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는 22일(현지시간) 지난해 12월 12일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강행에 대한 후속 조치로 이번 결의안을 채택했다. 결의안에서 안보리는 지난 2006년에 채택한 1718호와 2009년 채택한 1874호를 위반한 북한의 로켓 발사를 규탄했다. 이와 함께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추가 발사 관련 활동을 전면 중단하고 로켓 발사 모라토리엄에 관한 과거 약속을 재확립할 것을 요구했다.
결의안 주요 내용으로 △대북 제재 대상 확대 △북한 금융기관 관련 모든 활동에 대한 감시 강화 촉구 △공해상의 의심되는 선박에 대한 검색 강화 기준 마련 추진 △제재 회피를 위한 대량 현금 이용 수법의 환기 △전면적(catch-all) 성격의 대북 수출 통제 강화 △제재 대상 추가 지정 기준 제시 등이 포함됐다.
안보리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식으로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 프로그램을 폐기하고 관련 활동을 즉각 중단하는 등 기존 결의안에 규정된 의무를 완전하게 준수하라고 촉구했다.
▲ 유엔안보리가 대북제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12일 북한이 발사한 광명성 3호의 발사 모습 ⓒAP=연합뉴스 |
이번 결의안이 지난 두 차례의 결의안과 달라진 점으로 우선 대북 제재 대상 확대를 꼽을 수 있다. 기존 제재 대상은 단체 11개, 개인 5명이었지만 이번 결의에서는 단체 17개, 개인 9명으로 늘어났다. 이번 제재에 추가된 인원은 지난해 12월 로켓 발사를 주도한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 등 기관 6곳과 이 위원회의 백창호 위성통제센터 소장 등 개인 4명이다.
대북 수출 통제가 강화된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안보리는 대북 수출에 대해 이른바 '캐치올'(catch-all) 성격으로 통제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캐치올이란 지난 안보리 결의 1718호와 1874호가 지정한 대북 수출 금지 품목이 아니더라도, 군사적으로 전용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는 물품에 대해 회원국이 수출 통제를 시행하는 장치다.
이외에도 안보리는 회원국들에 대해 북한 금융기관을 대신하거나 해당 금융기관의 지시에 따라 행동하는 국내외 단체나 개인에 대해 주의를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또 결의안에 위반되는 물품을 검색한 회원국은 폐기, 사용불능화, 출발지나 목적지가 아닌 제3국으로 이전 등 가능한 모든 방식을 동원해 해당 물품을 폐기할 수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마지막으로 안보리는 북한의 결의안 준수 여부에 따라 이들 조치를 강화, 조정, 중단, 또는 해체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하지만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추가 발사나 또 다른 핵 실험을 감행할 시 '중대한 조치'(significant action)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2087호 결의안에 대해 외교부 관계자는 23일 "'결의'라는 형식과 실효적인 제재라는 2가지 모두를 얻을 수 있는 합의를 도출했다"고 평가하며 "북한이 안보리 결의 채택의 의미를 엄중히 받아들여 더 이상 도발 행위를 하지 않고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함으로써 국제 의무를 준수하여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북한은 유엔 안보리 결의 채택 후 2시간 만에 외무성 성명을 발표하고 앞으로 한반도에서 비핵화를 논의하는 대화는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은 이날 외무성 성명에서 "미국의 가증되는 대조선 적대시정책으로 6자회담, 9·19공동성명은 사멸되고 조선반도 비핵화는 종말을 고했다"며 "앞으로 조선반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대화는 있어도 조선반도 비핵화를 논의하는 대화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의 제재압박책동에 대처해 핵억제력을 포함한 자위적인 군사력을 질량적으로 확대강화하는 임의의 물리적 대응조치들을 취하게 될 것"이라고 밝혀 3차 핵실험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북한은 "우리는 우주의 평화적 이용에 관한 보편적인 국제법에 따라 자주적이고 합법적인 평화적 위성발사 권리를 계속 당당히 행사해 나갈 것"이라며 "통신위성을 비롯한 여러가지 실용위성들과 보다 위력한 운반로켓을 더 많이 개발하고 발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유엔 안보리가 주권 국가의 권리를 유린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부당하게 조작해 낸 모든 결의를 당장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