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김정일 위원장의 뇌졸중으로 인해 한반도 주변국가들의 대북 정보 획득능력이 새로운 시험단계에 올랐다. 그리고 이들 국가들의 대북 정보 획득경쟁이 불을 뿜었다.
그 중에서도 깜짝 놀랄 만한 사실은 어떻게 해서 미국의 정보관계자가 가장 먼저 김 위원장의 뇌졸중 사실을 세상에 공개하게 되었을까 하는 점이다.
미국의 대북 정보 능력이 그동안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높고 놀라운 수준의 대북 정보 획득능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서 믿기지 않았다.
그동안 미국의 대북 정보력은 대부분 높은 과학기술에 기초한 위성정보이거나 아니면 통신 감청을 통한 신호정보(signal intelligence)에 바탕을 둔 간접 정보가 주종을 이룬 것으로 생각해 왔다.
사실상 미국의 대북정보획득능력은 지상 30cm 크기의 이동물체라면 무엇이든 판독이 가능한 위성 정보력이 주력이었다.
그래서 북한 내의 건물 안에서 일어난 사실에 대해서는 대체로 접근능력이 약하다는 한계를 갖고 있었다는 평가를 받아 왔고 간접정보성 성격이 짙었다.
그러나 이번 김정일 위원장의 뇌졸중에 관한 미국 정보기관의 누설은 기존 미국 정보기관이 갖고 있는 한계와 능력에 대한 모든 의구심을 씻어낼 만큼 '새로운 놀라움'으로 다가 왔다.
우선 미국은 어떻게 해서 대북 정보획득능력을 하루 아침에 높일 수 있었을까.
갑자기 북한 전역에 새로운 정보 네트워크 깔아 놓은 것일까. 많은 의문이 든다.
그러나 이 의문을 풀어줄 수 있는 근거는 다름 아닌 '중국변수'란 생각이 깊다.
북핵문제로 인해 미국과 중국은 새로운 밀월관계에 돌입했다는 점을 우리는 그동안 간과했다.
미국이 김정일 위원장의 뇌졸중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를 중국으로부터 제공 받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왜냐하면 김정일 위원장이 뇌졸중으로 쓰러졌을 때 이 상황이 아주 절박했다고 보고, 그렇다면 프랑스나 독일 의료진을 부를 경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고 북측은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북측은 매우 긴급하게 중국측에 의료진을 요청했을 가능성이 있었고, 이런 상황에서 북측은 김 위원장에 대한 1차 의료검진 상태를 마친뒤, 이를 곧바로 중국측에 알려 중국의 해당 전문의가 북한으로 들어 올 수 있도록 다급한 요청을 했을 것이다.
이 점에서 우리는 왜 중국의 민간의료진들이 아니고 인민해방군 소속 군의관들이 북에 들어갔는가 하는 점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가 그만큼 심각했고 북측의 최고 지도자인점을 감안하여 보안성을 감안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중국정부는 자국의 의료진을 북한에 파견했을 때, 이미 김정일 위원장이 어떤 병을 앓고 있었는지에 대한 1차정보는 최소한 확보했던 것이고, 2차적으로는 김 위원장의 병세가 어떤 상태의 긴급성을 요하고 있었던 것인가에 대한 정보까지도 확보했던 것이다. 핵심은 바로 중국이 이렇게 확보한 정보를 미국과 공유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런 사실을 뒷받침할 만한 몇 가지 정황적 근거는 이미 드러났다.
그것은 다름 아닌 이번 김정일 위원장의 병세에 대해 가장 먼저 보도를 했던 폭스 TV의 속보와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의 중국에서의 움직임이었다. 필자가 폭스 TV의 보도 내용을 유독 관심있게 관찰해 왔던 점은 폭스 TV가 미국 고위관리들의 말을 인용하여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가 영변 핵시설에 붙여 놓았던 봉인을 제거한 뒤, 파이프와 밸브등을 사용하고 있다는 보도도 가장 먼저 했었기 때문이다. 그런 폭스 TV가 이번에는 김위 원장의 뇌졸중에 관한 보도를 한 후, 세계 모든 여론이 김 위원장의 건강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을때 이미 또 다른 단계의 보도를 시작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미국과 중국이 김 위원장의 병세에 따른 북한 붕괴에 대한 대비책을 논의하고 있다는 보도였다.
이 부분과 관련하여 폭스 TV의 정확한 보도 내용은 " 미국과 중국 정부는 김 위원장 건강상태가 알려진 것보다 심각하다는 판단하에 북한 정권 붕괴에 대한 대비책을 논의중"이라는 내용이었다.
