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가 용산 철거민 참사를 두고 파행적인 보도를 일삼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의 과잉 진압 과정에서 철거민 5명과 경찰 1명이 죽는 대참사가 발생했음에도 전국철거민연합 등 시위대의 폭력시위 여부에만 초점을 맞추고 화재의 원인 또한 철거민들에게 돌리는 보도 태도다. 경찰의 과잉진압 논란을 전면에 제기하는 기사는 찾아볼 수 없고 시위대를 폭력집단으로만 몰아가고 있다.
<문화일보>는 참사가 난 다음날인 21일 1면 머릿기사 제목을 "'망루 농성 사전 연습했다/검찰, 연행자 진술 확보…전철연이 '진압대항' 등 가르쳐"로 냈다. 용산 철거민 참사를 수사 중인 검찰이 철거민들로부터 "이달 초 전철연 측으로부터 건물 옥상에 망루를 설치하는 방법을 배우고 경찰의 진압 작전에 대항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예행 연습' 했다"는 진술을 받아냈다는 내용이다.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등이 형식적으로나마 경찰의 과잉진압 논란을 제기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문화일보>의 의제 설정은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다. <문화일보>는 4, 5면에 실은 관련 기사 "'전철연, 철거민에 투쟁 방법·지침 교육'"에서도 "철거민들이 조직적으로 화염병시위 ·농성을 벌였음을 보여주고 있다"며 "전철연으로의 검찰 수사 확대가 불가피할 것" 등의 전망을 내놨다.
이 신문은 현재 가장 큰 쟁점이 된 경찰의 과잉진압 논란은 작게 다뤘다. 전철연의 철거민 지침 교육을 1면과 4면의 주요 기사로 다룬 데 비해 경찰의 과잉진압 논란은 4면 하단에 "검, '과잉' 진압 여부도 수사"라는 3단 기사로 다뤘다. 그러나 이 기사에서도 "검찰은 화재 경위와 사망원인이 밝혀지는 대로 폭력 시위를 벌인 농성자들을 사법처리할 계획"이라며 경찰보다는 시위자들의 처벌에 초점을 맞췄다.
또 <문화일보>는 이틀 연속 전철연을 '소개'하는 박스기사를 냈다. 20일에도 "전국 곳곳서 철거 반대 강경투쟁 벌여 / 현장서 사제총·화염방사기 사용하기도"라는 기사에서 전철연을 폭력 집단으로 묘사한 <문화일보>는 21일에도 "전철연, 철거 곳곳서 과격투쟁"이라는 박스 기사를 내 "전철연의 과격한 시위양상이 주목을 받고 있다"며 이들을 '조직폭력배'처럼 썼다.
<문화일보>는 이날 사설 "용산참사…불법·폭력과 진압의 악순환 경계한다"에서도 "이번 사건의 직접적인 배경이 철거민의 4층 건물 옥상 농성 및 시민의 불안을 야기한 폭력 시위였음을 우선 주목한다"며 "불법과 폭력을 동반하고 26개월만에 서울 도심에 화염병을 재등장시켜 주변 상가와 통행 시민의 안전 문제를 야기한 책임은 엄정히 가리고 물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 신문은 "이번 사건도 갈등의 해법을 대화보다 물리력에 의존하다시피 해온 관행이 빚은 참극이고 당일 전국철거민연합회 회원 등 1000여 명의 대 경찰 투석 또한 그런 물리력 행사의 악성 반복이라는 것이 불법·폭력-진압의 악순환을 경계하는 우리의 우려섞인 시각"이라고 해 끝까지 철거민들에게 책임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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