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11일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한데 대해 북한도 즉각 환영의 뜻을 표하며 영변 핵시설 불능화 작업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12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우리는 미국이 10.3합의에서 공약한 대로 우리나라에 대한 적성국무역법 적용을 종식시킨 데 이어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 의무를 이행한 데 대해 환영한다"고 말했다.
대변인은 이어 "우리도 '행동 대 행동' 원칙에서 영변 핵시설의 무력화(불능화)를 재개하며 미국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시 성원들의 임무 수행을 다시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미국의 테러지원국 삭제 지연을 문제 삼으며 지난 8월 14일 핵시설 불능화를 중단했으며 지난 9일부터는 IAEA 검증단의 핵시설 접근을 막아왔다. 그러나 테러지원국 해제가 이뤄지고 불능화 재개를 선언함에 따라 6자회담 합의는 정상화됐다.
미신고 시설 검증은 동의 안 할 듯
외무성 대변인은 또 "앞으로 10.3합의의 이행이 완전히 마무리되는 것은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 조치가 실제적 효력을 발생하며 (6자회담 참여) 5자가 경제보상을 완료하는 데 달려 있다"고 말했다.
대변인은 지난 1~3일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의 방북을 통해 평양에서 북미회담이 열려 "10.3합의에 따르는 정치경제적 보상의무 이행 과정에 제기된 장애와 난관을 타개하기 위한 진지하고 유익한 토의가 진행됐으며 일련의 합의가 이룩됐다"며 이같이 논평했다.
대변인은 "미국이 정치 보상의무 이행을 끝내고 조미 쌍방 사이 무력화 단계에 부합되는 공정한 검증절차가 합의된 데 따라" 불능화 작업 등을 재개키로 했다며 "이것은 우리가 10.3합의의 완전한 이행을 전제로 해 핵시설 무력화 대상들에 대한 검증에 협력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외무성 대변인은 미 국무부가 발표한 북미간 검증 합의서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무력화 대상들에 대한 검증에 협력한다'는 사실만 밝힘으로써 미신고 핵시설에 대한 검증은 당분간 동의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미 국무부가 11일 발표한 합의문에는 "(검증) 전문가들은 신고된 모든 시설에 접근할 수 있으며 신고되지 않은 시설에 대해서는 상호 동의에 의해 접근한다"고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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