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드민턴의 간판 이경원-이효정(이상 삼성전기) 조가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결승에 진출했다.
세계랭킹 4위인 이경원-이효정 조는 13일 베이징공과대학 체육관에서 벌어진 배드민턴 여자복식 준결승에서 일본의 마에다-스에츠나조(랭킹 8위)를 2-0(22-20 21-15)으로 누르고 결승에 올랐다.
여자복식이 올림픽 결승에 오른 것은 1996년 애틀랜타 대회때 길영아-장혜옥 이후 12년만이다.
이-이 조는 8강에서 세계랭킹 1위인 중국의 양웨이-장지웬를 꺾어 이번 대회 최대 파란을 일으킨 일본의 마에다-스에츠나 조를 맞아 초반 고전을 면치 못했다.
1세트에만 부심이 서비스 폴트를 5개나 지적해 고스란히 5점을 까먹은 이-이 조는 특히 18-18로 팽팽히 맞선 상황에서 부심이 또 폴트를 선언하자 강력하게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18-20으로 뒤져 패색이 짙었으나 이효정의 스매싱과 이경원의 좌우 연타가 작렬하면서 한꺼번에 4점을 몰아쳐 22-20으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기세가 오른 이-이 조는 2세트에서도 부심이 폴트를 한 차례 선언했지만 안정된 기량으로 경기를 주도한 끝에 21-15로 승부를 마무리했다.
이경원-이효정 조는 중국의 웨이이리-장야웬 조와 두징-유양 조의 승자와 15일 대망의 결승전을 갖는다.
남자복식에서는 '비밀병기' 이재진(밀양시청)-황지만(강남구청)조 역시 일본의 오쓰카-마쓰다조(랭킹 12위)를 2-1(21-12 18-21 21-9)로 물리치고 4강에 올랐다.
세계랭킹 9위인 이-황 조는 1세트에서 이재진의 강력한 스매싱과 황지만의 네트 앞 공격으로 코트를 장악하면서 21-12로 가볍게 승리했다.
2세트에서는 잦은 실수로 인해 18-21로 패했지만 마지막 3세트에서 다시 공격력이 살아나 초반 8-1로 주도권을 잡은 뒤 21-9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한국은 전날 남자복식의 우승후보로 꼽았던 정재성-이용대(이상 삼성전기) 조가 16강에서 탈락했지만 이경원-이효정의 결승 진출과 이재진-황지만의 4강 안착으로 어느 정도 충격에서 벗어나게 됐다.
[경기 6일째 이모저모]
■ 국제역도연맹, 이배영 부상투혼 사진 게재
■ 스포츠, 이변 없으면 무슨 재미?
■ 中 '홈텃새' 짙은 경기장 기자회견
■ 박태환 부모 "광고 20건 거절하고 왔다"
"20여 건이 들어왔는데 다 거절하고 왔습니다"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 수영 사상 첫 금메달에 은메달까지 추가하며 한국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박태환(19.단국대)이 중국으로 출국하기 전부터 광고모델 요청을 20건 넘게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박태환 어머니 유성미(51) 씨는 12일 오전 아들이 자유형 200m 은메달을 따낸 뒤 연합뉴스와 만나 "올림픽이 개막하기 전부터 광고계약 제의가 20건이 넘게 들어왔다"고 전했다.
그러나 박태환은 어떤 계약서에도 사인하지 않았다. 올림픽을 코 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미리 '김칫국'부터 마실 수는 없기 때문이었다.
유성미 씨는 "지금 생각해보니 그렇게 모두 거절하고 온 것이 금메달에 은메달까지 따며 성공할 수 있는 계기가 됐던 것 같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지난 10일 자유형 400m 금메달을 딴 뒤에도 박태환 부모의 휴대전화는 불이 났다. 축하전화가 대부분 일 테지만 광고와 관련된 전화도 심심치 않게 걸려왔을 터였다.
그러나 이들은 평소 알던 번호 이외에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아직 경기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미신이지만 '부정탈 일'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박태환은 15일 저녁 자유형 1500m 예선을 치른 뒤 16일 하루를 쉬고 17일 오전에 결승을 앞두고 있다.
이후 귀국하면 박태환은 한동안 한국 최고의 광고모델로도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매니지먼트사 'Team GMP(Gold Medal Project)'를 차려 박태환의 모든 것을 관리하고 있는 아버지 박인호(59)씨는 "제의가 들어왔다고 모두 다 할 수는 없다. 아이의 이미지에 맞는 것을 선별해 출연할 예정이다. 또 훈련을 꾸준히 해야 하니 건수도 제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메달 서구 독점시대 '종언'
올해로 29번째를 맞는 베이징(北京)올림픽을 계기로 서구의 메달 독점시대가 종언을 고하고 있다.
13일 오전 9시(현지시간) 현재까지 금메달을 1개 이상 획득한 19개 국가 중 아시아권 국가(호주 제외)는 한국을 비롯해서 중국, 일본, 북한, 태국, 인도 등 6개국에 이른다.
이들 국가가 획득한 총 금메달은 중국 13개를 포함해서 한국 5개, 일본 3개, 북한 1개 등 24개로 19개 국가가 획득한 금메달 숫자의 53개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달 종합순위에서도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3위)이 미국을 바짝 추격하고 있는 양상이다.
이런 모습은 베이징올림픽을 계기로 세계 체육의 중심축이 이제 서구에서 아시아로 옮겨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도 낳고 있다.
특히 미국과 호주 등 서구국가들이 금메달을 휩쓸다시피 했던 수영 경영 종목에서도 아시아 국가들의 선전이 두드러지고 있다. 수영 자유형 400m에서 박태환 선수가 한국의 올림픽 수영종목 첫 금메달을 따낸 것에 이어 일본의 기타지마가 평영 100m 2연패를 달성했다.
전형적인 서구 스포츠인 펜싱에서도 중국이 1984년 LA 올림픽 이후 24년만에 금메달을 획득했고 한국도 남현희 선수가 여자 플뢰레 종목에서 값진 은메달을 따냈다.
이번 올림픽에서 중국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오는 15일부터 시작되는 육상 종목에서 아시아권 선수들이 서구, 특히 미국의 메달 독점에 어느 정도까지 제동을 걸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중국의 자부심 류샹(劉翔)이 남자 110m 허들에서 아테네 올림픽에 이어 2연패를 노리고 있지만 그밖의 세부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낼 만한 아시아권 선수들이 눈에 띄지 않는 것도 사실.
결국 육상 경기에서 미국의 압도적 강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탁구와 배드민턴, 구기 등 종목에서 아시아 국가들의 얼마나 열세를 만회할 수 있을지 여부가 이번 올림픽의 최종 메달 판도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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