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경찰에 강제 연행됐다 이날 오후 풀려난 성유보 방송장악·네티즌장악저지 위원장은 "돌이켜보니 내가 시국사건으로 경찰에게 마지막으로 조사받은 때가 22년전인 1986년 11월 건대항쟁 때였다"며 "그간 그러한 과거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랄까, 안일함에 안주해왔다는 후회감이 들었다"고 했다.
성유보 위원장은 "그러나 이명박 정권이 아무리, 그 어떤 짓을 해도 20년 전으로 돌아가는 시대는 오지 않으리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며 "우리 국민들과 이 땅의 누리꾼과 시민사회단체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언론의 위기속에 새로운 민주주의의 출발점에 서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천정배 민주당 의원은 "우리도 감사원에다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를 감사해보자고 청구해보는 것은 어떻겠느냐"며 "정연주 사장 감사 결과에 유추해 생각해보면 '747'을 공약한 대통령이 7% 성장은커녕 물가만 7% 올랐으니 해임감 아니냐"고 했다.
추미애 의원은 "민주주의의 퇴보는 있을 수 없다"며 "독재정권이 누르려 할 때 민주주의는 '주머니 속의 송곳'처럼 억누르려 하는 그 손을 찌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시민들의 자유발언도 이어졌다. 출판사 두리미디어 최용철 사장은 "후배를 만나면 '투표 잘하자'라고 인사한다"면서 "촛불시위 참석 68회째인데 투표 한번 잘못해서 이게 무슨 대재앙이냐"라고 했다. 그는 "그래도 최근 국방부가 우리 출판사 책을 두권이나 '불온서적'에 넣어줘서 보람을 느기며 신바람나게 일하고 있다"며 "국방부가 앞으로도 이렇게 해주면 더 좋은책 만들겠다"고 말했다.
신태섭 전 이사도 무대에 올랐다. 그는 "KBS 이사를 했던 사람으로서 부끄럽다"며 "오늘 이사회의 해임제청안을 보면 감사원 해임요구안 받아들이는 것 외에도 '좌익편파방송'을 이사회의 해임 사유로 추가했다. 이런 몰상식한 행동을 할 수 있느냐"고 했다.
양승동 PD연합회장은 "KBS 이사회는 사법경찰의 탈법적이고 무자비한 공세 속에서 사장권고 결의안을 통과시켜 전 사원을 분노케했다"며 "이제 KBS 구성원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선언했다. 그는 "청원경찰 가운데 사복경찰에게 문을 열어준 내통하는 자가 있다. 우리가 색출해 낼 것"이라며 "이사회 6명도 다음주중 고발할 것이다.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의 모습도 보였다. 그는 "KBS는 오늘이 치욕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박정희-전두환 때에도 이렇게 많은 경찰들이 KBS에 들어온 일이 없다. 오늘은 KBS가 죽은 날이며, KBS가 치욕을 겪은 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결국엔 KBS 구성원들이 방송독립만이 유일한 길이라는 것을 알게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이 문제는 타협하거나 선택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 단 한가지 길만이 남아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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