이것도 미국의 한 정보관계자의 발언에 토대를 둔 보도였으나, 이번에는 이 부분의 과대한 노출을 슬쩍 약화시켰다
그러면서 한국의 대북 정보 유출에 대해서는 '불신적 비판과 견제'의 입장에서 폄하적인 보도를 하기 시작했다.
이 부분과 관련하여 폭스 뉴스는 다시 한번 미 정보관계자의 말을 인용하면서 "미국 정부는 김 위원장이 곧 사망할 단계는 아니지만, 빠르게 회복할 단계라는 한국 정부의 말을 믿지 않는다. 한국 정보에 의하면 김정일 위원장이 6,7월에는 왕성한 활동을 했는데, 8월에는 갑자기 쓰러졌고, 또 9월 들어서는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고 말했는데 이는 믿을 수 없는 정보라며 한국정보에 대한 의문을 던졌다.
어떻게 미국 정보 관계자는 북한에서 가장 은밀한 부분이라 할 수 있는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까지 훤히 들여다 볼 수 있는 정보획득능력을 구비하게 되었을까. 객관적인 기준으로 판단해 본다면 세 가지 범주를 크게 벗어 날 수 없다.
첫째, 김위원장의 숙소에 대한 감청 혹은 도청 능력의 구비이다. 그러나 이 부분은 미국의 대북접근력이 아직은 미완의 단계에 와 있고, 북한 사회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불가능에 가깝다는 생각이다.
둘째, 그동안 북미관계 정상화를 위한 북미간의 잦은 비밀 접촉으로 미국은 협상과정에서 북측의 파트너를 통한 대북정보접근의 밀착력을 어느 정도 확보했을 가능성은 있다. 서로의 협상 공적을 달성하기 위해 중앙정부의 지시와 통제보다는 협상당사자들이 자율성을 갖고 협상에 임하려는 태도와 경향을 유지하려 했을지도 모르는 과정에서 북미협상 당사자들은 양국 중앙정부의 생각 이상으로 상호간에 긴밀한 관계를 가져 왔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부분 역시 일정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본다. 그러나 현재 북미간에는 준영사급에 달하는 외교관계 정상화를 극비리에 논의해 왔다는 점에서 의문이 남는다.
셋째, 역시 중국의 정보 협조와 북한 문제에 대한 미중간의 밀착관계에서 미국은 북한에 대한 정보를 중국측으로부터 제공받았을 가능성이 가장 유력하다고 본다.
이 점에서 우리 정부나 국민들이 간과하고 지나친 부분이 있는데, 그것은 군사 안보적으로는 여전히 중국을 냉전적인 시각에서 적대의식을 갖고 바라보는 경향이 우리 국민들에게 있고, 반면에 미국에 대해서는 냉전시대와 똑같은 차원의 한-미동맹에 기초한 강력한 군사동맹국 혹은 동지적 국가란 인식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이런 인식이 틀린것은 아니다.
그러나 한반도를 제외한 모든 지구 전역에서 냉전은 끝났다.
대신 탈냉전과 탈탈냉전을 넘어 지구촌은 9.11이후 테러와 반테러전으로 안보환경이 변해 버렸다.
그리고 미국과 중국도 수교국란 점이다.
이미 미국과 중국은 반테러전과 대량살상 무기확산 방지란 큰 틀에서 서로 국제적 차원의 협력과 공조를 해 오고 있다.
미국이 아프카니스탄에서 약 2주일만에 알카에다와의 전쟁을 끝내고 이들을 축출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미국의 최신식, 초정밀 무기기술에 기반한것도 있었지만, 이런 미국의 최첨단 무기들이 화력을 발휘할 수 있는 보다 근원적인 키는 중국의 정보 협조였다. 일시적이나마 인도 출신의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의 전 대통령이 불편했던 미국과의 반탈레반 대테러전에 협조할 수 있었던 것도 미국과 파키스탄간의 중국의 중재역할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렇듯 미국과 중국간에는 새로운 반테러 시대를 맞아 상호간에 보이지 않은 공조와 협력의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미국과 중국은 그동안 북핵문제를 논의해 오면서도 주변국들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훨씬 높은 수준의 보이지 않은 북핵확산 방지를 위한 협력관계를 유지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미중간의 밀착관계가 심지어 김 위원장의 병세에 관한 정보 공유를 훌쩍 뛰어 넘어서서 김위원장의 병세에 따른 북한의 붕괴대책까지 논의를 해 온걸 보면 한미동맹관계가 무색하게 느껴질 정도이다.
