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문 세계기록(9초72) 보유자였던 볼트는 이날 밤 베이징 궈자티위창(國家體育場) 트랙에서 벌어진 100m 결승에서 자신의 기록을 0.03초 앞당기며 금메달을 땄다.
카리브해 북부에 자리한 인구 280만명의 소국 자메이카는 육상 단거리에서는 최강 미국에 버금가는 강국이다. 그러나 육상의 꽃인 남자 100m에서는 그간 올림픽 금메달을 수확해내지 못했었다.
이에 자메이카 텔레비전 앞에 모여 낭보를 기다리던 자메이카 국민들은 볼트의 금메달 소식에 환호성을 질렀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자메이카 국민들, 첫 올림픽 100m 금메달에 환호
지난 6월 1일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그랑프리 대회에서 9초72를 찍어 작년 9월 아사파 파월(26.자메이카)이 세운 세계기록을 100분의 2초 앞당긴 볼트는 불과 두 달 만에 자신의 기록을 갈아치우며 세계 최고의 스프린터가 됐다.
이날 볼트의 스타트 총성 반응 속도는 0.165로 7레인에서 우승을 꿈꾸던 강력한 라이벌 파월(0.134초)에 비해 한참 늦었다.
그러나 레이스 절반부터 엄청난 보폭을 활용해 껑충껑충 앞서 나오기 시작했고, 결승선을 20m 앞두고서는 우승을 확신한 듯 양팔을 벌리며 포효했다.
이날까지 총 41차례나 100m에서 9초대를 찍은 파월은 결승에서 9초95로 5위에 그쳐 또 한 번 메이저대회 징크스에 분루를 삼켰다. 이 경기의 은메달은 리처드 톰슨(9초89. 트리니다드 토바고), 동메달은 월터 딕스(9초91. 미국)이 땄다.
한편 작년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로 볼트, 파월과 세기의 대결을 펼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타이슨 게이(26.미국)는 준결승에서 10초05로 부진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200m 금메달도 떼논 당상
196㎝의 큰 키와 몸무게 86㎏로 균형잡힌 체격을 자랑하는 볼트는 파월과 게이의 양파전 양상이었던 100m 무대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5월 4일 자메이카 킹스턴에서 열린 국제초청대회 남자 100m 결승에서 9초76을 기록하면서다.
200m를 주종목으로 하고 있어 100m에서는 10초03이 최고기록이던 그는 세 번째 100m 도전 만에 9초76을 찍어 육상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이어 한 달이 채 안된 6월 1일 그랑프리대회에서 파월이 보유 중이던 세계기록을 8개월 만에 새로 쓰면서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후보로 급부상했다. 100m 다섯 번째 도전 만에 이룬 위업이었다.
"200m에서 좋은 성적을 내려고 스피드 보강 차원에서 뛴다"는 이유로 100m에 도전했던 볼트는 이날 정상에 오르면서 200m까지 2관왕을 바라보게 됐다.
특히 작년 세계선수권 200m우승자인 게이가 이번 올림픽에서는 200m를 포기, 볼트에 대적할 상대는 사실상 없다. 따라서 100m와 200m를 석권할 것으로 보인다. 역대 올림픽에서 두 경기를 동시에 우승한 이는 1936년 베를린 올림픽 제시 오웬스,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칼 루이스(이상 미국) 등 8명이 있었다.
또한 100m 결승에 3명의 이름을 올린 자메이카는 실력으로 볼 때 남자 400m 계주에서도 미국의 아성을 깰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모든 시나리오가 완성되면 볼트는 3관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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