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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박주아 미스터리…검찰은 병원 편! 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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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박주아 미스터리…검찰은 병원 편! 진실은?

유족·환자 단체 "의료진 무혐의 황당, 끝까지 싸운다"

탤런트 고(故) 박주아(69·본명 박경자) 씨의 죽음을 둘러싼 의료 사고 논란이 해를 넘겨서 계속 진행 중이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이 세브란스병원 의료진에게 무혐의 불기소 처분을 내리자, 유족과 환자 단체 측은 "황당하고 실망스럽다"며 서울중앙고등검찰청에 즉시 항고할 뜻을 밝혔다.

박주아 씨는 2011년 5월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다빈치 로봇을 이용한 신장(신우요관) 절제 수술을 받은 후 숨져 의료 사고 논란이 일었다. 이에 박 씨 유족과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등은 지난 7월 4일 서울중앙지검에 신촌세브란스 병원 의료인 5명(병원장 1명, 의사 3명, 간호사 1명)을 △허위 진단서 작성 △업무상 과실 치사 △의료법 위반 혐의로 형사 고발했다.

그러나 사건을 담당한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는 지난 4일 이들 병원 관계자 5명에 대해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이에 반발한 유족과 환자 단체는 7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정문 앞에서 기자 회견을 열어 검찰 처분의 부당함을 주장했다.

▲ 탤런트 고(故) 박주아 씨. ⓒ뉴시스

검찰, "십이지장 구멍, 수술 지연 등 의료진 과실 없어"

그간 유족과 환자 단체는 "박주아 씨가 로봇 수술(2011년 4월 18일)로 인한 십이지장 천공 발생 후 응급 수술이 지연되고(2011년 4월 19일)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 관이 빠졌기 때문에(2011년 5월 14일)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런 유족과 환자 단체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불기소 결정서를 보면, 검찰은 우선 십이지장의 천공을 놓고서 "로봇 수술이 일반 개복 수술에 비해서 직접 촉각이 없어서 과도한 조작이 가해졌을 가능성은 있으나, 실제로 이 수술 과정에서 과도한 조작이 가해졌다는 증거를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즉 십이지장에 뚫린 구멍은 로봇 수술 탓이 아닌 "외과 수술 과정의 합병증"일 뿐이라는 것이다.

또 검찰은 수술 다음날(2011년 4월 19일) 오후 4시경 천공이 발견되고 나서 다섯 시간이 지나서야(오후 9시경) 수술이 시행된 것을 놓고도 대한의사협회의 조언에 의존해 "수술 지연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의료진, 수술 장비, 수술실 준비 등의 사정으로 원하는 때 바로 수술을 못하고 시간이 지연되는 경우는 의료계에서 종종 발생하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검찰은 이어서 "피해자에 대한 수술 지연은 마취과 전문의를 신속하게 투입할 수 없는 등 전문의들이 한정되어 있고, 수술실도 오후 8시경에야 이뤄지는 등 수술실을 배정받기 어려운 점과 같은 병원의 시스템적인 문제에서 기인한 것이지 의료진의 과실로 보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간호사의 관리 소홀로 박주아 씨의 목에 삽관되어 있었던 인공호흡 관이 빠졌다는 주장을 놓고도 검찰은 "이런 사고는 (목의 비만 여부 등에 따라서) 중환자실에서 약 14퍼센트 정도 발생한다는 보고가 있기 때문에 간호사의 관리 소홀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또 검찰은 "사고 후에 바로 조치를 취하였기 때문에 업무상 과실도 아니"라고 덧붙였다.

유족·환자 단체 "우리나라에서 가장 안전한 병원 맞나?"

하지만 이런 검찰의 주장에 유족·환자 단체 역시 정면 반발하고 있어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들은 "박주아 씨는 1980년경 복강 내 수술로 담낭 제거술을 받은 적이 있었기 때문에 장기 사이가 심하게 붙어 있는 상태였다"며 "이 경우 개복 수술이 아닌 촉각이 없는 로봇 수술의 경우에는 붙어 있는 장기를 벌리는 과정에서 구멍이 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즉 "장기 사이가 붙어 있는 상태를 확인한" 의료진은 "로봇 수술을 중단해야 했다"는 것이다.

또 이들은 "외부에서 응급 상황을 당한 것도 아니고 신촌세브란스병원 내에서 로봇 수술을 받고 난 환자가 십이지장에 구멍이 났다"며 "이런 위독한 환자가 전문의가 없고 수술실을 배정받기 어려워서 제때 수술을 받지 못한 상황을 병원 시스템 탓으로 돌리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중환자실에서 약 14퍼센트 정도의 목에 삽관한 인공호흡 관이 빠진다는 보고는 도대체 어떤 논문을 근거로 인용한 것"이냐고 반문하면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안전한 병원이라고 자부해온 신촌세브란스병원 중환자실에서 이렇게 인공호흡 관이 빠지고 다시 넣는데 5분 이상 걸려서 환자가 뇌사 상태에 빠지는 사고가 일어났다"고 반박했다.

이날 기자 회견을 주최한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도 "검찰은 '당시 경보음이 울려서 의료진이 신속하게 대응했다'고 주장하지만 애초 의료진은 '인공호흡 관이 빠지고 경보음도 울리지 않은 불운 때문에 환자가 사망했다'고 고백했었다"고 주장했다. 안 대표는 "이 부분은 항고하면 고검에서 재조사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로봇 수술 둘러싼 논란…최첨단 기술인가 병원의 장삿속인가?

한편, 박주아 씨의 죽음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자 최첨단 의료 기술로 각광을 받아온 로봇 수술을 놓고도 의심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박주아 씨는 2011년 1월 국립암센터에서 신우암 초기 판정을 받았다. 유족과 환자 단체에 따르면 당시 국림암센터의 담당 의사는 수술을 권하지 않았으나 이후 찾은 세브란스 병원의 A 교수는 강력하게 수술을 권했다. 로봇 수술이 비용 대비 효과적이고 안전하다는 A 교수의 설명에 박 씨는 이 수술을 결심했다.

그러나 A 교수의 말대로 로봇 수술이 개복 수술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지는 아직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로봇 수술 전문가조차도 "로봇은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왜냐하면 의사가 직접 환자를 손으로 만지며 하는 개복 수술과는 달리, 로봇을 원격으로 조종하는 수술은 해당 부위에 대한 촉각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관련 기사 : "배우 故 박주아, 그녀는 왜 죽어야 했나")

이렇듯 안정성을 놓고 의견이 분분함에도 한국은 외국보다 월등히 높은 로봇 수술 시행 건수를 자랑한다. 국내 로봇 수술 장비는 전국 30개 병원에 36대다. 보유 규모로는 세계 5위, 인구 100만 명당 보유 대수로는 세계 3위다. 특히 신촌세브란스병원의 연간 로봇 수술 건수는 비공식 집계로 세계 2위로 알려졌다.

이렇게 대형 병원이 경쟁적으로 로봇 수술을 도입하는 이유는, 이 수술이 병원 수익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국민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않은 로봇 수술은 비용이 평균 700만~2000만 원으로 일반 수술보다 최소 2배에서 최대 10배 이상 비싸다.

한편, 박주아 씨의 의료 사고 의혹을 세상에 최초로 제기한 박 씨의 지인 박미경 작가는 "이 사고를 기점으로 국민이 마음 놓고 병원에 갈 수 있는, 의료 사고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이번 소송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밝혔다. 유족·환자 단체와 대형 병원,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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