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에 대한 우려가 이제는 실물경제에 대한 우려로 전환되고 있는 모습이다. 뉴욕증시는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단기 자금시장의 신용경색 해소를 위해 기업어음(CP)과 함께 양도성예금증서(CD) 매입에도 착수한다고 발표한 21일(미국 현지시각) 3대 지수가 모두 급락했다.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2.5% 하락한 9033.66에 장을 마감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3.08%, 4.14% 급락했다.
이날 주가 하락요인은 경기침체로 인한 기업실적 부담이 컸던 탓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3분기 실적 부진보다 4분기와 그 이후 실적을 어둡게 전망한 게 결정적이었다.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는 3분기 순이익이 26%나 줄었고 4분기의 주당 순익 전망치도 36센트에서 30센트로 낮췄다. 듀폰은 3분기 순익이 30%나 감소했다.
FRB는 이처럼 위기에 빠진 기업과 금융업계의 자금조달을 위해 최대 5400억 달러에 이르는 단기 유동성 공급방안을 발표했다.
FRB는 이날 성명을 통해 머니마켓투자펀드기구(MMIFF)라는 특별 기구를 설치, 이를 통해 만기 90일 이내의 CP(기업어음)와 CD(양도성 예금증서) 매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중앙은행이 기업의 CP와 CD를 직접 매입하는 것은 대공황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CP는 기업이 단기 운전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금융기관을 통해 발행하는 일종의 어음으로 FRB는 최근 기업의 자금경색을 덜어주기 위해 CP 매입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FRB는 시중은행들이 대출재원 마련을 위해 발행하는 예금증서인 CD도 매입키로 했다.
FRB는 CP와 CD 매입을 통해 시중은행과 여타 금융기관의 자금사정이 개선되고 시장의 신뢰감이 회복되면 은행간 대출시장이 활성화되고 가계와 기업에 대한 자금공급도 원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리보, TED스프레드는 안정 찾아가
한편, 달러 리보(Libor.런던은행간금리)는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에 화답해 연일 하락했다. 하루짜리 리보는 1.28%로 하락해 연방기금(FF) 금리인 1.50%보다 낮아졌고, 3개월물 리보는 3.83%로 지난 주 4.82%였던 고점보다 약 100bp나 빠졌다.
은행권의 신뢰도를 나타내는 TED 스프레드(3개월물 리보와 3개월물 국채수익률의 차이)도 크게 개선됐다. 또한 달러는 엔화에 100.15엔선까지 급락했고, 유로-달러는 1.30달러선까지 폭락했다. 유로화의 급락은 미국보다 유럽의 경제사정이 안 좋을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현재 3.75%인 기준금리를 내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유로화의 약세를 초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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