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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급등 배후에 투기 금융 세력이 있다"

이강택 PD "유가 급등은 신자유주의 산물"

27일 오후 8시 한국방송(KBS) 1TV <KBS스페셜>은 요동치는 국제 유가의 원인을 파헤친 '누가 유가를 움직이는가-오일 쇼크의 배후'(이강택, 박융식 연출)편이 방영된다. 2006년 <KBS스페셜> '얼굴 없는 공포, 광우병' 편에서 민중의 건강권, 생존권을 위협하는 초국적 자본의 문제를 조명한 이강택 PD가 고유가 사태의 본질을 조명하고 나선 것.

이강택 PD는 "광우병 문제와 고유가 사태의 공통점은 신자유주의 체제 하에서 초국적 자본이 민중의 삶을 수탈하는 대표적인 사례라는 점"이라며 "유가 급등의 배후에는 석유 시장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얻으려는 월가 금융 세력이 자리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프레시안>에서도 두 차례에 걸쳐 소개한 바 있듯 전문가 사이에서는 유가 급등의 원인을 두고 '수급 불안정과 중동의 정세 불안' 등에서 찾는 '고전적인' 시각과 월가 등 금융 세력의 투기 탓으로 보는 시각이 대립하고 있다. (☞관련 기사 : "투기는 어떻게 국제 유가를 폭등시켰나" ,[반론] 유가급등이 투기 탓이라고?) 그러나 지상파 방송 등 국내 언론에서는 유가 급등의 원인을 '투기' 탓으로 보는 시각을 접하기 어렵다.

이 PD는 이를 "우리나라 언론이 '빅 오일'이나 월가 금융 세력의 입장을 대변하는 서방 언론을 그대로 중계하기 때문"이라고 봤다. 그는 엑슨 모빌, BP, 세브론텍사코, 셸, 토탈 등 원유시장의 5대 업체를 뜻하는 '빅 오일'이나 월가 금융 세력이 '수급 불안론' 등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숨은 목적에 주목한다.

"<파이낸셜타임스>, <이코노미스트>, <월스트리트저널> 등 서방 언론은 고유가의 원인을 기본적으로 수요-공급의 문제라고 이야기하고 '중국의 수요가 늘기 때문'이라는 '중국 책임론', '중동의 산유국이 증산을 안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중동 책임론'을 제기한다. 그러나 이러한 '책임론'은 서방의 금융 자본이 기름 값으로 얼마나 많은 이익을 취하고 있는지를 가리고 있는 동시에 '중동의 자원 민족주의로 기름의 공급이 부족하니 '빅 오일'이 진출해야한다'는 논리를 깔고 있다. 이것이야 말로 본래적 의미의 이데올로기이며 허구에 불과하다"
▲미국 텍사스의 석유 채굴 장면. ⓒKBS

"수급은 변한 것이 없는데 왜 유가만 널뛰나"

세계적 석유지정학자 윌리엄 엥달은 최근 유가 급등 폭의 60% 이상이 월가의 투기 탓이라는 분석을 제기한 바 있다. 미국 의회 청문회에서도 현재 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석유 중 실수요에 기반한 것은 29% 일 뿐 나머지 71%는 투기로 밝혀졌다.

이 PD는 '유가급등의 원인은 수급 불안정'이라는 논리에 대해 "유가가 급등하는 동안 수급은 큰 차이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2004년도 말에 유가는 지금의 60%수준이었다. 그러나 그때나 지금이나 수요-공급이 기본적으로 거의 변한 것이 없는데 가격은 엄청난 변동이 생겼다. 수급의 문제라면 유가가 지난해 말부터 배럴당 70달러 오를 이유가 없다. 오히려 유가가 오르면서 수요는 많이 줄고 공급은 오히려 늘었다.

석유 시장은 증권 시장과 비슷하다. 단적으로 기름값이 뉴욕상업거래소(NYMAX)에서 결정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현재 세계 원유 시장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결정된 유가가 두바이, 아시아, 싱가포르 등의 현물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실수요자 간 거래가 되는 것이 아니라 이 시장에 돈 가진 사람은 다 들어오고 선물 거래는 파생상품 거래처럼 운영된다. 돈의 힘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는 것이다. 석유는 한마디로 글로벌 금융 상품이라고 말할 수 있다."

