡이'라고 비판받는 경찰의 모습을 질타하는 시민도 있었다. 정근천 씨는 "롱기누스의 창이라고 아느냐.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를 확인사살한 병사의 창을 말한다"면서 "부당한 권력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것도 결국엔 죄짓는 것이다. 양심있는 '사람'이라면 밥그릇 내팽개치게 될지라도 사악한 권력의 수족이 되어서는 안되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물었다.
▲ 이날 경찰청 열린게시판에는 경찰의 강경진압과 변명 일색인 팝업 공지를 비판하는 글이 줄을 이었다. |
한편, 이날 게시판에는 "화염병 투척은 살인행위다", "경찰은 정당한 작전이었다", "이번 용산 작전에서 투입된 경찰 특공대원들을 전원 1계급 특진시켜야 한다"며 경찰을 옹호하는 글도 상당수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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