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조 YTN 지부가 20일부터 구본홍 사장 출근 저지 투쟁을 다시 시작했다. YTN노조는 지난 13일부터 19일까지 대화팀을 꾸려 사측과 4차례에 걸쳐 대화를 진행했으나 결국 끝장 투표를 제안한 노조와 중간 평가제를 하자는 사측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YTN노조는 YTN 구성원에게 구본홍 사장의 신임을 묻고 구 사장은 그 결과를 따르는 '끝장 투표'를 제안하며 구 사장의 수용을 촉구했다. 그러나 사측은 "주주총회를 통해 선임된 사장으로 주주의 의견에 반하는 선택을 할 수 없다"고 고집했다.
대신 사측은 지난달 말 YTN노조 전 집행부에 제안했던 '중간 평가제'를 다시 내놨다. 사장 취임 1년 반 무렵 사장의 경영 평가를 묻는 형태다. 이에 대해 노조는 "중간 평가가 실시될 경우 조직 갈등을 조장하고 인기에 영합하는 경영을 부추길 수 있다"며 거부했다.
YTN 노조 "끝장 투표 외에는 길이 없다"
노종면 지부장은 20일 서울 남대문로 YTN 사옥 앞에서 벌인 출근 저지 투쟁에서 "물론 쉽게 풀릴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이번 대화에서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며 "하지만 섣부르게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타협하는 것은 조합원의 뜻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대화 결렬을 선언했다.
노 지부장은 "회사 쪽이 주장하는 중간 평가제를 실시하면 특정 세력에 줄 서는 사람도 나오고 상대방을 음해하는 일도 벌어져 YTN이 갈등에 휘말릴 것이 뻔하다. 사장 역시 경영을 인기 영합적으로 가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며 "노조가 이런 제도에 동의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사측의 제안을 거부한 이유를 밝혔다.
노 지부장은 "끝장 투표 외에는 길이 없다. 사측이 이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계속 설득하고 압박하겠다"면서 "날치기 주총에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YTN 노조는 오전 7시 30분께부터 9시까지 "낙하산 사장 몰아내고 국민의 방송 지켜내자" "김인규도 접었으니 구본홍도 집에 가라" "피땀 흘려 세운 방송 끝까지 지켜내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출근 저지 투쟁을 진행하고 사장실 앞에서 릴레이 시위를 벌였다. YTN노조는 22일부터 YTN 사옥 정문 앞에서 '금요 집회'를 진행하기로 했다.
한편, 구본홍 사장은 20일 '외부 일정'을 이유로 출근하지 않았다. 그는 19일 대화가 결렬된 이후 사내 게시판에 "주식회사의 법적 절차에 따라 선임한 사장을 노조가 다시 투표로 심사하겠다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일을 시켜보지 않은 상태에서 신임을 묻는 '끝장 투표'는 수용할 수 없다"는 내용의 글을 띄웠다.
그는 이 글에서 "노조가 다시 출근 저지 투쟁에 들어가겠다고 한 것은 심히 유감"이라며 "노조가 사측 제안에 대해 한 번 더 신중하게 답변해야 한다. 노사 대화에 더 이상 진전이 없다면 사장으로서 책임과 권한을 모두 행사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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