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투표는 사측이 1일 오후 6시 기습적으로 보도국 평사원 24명의 인사를 낸 데 따른 것으로 YTN 노조는 사측이 지난 26일 부장급 인사를 낸 이후 사원 인사를 강행할 경우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누차 밝혀왔다. 또 노조는 사측이 징계 심의 및 고소 대상자로 삼은 조합원 76명의 명단도 확보해 공개했다.
YTN 지부는 1일 밤 8시 서울 남대문로 YTN 사옥 19층 보도국에서 조합원 1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긴급 보도국 총회를 열고 파업 투표 돌입을 결정했으며 파업 돌입 시기는 집행부에 일임하기로 했다. 2일과 3일은 서울 본사에서, 4일과 5일에는 지역국에서 투표가 진행된다.
"노조 탄압 위해선 <돌발영상> '결방'도 불사하나"
이날 총회에서 YTN 지부는 신임 부,팀장의 업무지시 거부에 이어 사측이 새로 발령낸 사원인사도 거부하기로 했다. 이번 인사는 현덕수 전 지부장과 김선중 공정방송추진위원회 간사(전 지부장 직무 대행), 임장혁 <돌발영상> 팀장 등이 대상으로 그간 구본홍 낙하산 저지투쟁에 참여했던 조합원 위주로 명백한 '징계성 인사'라는 것이 노조의 판단이다.
이날 총회에서는 "인사권도 없는 자가 사원들의 소원수리는커녕 보도국장도 없는 상황에서 부장과의 상의도 없이 보도국 인사를 단행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사회1부로 발령난 임장혁 팀장은 "인수인계도 없이 내일 당장 인사이동을 할 경우 <돌발영상>은 당장 '불방 사태'가 불가피하다"며 "구본홍 씨는 공정 방송 침해를 마음먹고 자행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노종면 위원장도 "<돌발영상>의 경우 인수인계에 꼬박 한달 여의 시간이 걸린다"라며 "노조를 탄압하기 위해 '결방'도 서슴지 않는 것이 구본홍의 본질"이라고 보탰다.
이들은 1일 기존의 인사 체제대로 출근, 근무해 새 사원인사를 거부하기로 했다. 이날 총회에 참석한 한 조합원은 "파업에 바로 돌입하는 것은 사측에 오히려 발이 묶이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파업 돌입 시기를 유동적으로 잡을 것을 제안하면서 "현재 진행중인 '불복종 투쟁'을 더욱 단결해서 진행한다면 파업 못지 않은 성과를 낼 수 있다. 우리가 불복종 투쟁을 전개한다면 구본홍은 YTN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고 발언했고 조합원들의 지지를 받았다.
YTN 노조는 이날 사측이 준비중인 징계 심의 대상자 76명과 사법 고소대상 6명의 이름을 확보해 사내 게시판에 올렸다. 노조는 "출근저지투쟁, 사장실 앞 농성, 인사위원회 저지 등에 참여한 조합원들 거의 전부"라며 "사측은 '업무방해'를 명목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사측은 징계와 고소를 위한 서류 작업을 모두 마치고 시기만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종면 지부장은 명단과 인사위원회 회의 자료와 고소장도 함께 공개했다.
이날 총회는 비조합원인 수습기자도 참여해 "선배들과 행동을 같이하겠다"고 밝히고 선배 기자들은 "우리는 장렬히 전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살기 위해 투쟁하는 것이다. 끝까지 단결하자"고 촉구하는 등 비장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노종면 지부장은 "파업 찬반투표가 높은 찬성률로 가결돼 우리의 의지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밝히면서 스스로 단식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히기도 했으나 "지금은 지도부가 단식에 돌입할 때가 아니다"라는 조합원들의 반대로 단식 돌입은 유보했다.
노조의 이번 파업 찬반투표는 1998년 7월 임금 미지급 사태와 관련해 찬반투표가 실시된지 10년 만에 진행되는 것. 당시 찬반투표는 90%의 투표율과 90%의 파업 찬성률을 냈지만 실제 파업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노조는 이번 파업 찬반투표와 관련해 2일 오전 11시 YTN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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