이 부분에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의문을 가져야 한다.
만일 미국이 김정 일위원장에 관한 정보를 중국으로부터 계속 공급 받아 왔었다면, 미국은 이 정보를 어느 정도 수준에서 얼마나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에 공개했을까? 그리고 공유했을까?
과연 그 정보를 공유했다고 하더라도 자신들의 정보가 중국측으로부터 들어 온 것이라는 사실까지도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에 밝힐수 있었을까.
미국은 그렇게 하지도 않았고 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미국이 그렇게 한 순간, 한국과 일본은 동맹국인 미국이 자신들보다 중국과 훨씬 밀착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다는 낌새를 차리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한미, 미일 동맹관계는 약해질 수 있다고 미국은 판단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미국에 대한 또다른 의문이 드는 부분은 미국은 김정일 위원장의 병세에 따른 북한의 붕괴사태에 대한 대비책을 중국과 논하기 전에 동맹국인 한국, 일본과 이 문제를 어느 정도 수준에서 논의해 왔을까 하는 점이다. 이명박 정부와 이런 논의를 해 본 적은 있을까.
미국이 김정일위원장의 병세에 관한 정보를 중국측으로부터 받았을 가능성을 높여 주는 정황 한 가지가 더 있다.
지난 9월 5-7일까지의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의 북경에서의 행보이다.
당시 북경에서는 6자회담 대표 회의가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 회담은 북한이 김계관 외무성 부상을 베이징에 파견하지 않음으로써 결렬되고 말았다.
그런데 그 이후 들려 오는 소식에 따르면 힐 차관보의 북경행은 북핵 논의보다는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서였다는 내용이었다. 이때 과연 힐 차관보는 김정일위원장의 건강 문제를 어느 나라 대표와 집중적으로 논의했을까.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나라 대표들과 했을까 아니면 중국대표와 했을까.
미국은 왜 김정일 위원장의 상태가 '양치질을 할 수 있는 단계에 와 있다'는 한국 정보력에 제동을 걸기 시작했으며, 김 위원장의 뇌졸중 상태를 가장 먼저 공개한 자국의 정보원에 대해서는 침묵을 하면서도 한국 정보원의 대북정보공개는 옳지 않다는 견제구를 던졌을까.
이번 계기를 통해 한국이 미국과 대북정보경쟁에 돌입하게 되는 국면을 조기에 차단하고, 한국의 대북정보력이 중국 정보력 못지않다는 사실을 확인한 순간 자칫 한국으로부터 대북정보를 제공받지 못할 가능성에 일정정도의 우려감을 가졌지 않았을까. 그리고 미국은 한국의 대북정보력이 만만치 않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을 것이다.
미국이 한국과 중국을 넘나들면서 대북 행보를 취하고 있는 국면이 훤히 보이는 부분이다.
여기서 이명박 정부에게 한 가지 묻고자 한다.
한미공조를 강화시키는 것이 외교의 모든 목적으로 생각하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강행하여 쇠고기파동으로부터 아직도 헤어나지 못한 상태에 머물러 있는 상황에서, 혹시 미국 정보원이 김정일 위원장의 뇌졸중 사실을 자국의 뉴스 미디어를 통해 보도하기 전에 우리 정부에 알려 왔던가?
그리고 미국측으로부터 중국과 북한의 붕괴대책을 논의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 전에 북한 붕괴에 따른 한미 공동대책을 논의하자고 미국측으로부터 제의가 들어 왔던가?
아니, 미국이 중국과 북한 붕괴대책을 논의하고 있다는 그 사실 자체를 언론이 보도하기 전에 알고는 있었는가?
현시점에서 한미간의 대북 논의가 미중간의 대북 논의를 앞섰다고 생각하는가?
이와 관련하여 한 가지 짚고 넘어갈 사항은 이명박 대통령은 여전히 한미동맹이 외교의 전부라고 생각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그리고 개념계획 5029를 작전계획 5029로 바꾸면 북한에서 일어난 모든 돌발 상황에 얼마든지 미국을 업고 대처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여전히 확신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그럴 생각이 있었으면, 미국이 한미동맹에 앞서(?) 중국과 먼저 북한붕괴론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 왔을까?
현정부에서 논의 중에 있는 개념계획 5029를 작전계획 5029로 바꿔 놓으면, 한미동맹의 힘은 북한의 붕괴상황에 개입할 수 있는 전략적 근거를 확보하게 되고, 북한에 대한 중국의 개입을 차단할 수 있는 최선의 전력을 확보하게 된다고 현정부는 여전히 믿고 있는가.
