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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유럽엔 전화위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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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유럽엔 전화위복

아이켄그린 "유럽 화폐, 유로화로 통일될 것"… 정치통합도 힘받아

금융세계화의 이론적 근거를 제공했던 미국의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은 유로화 출범을 앞둔 지난 1998년 "유로화는 출범 후 첫 경기침체 때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로존 회원국들의 경제사정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위기에 처하면 각자 살 길을 찾으려할 것이기 때문이다.
▲ 유럽중앙은행(ECB) 빌딩에서 빛나는 유로화 이미지. ⓒ로이터=뉴시스
금융위기로 비유로존 타격이 더 커

하지만 비 온 뒤 땅이 굳는다는 자연의 이치가 더 강했던 것일까. 글로벌 경기침체가 현실화된 지금 프리드먼의 예측은 정반대로 실현되고 있다. 15개 회원국 중 어느 나라도 유로화 포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유로화를 포기할 가능성만 비치면 투자자들이 패닉에 빠져든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유로존 가입을 거부했던 유럽의 여러 나라들이 후회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덴마크다.

올해 들어 미국발 금융위기 속에 유로화는 오히려 달러화에 강세를 보여왔다. 지난 9월 세계적인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 파산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격화돼 달러가 안전자산으로 부각되자 유로화도 약세로 돌아서기는 했지만 현재 올초 대비 13% 정도 하락하는 선에 그쳤다.

반면 덴마크는 국제 환투기 공격까지 받으며 자국 통화 크로네의 가치가 추락할 위기를 맞아 방어에 급급한 처지가 됐다. 크로네의 환율은 유로화에 연계하는 페그제로 묶여 있어 자국 통화의 평가절하에 따른 자본 이탈을 막기 위해서 무리수를 두어야 했다. 미국은 기준금리를 1%로 급격히 인하하고, 유로존에서도 3.25%까지 내리는 동안 덴마크는 오히려 5%로 올려야 했다.

상대적인 고금리를 유지해야 하는 정책은 덴마크의 경제 성장률이 올해 0.2%, 내년에 1.4%로 위축되고 실업자도 향후 2년간 2배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주요 요인이 됐다.

이때문에 덴마크의 여론은 유로존에 가입하자는 쪽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 이런 현상은 스웨덴, 폴란드, 헝가리 등 다른 비유로존 나라들에서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유로존 가입의 전제조건인 유럽연합(EU) 회원국 자격도 없는 아이슬란드, 스위스 등도 유로존 가입을 고려하고 있을 정도다.

영국 파운드화도 흔들

영국은 그동안 유럽의 금융센터인 런던의 지위를 유럽중앙은행(ECB)이 있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뺏길 것을 우려해 파운드화 사용을 고집해왔다. 하지만 올해 들어 달러 대비 파운드화 가치는 23%나 하락했다.

이런 상황 변화를 근거로 국제금융학계의 석학으로 꼽히는 배리 아이켄그린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최근 'The Non-Crisis of the Euro'라는 칼럼을 통해 "유럽의 금융중심지로 군림해온 영국의 파운드화를 빼고는, 유럽의 화폐는 장기적으로 볼 때 유로화로 통일될 것"이라면서 "유럽에 수십 종류의 화폐는커녕, 3종류의 화폐조차 존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게다가 지난 1일 영국의 <BBC> 방송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주제 마누엘 바로수 위원장은 "영국 국민 다수가 여전히 반대하고 있지만, 영국이 유로존에 가입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 영국 정치인들이 나에게 '우리가 유로화를 채택했더라면 상황은 지금보다 나았을 것'이라고 얘기했다"며 "영국의 유로존 가입이 가까운 미래에 실현되진 않겠지만, 이미 일부 인사들이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럽 동맹의 꿈, 예상보다 빨라질 수도"

금융위기는 현재 27개국 회원국을 거느린 유럽연합(EU)의 정치적 통합에도 힘을 실어주는 효과를 주고 있다. EU를 하나의 합중국처럼 만들자는 '리스본 조약'은 아일랜드, 체코, 폴란드 등 3나라의 반대로 좌절을 겪어왔으며, 특히 지난 6월 아일랜드의 국민투표 부결로 인해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아일랜드의 여론은 현재 과반수 찬성으로 돌아섰다.

리스본 조약에 강한 거부감을 표시했던 체코와 폴란드에서도 우호적인 조건이 형성되고 있다. 이와 관련, 독일의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세계 금융위기로 유럽 국가들이 튼튼한 방어막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어 긴밀한 동맹이라는 유럽의 꿈이 생각보다 빨리 이뤄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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