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중앙텔레비전>은 11일 오전 김정일 위원장이 북한 인민군 제821부대 산하 여성포중대를 시찰했다며 10장의 사진을 내보냈다. 사진에는 김 위원장이 이전 군부대 시찰 때처럼 선글라스와 점퍼 차림으로 부대원과 대화를 나누고 손뼉을 치거나 훈련을 지켜보는 모습 등이 담겼다.
김 위원장의 모습이 사진을 통해 공개된 것은 지난 8월 14일 <조선중앙통신>이 그의 군부대 시찰 소식을 전한 데 이어 8월 16일 관련 사진을 내보낸 뒤 56일 만이다. 또한 북한 언론들이 김정일 위원장의 공개활동을 보도한 것은 와병설 이후 두 번째다. <중앙통신>은 지난 4일 김 위원장이 대학 축구 경기를 관람했다고 51일 만에 활동상을 보도했으나 사진은 공개하지 않았었다.
김정일 위원장은 지난달 9일 북한 정권수립 60주년 열병식에 불참함으로써 건강이상설을 낳았다. 또한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기념 63주년 행사에도 나타나지 않음으로써 와병설이 다시 불붙을 것으로 전망됐다. 북한은 이날 김 위원장이 지난달 5일 <노동신문> 등에 보냈다는 장문의 담화를 한 달이 넘은 시점에서 공개하는 이상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은 노동당 창건기념일을 넘기고 몇 시간 후인 11일 새벽 1시 42분 경 김 위원장의 여성포중대 시찰 소식을 전했고, 날이 밝은 뒤에는 관련 사진까지 공개했다.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을 차단하는 동시에, 만약 실제로 건강에 이상이 있었다면 이제는 건강을 회복하고 업무 전면에 복귀했다는 걸 보여주려는 의도로 읽힌다. 그러나 그가 여전히 완쾌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물론 있다.
사진에 담긴 그의 얼굴 정면과 측면 사진을 보면 과거 사진과 비교해 큰 변화가 보이지 않았다. 헤어스타일이나 뒷짐을 지거나 팔짱을 끼는 등의 자세 역시 종전과 별 차이가 없었다.
한편 지난달 5일 <노동신문> 등에 전해졌다며 10일 공개된 담화에서 김 위원장은 6.15공동선언과 10.4정상선언에 대한 "입장과 태도는 북과 남의 화합과 대결, 통일과 분열을 가르는 시금석"이라고 말했다고 <중앙방송>과 <평양방송>, <중앙텔레비전> 등이 전했다.
김 위원장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불패의 위력을 지닌 주체의 사회주의 국가이다'라는 장문의 담화에서 이같이 말하고 "누구나 6.15북남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지지하고 성실히 이행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입장은 북한 고위 인사들과 언론 매체에 의해 그간 반복돼온 것이다. 그러나 이를 김 위원장이 직접 언급했다는 점에서 두 선언을 이행하지 않고 있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강한 경고의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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