백만분의 일을 가정하여 만일 북한이 붕괴상황을 맞게 되었다고 했을때, 미국은 이 문제를 한국과 우선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생각하는가, 아니면 중국과 논의할 것으로 생각하는가.
미국은 북한 문제에 관한한 한국이 더 강력한 영향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믿을까 아니면 중국이 더 강력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믿을까.
미국이 북한문제에 관한한 중국을 우선적인 협의국가로 생각한다면 북한 문제에 대한 한미동맹의 역할은 무엇인가.
더욱이 통일을 위한 한미동맹의 역할은 어떤 것인가. 한미동맹을 강화시키는 것은 좋은데 이 동맹을 어디에 무슨 목적에 언제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를 알고 강화시키는 것인가 아니면 강화시켜 놓고 보자는 식인가.
여기서 대북 감정주의자들이 제기하고 있는 북한 붕괴론과 중국의 북한 개입론을 이유로 들어 작전계획 5029를 완결하자는 주의주장에도 간단한 '질문성 답변'으로 이 글을 맺고자 한다.
전세계에서 핵과 장거리 미사일을 갖고 있는 나라 중에 붕괴한 나라가 있었던가.
구소련의 핵심은 러시아이지 우크라이나가 아니다.
그리고 핵, 대량살상 무기, 재래식 무기, 중단거리 미사일과 시험단계에 들어선 장거리 미사일의 확보가 가능한 북한의 군부집단에 미군과 중국군이 침입해 들어갈 수 있다는 생각이 가능할까.
이라크와 베트남에서 허우적거리며 아직 헤어나지 못한 미국의 지상군이 이제 다시 전국토가 요새화 되어 있는 북한을 들어갈 수 있을까.
티벳과 신장위구르 그리고 대만문제를 남겨둔 중국이 핵을 보유하고 있는 북한의 주권을 침략해 들어간다는 발상은 어디서들 나온 발상인가.
북한을 놓고 미국과 중국이 냉전의 극한상황이었던 1950년 한국전쟁에서처럼 다시 전쟁을 해서 양국이 얻을 점이 무엇일까.
남북한의 통일과 반통일에 대한 미국과 중국의 이해관계 때문에 이들 두 국가들이 냉전때 처럼 목숨걸고 전쟁을 할 것이라는 이 시대착오적이고도 냉전적 발상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한국전쟁으로 중국은 대만을 잃었고, 미국은 3만 8천명의 미군병력을 잃었는데 미-중이 다시 전쟁할 수 있는 단계에 돌입한다고. 미국은 남한을 위해 존재하고 중국은 북한을 위해 존재한다는 냉전적 착각을 아직도 갖고서 약육강식의 이 국제정세를 헤쳐 나가려 하는가.
미-중 양국이 남한과 북한 때문에 3차 세계대전의 씨앗을 뿌릴까.
북한은 지금과 같은 격변 속에서 자신들이 만일 핵을 갖고 있지 않았다면, 얼마나 더욱 절박한 안보위기 의식 속에서 지내야 하는지를 지금 누구보다 절실하게 느끼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북한으로 하여금 핵을를 포기토록 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것이다. 이를 포기 시키려면 그만한 보장과 보상이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다.
북핵 협상에서 왜 북한에 대한 체제 보장과 경제적 보상이 뒤따라야만 핵포기가 가능하다는 것을 역지사지의 심정에서 지금 북한이 처한 상황에서 북한의 입장으로 들어가 보면 이해가 될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작계 5029를 공개적으로 논의한다는 것은 북한으로 하여금 핵무장을 강화시키는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 논의를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 현상황을 고려한 논의의 형식과 절차가 그리고 방법이 어떻게 되어야 하는지를 모른다면 논의해도 소용이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의미이다.
더욱이 북한 붕괴에 대한 중국의 개입을 전제로 미국을 등에 업고 중국과 무력대결도 불사한다는 가정하에서 작계5029를 완결하자고 결심했다면, 미국과 중국은 우리 뒤편에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웃고 있지 않을까. 이런 논의는 보다 내밀한 수준에서 해야 한다.
강대국인 미-중양국간에는 북한을 포함한 한반도 문제가 우리의 생각과 수준의 범위보다는 훨씬 다차원적, 복합적, 포괄적인 사고의 틀 속에서 논의되고 있다는 사실을 이번 '김정일상황'을 통해 알아야 할 것이다. 지금은 냉전시대가 아니라 테러와 반테러전의 지구촌 시대라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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