▲미국 상품선물시장(NYMAX). ⓒKBS

'글로벌 금융 상품으로서의 석유'로 막대한 수익을 낸 대표적인 곳이 바로 골드만삭스. 골드만삭스는 모건스탠리와 더불어 2007년도에만 에너지부문에서 15조 원의 순익을 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2/4분기 순익만 2조 원을 올렸다. 그 뒤를 따라 640종의 헤지펀드, 연기금 등도 석유 부문 투기에 뛰어들었다. 즉, 석유 투기의 핵심에는 서브 프라임사태로 엄청난 손실을 입은 금융자본 회사들이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역외거래시장은 이러한 자본회사들이 마음껏 투기를 할 수 있는 합법적인 투기의 장으로 기능한다. 역외거래시장에서는 거래가 오로지 전산망을 통해서만 이루어지며 누가 얼마만큼 사고파는지 알 수도 없고 보고할 의무도 없다.

"이러한 금융 투기자본들이 마음껏 투기를 할 수 있는 것은 우리나라로 치면 금융감독위원회에 해당하는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사실상 금융회사들과 유착해 규제를 완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 시장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 달라'는 엔론의 로비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의 적극적 동조로 장외시장에서 파생상품 거래에 대한 '탈규제화'가 급속하게 진행됐다. 이를 두고 미국 의회에서는 '루프홀'이라는 명칭이 생겨날 정도다. 런던국제석유거래소(ICE)는 골드만삭스, BP, 쉘, 토탈 등이 공동으로 지분을 가지고 운영하고 있으며 합법적인 투기의 장이 됐다"

"'빅 오일'과 부시 행정부의 커넥션이 세계 경제를 뒤흔든다"

이른바 '빅 오일'은 이러한 투기에 편승해 '고유가-저생산'의 카르텔로 '거품'을 유지하면서 막대한 이익을 챙긴다. 또 '빅 오일'의 공급 통제는 금융 투기가 마음껏 일어날 수 있는 조건을 제공하기도 한다.

" 5대 메이저 회사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55%. 10대 업체의 점유율은 82%다. 세계 도처에 유전을 운영하고, 하루에 1000만 배럴의 생산력을 보유한 이들은 공급을 통제해서 '고유가 저생산'의 카르텔을 유지하고 있다. 이들은 탐사, 정유 시설에는 투자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 엑슨모빌의 지난해 시설 투자는 43억 달러에 그쳤다. 반면 주가부양을 위한 자사주 매입에 들어간 돈은 400억 달러나 된다. 이들은 시설 투자를 하지 않아 평균 채굴 비용을 배럴당 20달러 수준으로 높게 유지해 휘발유가를 상승시키고 자연히 원유가 상승을 만들어낸다"
▲'엑손 모빌' 주주총회 장 앞 시위. ⓒKBS

게다가 부시 행정부는 석유 시장의 투기를 잡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석유 업계의 이익을 충실히 대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알레스카의 원유를 개발하거나, 이라크를 침공해 '빅 오일'이 싼 가격으로 석유를 생산할 수 있도록 만들어줬다.

"'빅 오일'의 카르텔은 미국 정부와의 커넥션으로 유지된다. 공화당의 비례대표는 '파티 오브 빅오일'이라고 불린다. 미국 정부가 환경 보존을 위해 채굴이 제한되고 있는 알래스카를 노리고 있다. 에너지업체와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부시는 그 누구보다도 유전 개발에 적극적이다. 그는 연방의회에 심해 유전과 알래스카 유전 그리고 유타와 콜로라도에 광범위하게 매장된 오일셰일을 개발하도록 촉구했다. '빅 오일'과 부시 행정부의 커넥션 하에서 투기 세력이 세계 경제를 뒤흔들고 있는 것이다."

"7년 전 캘리포니아 정전 사태에서 이미 예고된 것"

이강택 PD는 최근의 유가 급등 사태는 7년 전 캘리포니아 정전 사태에서 이미 예고된 것이라고 지적한다. 2000년 고어-부시 경선과 판결의 혼란 속에서 에너지 분야의 탈규제를 허용한 선물거래현대화법이 기습 통과되고 직후 발생한 사건이 켈리포니아 정전 사태다.

"캘리포니아 정전 사태의 핵심은 전력 산업을 민영화하고 에너지 시장에서의 투기에 대한 감시체계를 허물은 상태에서 언론이 캘리포니아의 전력의 전력을 외부로 빼돌린 것이다. 그러니 정전 사태가 일어나고 값은 대폭 올랐다. 엔론 사태는 7년 이후의 전세계 유가 급등을 예고하고 있었던 것이다. 당시에는 전력을 통해 수탈한 것이라면 지금은 월가 세력이 전 세계 서민을 대상으로 석유를 통해 수탈하는 것이 유가 파동의 핵심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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