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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는 김이 빠지고 '와인'은 결집

[스포트라이트 美대선] <6> 누가 오바마를 지지하나

선거를 열흘 남짓 앞두고 미국 대선에 관한 여론조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닷컴'(realclearpolitics.com)에 나타난 전국적 규모의 여론조사의 평균 수치에서 10월 22일 현재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후보의 지지율은 공화당의 존 매케인 후보에 비해 7%p 정도 앞서고 있다. 그러나 범위를 좁혀서 10월 18일에서 20일 등에 걸쳐 실시된 갤럽, NBC, 조그비 등 주요 여론조사 결과만 보면 오바마 후보는 10%p 정도 앞서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민주당의 경우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 예비선거 승리가 쉽게 예상되었다. 그리고 작년 여름 경 공화당의 매케인 진영은 거의 해체의 위기에 있을 정도로 문제가 심각했고, 특별히 강력한 주자가 없어서 누가 공화당 후보로 지명될지 매우 불투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오바마, 매케인 두 상원의원의 후보 지명은 적지 않은 사람들에게 상당히 뜻밖의 결과로 받아들여졌다.
▲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20일 플로리다에서 오바마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오바마는 공화당세가 강한 남부 공략을 위해 힐러리의 도움이 절실하다. ⓒ로이터=뉴시스

2008년 대선은 이단아들의 무한도전

이처럼 두 후보가 애초의 예상과 달리 양당의 대통령 후보 자리를 거머쥐게 된 것만으로도 관심의 대상이 될 수 있었겠지만, 이들에게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다른 곳에서 발견된다. 그것은 두 후보와 이들을 지지하는 세력이 원래 비주류였다는 점이다.

원래 오바마 후보는 전통적인 블루칼라 계층으로 대변되는 민주당의 주류 세력과는 거리가 있는 인물이다. 민주당 주류세력인 노동자 계층, 중산층 이하 백인 근로자를 대변하는 인물은 힐러리였다. 이에 비해 오바마 지지층은 소위 '와인 트랙'(wine track. 민주당 지지자 중 노동자·서민은 비어 트랙으로, 지식인과 진보적 중산층은 와인 트랙으로 표현됨) 민주당원으로 분류될 수 있는 젊은층, 고학력자, 고소득자, 그리고 인종적으로 흑인층이 더해져서 구성되어 있다. 오바마는 열혈 지지층의 지원과 선거 참여를 토대로, 힐러리를 지지했던 백인 블루칼라 유권자와 히스패닉 유권자의 반감을 최소화시키며 후보 자리를 따냈다.

매케인 역시 원래 당내 기반이 약한 비주류 후보라는 점에서는 오바마와 유사하다. 그는 반규제/친기업적 성향의 경제적 보수주의자, 사회적 보수주의자, 그리고 기독교 우파 등 공화당 주류 세력의 일반적 성향에 비해 개혁적 비전이 매우 강한 후보로 알려져 있다. '이단아'(maverick)라는 별명이 말해 주듯 그는 로비 및 선거자금 분야 등에서 개혁적인 성향을 강하게 드러냈고, 이러한 성향이 자신의 기질적인 면과 결부되어 공화당 주류파와는 매우 소원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2000년 공화당 예비선거에서 매케인이 주류파의 지지를 받는 부시 후보에게 패배한 사실은 이러한 소원한 관계의 정치적 확인이었다. 당시 예비선거에 참여한 유권자 가운데 매케인을 지지한 사람들은 무당파 유권자, 비(非)복음주의 개신교도, 이념적 중도파 등이 대부분이었다. 이러한 중도적이고 개혁적인 배경을 지녔기 때문에 당시 예비선거 과정에서 부시 후보를 지지한 종교적 보수주의자들을 '불관용의 사도'라고 부를 정도로 매케인 후보는 공화당 주류 세력과 퍽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매케인은 공화당 후보직 쟁취를 위해 불가피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개혁 성향을 상당히 퇴색시키면서까지 기독교 우파와 조지 W. 부시 현 대통령에게 적극적인 구애작전을 펼친 끝에 후보가 된 것이다. 부시의 감세안에 대한 찬성과 이민법 개정에 대한 침묵, 그리고 기독교 우파를 포함한 공화당 주류의 마음을 묶어 두기 위해서 새라 페일린이라는 정치적 신인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한 것 등이 바로 그 예이다.

본선 지지층은 전통 패턴으로 '일단' 복귀

경선 과정에서는 비주류 후보였으나 본선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양 후보에 대한 지지층의 구성은 다시 전통적인 패턴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오바마가 '새로운 스타일'의 '흑인'이라는 특징을 지녔기 때문에 과거와는 조금 다른 패턴이 나타나는 것도 주목할 만한 사실이다.

첫째는 오바마가 전체 유권자에서는 고른 우세를 보이면서도 비(非)히스패닉계 백인층(이하 백인층)에서는 열세에 있다는 점이고, 둘째는 그가 젊은층 및 고학력층의 압도적 지지를 얻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특징은 지난 13~19일간의 갤럽 여론조사에 나타나 있다.

전반적으로 매케인이 오바마 후보에 대해 우위를 보이는 인종 계층은 백인이다. 매케인 후보는 50% 대 44%로 백인 유권자 층에서 오바마를 누르고 있고, 특히 백인 남성의 경우는 54% 대 40%로 더 벌어진다.

