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10대 청소년들이 인터넷 쇼핑몰보다 조·중·동을 불신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언론재단은 22일 월간 '미디어 인사이트'에 게재한 '10대의 미디어 이용, 사회적 소통과 현실인식'이라는 보고서에서 지난 9월 초·중·고교생 40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를 발표했다.
이 설문에서 유선영 한국언론재단 연구위원은 언론 및 사회기관 30개를 선정해 '전혀 신뢰하지 않는 경우 0점, 중립적인 신뢰는 50점, 매우 신뢰하는 경우 100점'으로 하고 이들 기관에 대한 점수를 매기게 했다. 그 결과 MBC(신뢰도:59.2), KBS(55.69), 네티즌(55.05), 포털(54.57), <한겨레>(52.87)가 1위에서 5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들도 60점 이상은 하나도 없었다.
<한겨레>와 <경향신문>(48.55)이 10위권에 이름을 올린데 비해 조·중·동은 하위권인 22~25위권에 머물렀다. <중앙일보>(36.42)가 22위, <동아일보>(34.82)가 24위, <조선일보>가 33.81로 25위를 차지했다. 이들보다 낮은 기관은 정부(29.35), 청와대(27.72), 한나라당(22.75), 국회(22.36)였다. 국회는 전체 30개 기관 중 신뢰도 꼴찌로 나타났다.
유선영 연구위원은 "조중동은 13위인 SBS(45.6)에 비해서도 10점대의 격차를 벌이며 뒤떨어져 있고 인터넷쇼핑몰, 백화점, 삼성, 경찰, 민주당 보다 낮다"며 "조·중·동 보다 낮은 기관을 보면 조·중·동은 국가통치기구나 정부기관과 유사한 것으로 비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짚었다. 그는 "분명한 것은 10대가 정부/국가기구에 비판적이거나 저항적인 방송사, 진보신문, 네티즌, 시민단체와 인터넷을 더 신뢰한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성인이되어 가장 구독하고 싶은 신문 <한겨레>"
또 10대 청소년들이 학교에서 가장 많이 읽는 신문은 <한겨레>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들은 성인이 되어 구독하고 싶은 신문 1위로도 <한겨레>를 꼽았다.
10대 청소년들은 집에서 가장 많이 구독하는 신문은 중앙(34.3%) 조선(32.0%) 동아(28.7%) 순이었으나, 학교에서 가장 자주 읽는 신문은 한겨레(35.1%) 중앙·조선(각각 29.8%) 경향(24.6%)으로 나타났다.
유선영 연구위원은 "집에서 보는 신문은 10대에게 구독결정권이 없지만 학교는 가능한 여러 종류의 신문을 배치해두므로 자발적으로 취사선택을 할 수 있다"며 "집에서 구독하는 신문을 학교에서까지 반복해서 볼 이유가 없음을 감안하더라도 10대는 <한겨레>를 선호하는 듯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러한 차이는 <경향신문>에서도 볼 수 있는데 집보다 학교에서 더 많이 읽히고 있다"고 덧붙였다.
10대들은 몇 년 후 성인/대학생이 되어 스스로 신문을 구독하게 되면 <한겨레>를 보겠다는 응답이 가장 많은 22.5%로 나타났으며 특히 여자 10대에서 강하게 나타났다. 다음은 <조선일보>가 12.5%, <중앙일보>가 11.8%로 뒤를 이었으며 <경향신문>이 7.8%로 4위가 됐다. <동아일보>는 6.6%로 각종 스포츠신문을 구독하겠다는 수치와 같게 나타났다.
그러나 이들은 '향후 성인이 됐을 때 자신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요 뉴스매체'를 묻는 질문에는 절반에 가까운 46.1%가 인터넷 포털을 꼽고 24.8%가 지상파 TV를, 6.9%가 무료신문을 들었으며 '신문'이라고 답한 이들은 4.9%에 불과해 청소년층에서도 신문의 위상이 급락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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