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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연설, "중계 외압" vs "반론이 더 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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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연설, "중계 외압" vs "반론이 더 길어"

라디오 연설 논란…"정권이 KBS를 구내 방송처럼 인식"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가 13일 한국방송공사(KBS)를 상대로 진행한 국정감사에서는 이날 아침에 있었던 이명박 대통령의 라디오 연설 중계를 둘러싼 논란과 정연주 전 사장의 해임, 일부 사원들에 대한 '보복인사' 등 KBS 사태 등이 논란이 됐다.
  
  지난 9일 YTN 사태를 중점적으로 다뤘던 방송통신위원회 감사가 뜨거운 논쟁 속에서 벌어진 데 반해 이날 감사는 긴장감 없이 다소 느슨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이날 국감에는 증인으로 요청된 정연주 전 사장, 유재천 이사장, 박승규 KBS 노조위원장 등이 출석하지 않았다.
  
  "노무현 대통령 때는 거부하더니" vs "반론권 필요없다"
  
  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은 이명박 대통령의 라디오방송 연설 중계가 청와대의 외압에 의해 이뤄진 것은 아닌지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이종걸 의원은 "5년전 노무현 대통령 때 라디오 방송 연설을 하려고 했다가 '대담'으로 진행하자는 KBS의 역제안을 청와대가 거부해서 방송이 좌절됐다"며 "그때는 KBS가 잘했다고 생각했을 것 아니냐 그런데 이번엔 방송의 편성권 침해, 자율권 침해가 아니라고 생각하느냐"고 비판했다.
  
  서갑원 의원은 "야당에 대통령 연설의 반론권을 보장한다면서 대통령의 연설 내용을 주지도 않고 전날 밤에 김진표 최고위원에게 출연을 부탁하는 것이 야당을 무시하는 의식의 발로 아니냐"며 "정권이 공영방송을 마치 청와대 구내방송처럼 인식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이병순 사장 이하 임직원의 인식 또한 이에 동조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김창수 자유선진당 의원도 "국정 최고 책임자가 국정현안에 대해 국민의 이해를 구하기 위해 설득할 수는 있으나 그것이 방송되기까지 방송의 자율권이나 편성의 독립성을 침해하면서 강제할 수는 없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 당시 KBS가 대통령 연설 중계를 거부한 것처럼 지금의 KBS가 과연 공영방송으로서 위상을 지키고 독립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반면 한나라당 의원들은 KBS가 대통령의 연설 직후 김진표 민주당 최고위원과의 인터뷰를 내보낸 것 자체를 문제삼았다. 한나라당 문방위 간사를 맡고 있는 나경원 의원은 "노무현 정부 때에는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를 하거나 부정기적으로 연설을 할 때마다 야당에 반론권을 보장해오지 않았다"며 "반론권의 정의가 무엇이고 언제 허용했는지 다시 검토해보라"고 비판했다.
  
  안형환 의원도 "대통령 연설은 8분 30초가 나갔는데 김진표 의원 방송은 8분 57초가 나갔다. 이것이 오히려 편파 아니냐"면서 "미국에서도 대통령이 매주 토요일 또는 일요일에 하고 있다. 어느 나라나 선진국에서는 하고 있는 것인데 왜 문제삼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러한 논란에 이병순 사장은 "청와대의 입맛에 맞춘 것이 아니라 세계 경제 위기 등의 현실을 감안해서 자율적으로 내린 결정"이라며 "KBS는 자율성을 보장받고 있으며 청와대나 문광부로부터 지시나 압력을 받은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KBS 이사들 500가구분 수신료 호텔비로 썼다"
  
  힌편 민주당 최문순 의원은 이병순 사장에 반대해온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을 대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KBS 내부 감사를 문제삼았다. 그는 "감사를 요청한 유재천 이사장은 지난 8월 8일 9시 45분에 KBS 본관에 우발적으로 경찰을 요청했다고 하지만 업무 일지나 당시 사진 등을 보면 경찰 출동 시각이 9시 34분으로 나타난다"며 "거짓과 허위를 바탕으로 징계를 진행하려고 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는 또 "경찰이 투입되기 전날 KBS 이사들은 강남의 리츠 칼튼 호텔에서 합숙을 했는데 그날 영수증을 보면 숙박비로 132만원을 썼다"며 "국민 400가구가 낸 수신료를 이렇게 쓸데없이 썼다. 다 서울 사는 이사들이 왜 합숙을 했느냐"고 따졌다. 또 그는 KBS가 제출한 영수증을 들어 "숙박한 날은 8월 7일인데 이 영수증의 날짜는 9월 2일이고 날짜도 다르다"며 "이사회에 대해서도 감사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훈석 (무소속) 의원은 "지난달 17일에 있었던 '심야의 대학살' 대규모 사원 인사에서 김용전 전 탐사보도 팀장이 한달에 3번 인사조처를 받았는데 인사규정에 의하면 6개월 이나 두번 이상 못하게 되어 있지 않느냐"며 "이는 인사권 남용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KBS 공정성, 중립성 부인하는 사장?
  
  이날 이병순 사장의 인사말도 논란이 됐다. 이 사장이 이날 국정감사 시작에 앞서 한 인사말에서 "KBS는 지난 몇년 간 공정성과 중립성 시비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라며 "특정 이해집단에 치우치는 방송은 KBS의 존립 근거를 스스로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말한 부분이 논란이 된 것. 이러한 언급은 이병순 사장의 취임사에서도 논란이 됐다.
  
  이종걸 민주당 의원은 "KBS의 공정성과 중립성에 문제를 제기한 세력이 누구인가, 어떤 근거로 그런 문제제기를 하는 것인가. 이병순 사장의 개인 생각이냐"고 밀어붙이면서 "KBS의 공정성과 중립성에 문제를 제기한 객관적인 지표를 내놓으라"고 비판했다.
  
  전병헌 의원은 "지난 몇년간 KBS의 대국민 신뢰도는 신문과 방송을 합치면 <한겨레>에 이어서 두번째이고 방송만을 두고보면 1위"라며 "그럼에도 KBS가 공정성, 중립성 시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인사말은 특정 정파의 입장을 나타내는 것 아니냐. KBS 사장이 국정감사 인사말을 이렇게 해도 되는지 유감이다. KBS 사장의 사과와 해명을 요구한다"고 했다.
  
  이에 이병순 사장은 "특별한 의도는 없다"면서 "정치적 공정성, 공영성을 지칭한 말이 아니라 언론기관으로서 보도에 있어 객관적으로 공정하게 배려해야 한다는 숙명적 과제를 나타낸 것"이라고 애매한 답변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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