백인층에서 매케인의 우세는 특히 지역적 특성과 결부되어 지지층의 두드러진 특색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의 4대 지역 가운데 남부를 제외한 동부, 중서부, 서부에서 오바마는 각각 58%, 42%, 54% 대 35%, 39%, 40%의 격차로 매케인 후보에 앞서고 있다. 중서부 지역을 제외하면 오바마 후보 우세 지역의 우위가 두드러진다.

그러나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남부에서는 매케인이 51% 대 35%로 오바마를 월등히 앞서고 있다. 이런 결과를 종합해 볼 때 매케인 후보의 적극적인 지지층은 남부의 보수적인 지역에 거주하는 백인, 혹은 더 넓게 보면 도시화 수준이 낮은 농촌지역에 거주하는 백인이라고 볼 수 있으며, 이러한 경향은 여성보다는 백인 남성에게서 더 강하게 발견된다.
▲ 매케인이 21일 백인 노동자들이 많이 살고 있는 펜실베이니아 지역에서 유세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오바마, 고학력층에 압도적 지지 받아

연령별, 교육수준별로 보면 오바마의 강점은 젊은층과 고학력층에 대한 호소력에 있다. 우선 연령별로 보면 오바마는 모든 연령층에서 고른 지지를 얻고 있다.

통계치를 보면 18세 이상 20대까지, 30세 이상 40대까지, 50세 이상 64세까지, 그리고 65세 이후의 연령층에서 오바마는 각각 59%, 50%, 52%, 45%의 지지를 얻어 38%, 45%, 41%, 43%의 지지를 얻고 있는 매케인을 앞서고 있다. 이러한 격차는 특히 젊은층(18세 이상 20대까지)에서 더욱 두드러져, 21%p의 차이가 난다.

한편, 교육수준별로 보아도 연령과 마찬가지로 모든 유권자층에서 오바마가 앞서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고졸 이하, 대학 중퇴, 대학졸업자를 포함해 모든 교육수준별 유권자층에서 오바마는 3~8%p의 지지율 우위를 보이는데, 특히 대학원 이상의 교육을 받은 유권자층에서 오바마의 우위는 20%p로 압도적이다.

특히 대학원 이상 고학력층의 오바마 우위 현상은 백인 유권자들만을 따로 떼어 보았을 때도 여전히 나타나는 패턴이어서 주목할 만하다. 즉, 백인의 경우만 보면 대학졸업자 이하 모든 학력 계층에서 매케인이 오바마를 리드하고 있으나(고졸 이하, 대학 중퇴. 대학졸업자 백인층에서는 맥케인이 47%, 53%, 52% 대 42%, 41%, 44%로 모두 앞선다), 대학원 과정을 거친 유권자층에서는 54% 대 43%로 오바마가 매케인을 앞서는 것이다.

한편 정당간 갈등이 첨예한 이번 대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는 무당파층에서도 오바마의 우위가 확인되고 있다. 각 후보가 거의 9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각자의 당원들로부터 지지를 얻어내고 있으나, 무당파 유권자만 보자면 오바마가 매케인에 48% 대 40%로 앞서고 있다. 결국 중간지대 공략에서 오바마의 '변화'화 '화합'의 구호가 먹혀 들어갔다고 볼 수 있으며, 경제위기 상황이 도래하면서 무당파의 오바마 지지 경향이 더 강화된 듯하다.

마지막으로 지난 2일 발표된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의 조사결과를 토대로 1994년 중간선거 이후 꾸준히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는 백인 개신교 유권자들의 지지성향을 살펴보자.

매케인의 공화당 적자(嫡者) 여부에 관한 시비에도 불구하고 백인 복음주의 개신교도(evangelical protestant)의 매케인 지지는 여전히 오바마에 비해서 압도적이다(69% 대 21%). 그러나 백인 복음주의 개신교도가 아닌 주류 개신교도(mainline protestant)의 경우를 보면 양대 후보의 격차는 사실상 없다.(오바마 44%, 매케인 43%)

복음주의 개신교 결집도 역부족

요컨대, 오바마는 백인 유권자 사이에서 매케인에 비해 전반적으로 열세다. 특히 소수를 차지하는 복음주의 개신교도, 남부 백인 유권자, 그리고 농촌지역의 백인 유권자 사이에서 매케인에 현저히 뒤지고 있다.

그러나 오바마는 흑인층의 전폭적인 지지, 히스패닉계 유권자층에서 30%p 정도의 우세, 그리고 특히 고학력자 및 젊은층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백인층에서의 열세를 만회하면서 전반적인 우위를 지켜 나가고 있다. 거기에 중도파 유권자들이 가세했다.

이는 결국 매케인의 개혁 성향으로 쌓인 명성이 이번 대선에서는 잘 반영되지 않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추론을 가능케 한다. 반면, 오바마는 자신의 특별한 지지층을 토대로 백인 유권자를 제외한 유권자층 전체에서 골고루 지지를 얻는데 성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거기에 더해 최근의 경제위기는 보수적 유권자와 중도파 유권자 일부가 오바마 쪽으로 돌아서는데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스포트라이트 美대선'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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