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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은 글

[도종환이 보내는 '시인의 엽서'] <83>


시끄럽고 분주한 복판으로 차분하게 지나면서
침묵 속에 있는 평안을 기억하여라.
할 수 있는 대로, 굴복하지는 말고
모든 사람과 좋게 지내라.
조용하고 분명하게 너의 진실을 말하고
남의 말을 잘 들어라. 비록 무지하고 어리석지만
그들에게도 그들의 이야기가 있다.
목소리 크고 다툼질 좋아하는 자들을 피하여라.
그들은 영(靈)에 성을 내는 자들이다.
네가 만일 너를 남들과 비교한다면
허탈감과 쓰라림을 맛보게 되리라.
너보다 잘났거나 못난 자들은 언제나 있게 마련이다.
너의 계획과 함께 네가 이룬 것들을 즐겨라.
(........)
무미건조하고 매력 잃은 자들 앞에서
사랑은 풀잎처럼 싱싱한 것이다.
늙은이들의 충고에 귀를 기울이고
젊은이들이 하는 일을 너그러이 받아들여라.
갑작스런 불운이 닥쳤을 때
너를 지켜 줄 영(靈)의 방패에 기운을 넣어 주어라.
그러나 공연한 상상으로
근심을 사서 하는 일은 없도록 하여라.
많은 불안이 고단함과 외로움에서 온다.
몸에 좋은 수련을 쌓고
너 자신에게 다정하여라.
너는 우주의 자식이다. 저 나무와 별들 못지않게
너 또한 여기 있을 자격이 있다.
너의 포부가 무엇이든 시끄러운 세파 속에서
영(靈)의 평안을 유지하여라.
온갖 부끄럽고 천박한 일이 일어나고
꿈들이 부서져도, 여전히 아름다운 세상이다.
기운을 내어라.
행복하려고 애써라.

이현주목사님 책에서 오랜 전에 읽은 글입니다. 무명인이 쓴 글이라고 되어 있어 확인을 하려고 했더니 12월까지는 아무하고도 연락하지 않고 칩거하기로 하셨다고 합니다. 칩거가 아니라 안거이겠지요. 우리는 많은 시간을 시끄럽고 분주한 시간 속에서 지냅니다. 나보다 잘났거나 못난 사람들을 만나면서 다투기도 하고 무시하기도 합니다. 소외감을 느낄 때도 있고 지칠 때도 있습니다. 그런 나날의 삶속에서 자신에게 실망하기도 하고 세상에 실망하기도 합니다.

그런 날 읽는 이 글은 얼마나 위로가 되는지 모릅니다. 시끄럽고 번잡할수록 영혼의 평안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라는 말, 모든 사람과 좋게 지내려 하고, 무지하고 어리석어 보여도 들어야 할 그들의 이야기가 있다는 말, 남과 자신을 비교하지 말고 자신에게도 다정하라는 말 이런 말들은 얼마나 고마운 말입니까? 다시 기운을 내게 되고 천박한 이 세상을 아름답게 보게 됩니다. 정말 우리 모두가 우주의 자식임을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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