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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의 공포' 속 미·유럽 증시 동반 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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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의 공포' 속 미·유럽 증시 동반 폭락

"시장의 관심은 금융서 실물경제 침체로 옮겨갔다"

글로벌 리세션(Global Recession)의 공포가 엄습하면서 미국과 유럽의 증시가 폭락장세를 동반 연출했다.

미국 뉴욕증시는 22일(현지시간) 500포인트 이상 폭락하며 이틀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는 전일 대비 514.45 포인트(5.69%) 하락한 8519.21을 기록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58.15 포인트(6.09%) 추락한 896.84로 장을 마감해 900선이 무너졌다. 900선대가 무너진 S&P 500 지수는 지난 2003년 4월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615.75로 전날 종가보다 80.93 포인트(4.77%) 폭락했다.

이날 뉴욕증시는 글로벌 경기침체속에 와코비아, 보잉, AT&T등이 예상보다 저조한 기업 실적을 발표하면서 전날 231.77 포인트 하락에 이어 또다시 514.45 포인트 폭락하는등 이틀 동안 746.22 포인트 곤두박질쳤다.

여기에 파키스탄이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는등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소식들이 이어졌다.
▲ 22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폭락하자 트레이더들이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로이터=뉴시스

유럽증시도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그에 따른 기업실적 악화 우려가 커지면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영국 런던증권거래소의 핵심지수 FTSE100은 전일 대비 4.5% 하락한 4040.52로 마감돼 간신히 4000선을 지켜냈다.

프랑스 파리증권거래소의 CAC40지수는 5.1% 하락한 3298.18로 거래를 마쳤고, 독일 프랑크푸르트증권거래소의 DAX 지수 역시 4.5% 떨어진 4571.07로 마감했다.

이런 가운데 국제유가는 전 세계적인 원유 수요 감소등의 영향으로 급락해 16개월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 종가보다 5.43달러(7.5%) 내려간 배럴당 66.75 달러로 마감돼 지난해 6월 13일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영국 런던 ICE 선물시장의 12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도 전날보다 5.14 달러(7.4%)떨어진 배럴당 64.58달러에 거래됐다.

이처럼 증시가 무력화되고 있는 것은 주요기업들의 3분기 기업실적이 금융위기가 이미 실물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나빠질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존슨 일링톤 어드바이저스의 휴 존슨 회장은 "신용 경색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기업들의 나쁜 실적 발표가 계속되면서 투자자들의 마음을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면서 "이번 3분기 발표는 수익 붕괴의 시발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보잉은 3분기 수익이 37% 감소했다고 밝혔고 와코비아도 239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알루미늄제조업체인 알코아는 12%, 대표적 정유업체인 엑손모빌은 7.5%, 콘솔 에너지는 21.7%가 빠져 이날 다우 지수의 하락을 견인했다.

영국 증권중개업체 하그리브 랜스다운의 주식투자 책임자 리처드 헌터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시장의 관심은 은행 위기에서 실물경제 침체 가능성으로 옮겨갔다고 지적했다.

원자재 디플레이션 가속화

금융위기 속에 안전자산으로 선호됐던 금값도 급락하고 있다. 12월 인도분 금값은 NYMEX에서 전날보다 32.80달러(4.3%) 떨어진 온스당 735.20달러에 마감됐다. 금값은 이날 장중 한때 온스당 720달러까지 급락, 작년 9월18일 이후 약 1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12월 인도분 은값도 온스당 9.46달러로 마감돼 전날보다 61.5센트(6.1%) 떨어지면서 마감됐다. 이로써 은 가격은 올 들어서만 37%가 하락했다.

12월 인도분 구리 가격은 전날보다 7.1% 떨어진 파운드당 1.8655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장중에는 2005년 11월 이후 최저치로 급락하기도 했다. 밀도 16개월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곡물가도 급락세를 지속했다.

이에 따라 19개 원자재로 구성된 로이터/제프리스 CRB 지수는 이날 4.5% 급락한 266.14를 기록해 2004년 8월 이후 4년여 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모건어셋매니지먼트의 월터 헬위그는 블룸버그통신에 원자재는 국제 경제성장과 궤를 함께 하기 때문에 세계 경제가 후퇴할 것이라는 인식이 지속되는 한 상품 가격도 약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날 유로에 대한 달러 가치는 약 2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유럽중앙은행(ECB)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보다 빠른 속도로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유로는 뉴욕 외환시장에서 전날 1.3063달러에서 1.5% 떨어진 1.2864달러에 거래됐다. 유로는 이날 한때 1.2736달러까지 하락해 2006년 11월 이후 약 2년 만에 처음으로 1.28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더구나 영국 파운드화는 ECB의 금리인하 전망으로 인해 한때 전날보다 3.4% 떨어진 1.6138달러에 거래돼 2003년 9월이후 약 5년래 최저 수준으로 급락했다.반면 엔화는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엔화 가치는 달러당 100.14엔에서 97.35엔으로 2.8% 상승했고 유로화에 대해서도 4.3% 올랐다.

국가부도 위기 확산…파키스탄도 IMF 구제금융 요청

다만, 이날 3개월 만기 달러화 리보(런던은행간 금리)는 3.54%로 전날보다 0.29%포인트(29bp) 떨어져 8일 연속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자금경색의 완화 조짐을 시사했다. 하루짜리 달러 리보는 0.16%포인트(16bp) 떨어진 1.12%로 낮아져 2004년 6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하지만 금융위기로 인한 국가부도 위기는 확산되고 있다. 벨로루시와 우크라이나에 이어 파키스탄도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했고 아이슬란드에 이어 아르헨티나의 경제상황도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암울한 경기 침체에 대한 불안감이 전세계 금융시장을 뒤덮고 있다.

이에 따라 이날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오는 11월15일 워싱턴에서 국제금융위기와 위기재발 방지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한국 등 20개국 지도자 등이 참여하는 다자 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백악관이 밝혔다.

이 회의에는 선진 7개국(G7)과 유럽연합(EU)을 포함해 중국, 인도, 러시아, 브라질, 그리고 한국 등의 정상들이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너 페리노 백악관 대변인은 "이들 지도자는 현재 직면한 금융위기 해결을 위한 방안을 논의하고 위기의 원인에 대한 이해와 위기 재발방지 그리고 국제 금융부분의 규제체제 개혁 원칙에 대한 합의를 모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페리노 대변인은 그러나 "이번 회의에서 무엇이 나올지를 이야기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면서 "누구나 다 똑같은 해결책을 갖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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