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순 KBS 사장이 17일 발표한 사원 인사를 두고 <미디어포커스>의 김경래 기자가 KBS 사내게시판에 글을 올려 "차라리 나도 인사를 내달라"며 맹비판했다.
김경래 기자는 18일 오전에 올린 이 글에서 탐사보도팀 팀장에서 팀원으로 전보 조치됐다 다시 부산총국으로 발령난 김용진 기자에 대한 인사 조치를 강하게 비판했다.
김 기자는 "대부분의 인사가 납득이 가지 않지만, 김용진 선배의 부산 발령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김용진 선배가 서울에 와서 5년 동안 한 일이 무엇인가. 탐사보도팀을 실질적으로 만들었고, 그동안 KBS 보도본부에 탐사보도라는 새로운 지평을 열었던 사람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는 "(김용진 기자는) 방송 탐사저널리즘을 안정적으로 정착시켰고, 놀라울 정도의 수많은 수상으로 KBS 보도본부의 위상을 높였다"며 "열심히 일하면 좌천되는 게 제대로 된 조직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성향이 맞지 않고, 윗사람에게 고분고분하지 않는다는 이유였을 것이다. 눈엣가시인 미디어포커스와 탐사보도팀을 만든 사람이라는 이유였을 것이다"이라며 "보복성 인사라는 사실은 명확하다. 팀장에서 내려앉힌 것만으로 성에 차지 않았던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번 인사는 KBS 기자들을 그저 고분고분한 순둥이로 만들겠다는 거 아니냐"며 "기자들을 이런 방법으로 순치하려한다면 KBS의 저널리즘은 희망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번 인사를 받아보고 혀 한번 끌끌차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저 자신의 무기력함에 치가 떨린다"며 "어차피 원칙도 절차도 없는 인사라면 저도 포함시켜 달라"고 했다.
그는 "'열심히 일하는 게 아무 소용없다', '조용히 보신하고 줄 잘서면 KBS에서 출세한다'는 냉소적인 인식이 후배들의 몸에 체득되고 있다"며 "보도본부의 공기에 불길한 패배주의의 냄새가 지독하다"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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