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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심의위 "<PD수첩> 시청자에게 사과하라" 중징계

親한나라당 위원 6명이 주도…야당 추천 위원은 전격 퇴장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박명진)는 16일 문화방송(MBC) <PD수첩> '긴급 취재,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1, 2편(4월 29일, 5월 13일 방영분)을 심의해 '시청자 사과'로 제재 결정을 내렸다. 이 위원회가 지상파 시사·보도 프로그램에 중징계 결정을 내린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이날 <PD수첩> 징계 결정은 친 한나라당 성향 위원 6명이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엄주웅, 이윤덕, 백미숙 등 민주당 추천 몫 방통심의위원은 위원회의 <PD수첩> 심의가 내용적·절차적 공정성·정당성의 문제가 있다며 앞서 일제히 퇴장했다. 이날 오후 3시 시작한 회의는 자정에 이런 결론을 내고 끝났다.

이날 방통심의위원회는 정호식 MBC 시사교양국장과 조능희 <PD수첩> CP를 상대로 2시간 반 가량 의견 진술을 들었다. 그러나 위원회가 내린 결정을 보면 해당 제작진의 해명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시민·사회단체와 민주당 추천 심의위원이 지적한 대로 '의견 진술은 요식 행위'에 불과했다.

지상파 시사·보도 프로그램 드문 중징계
▲<PD수첩> 진행자 송일준 PD.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송일준 PD의 실수를 집요하게 추궁했다. 이 위원회는 결국 "시청자에게 사과하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방통심의위원회는 이날 "<PD수첩>에 방송심의규정 제9조 공정성 제2항 및 3항, 제14조 객관성, 제 17조 오보 정정을 적용해 '시청자에 대한 사과'를 제재하기로 심의 의결한다"고 밝혔다.

이 위원회는 "영어 인터뷰에 대한 오역으로 사실을 오인하게 한 점 등에 대해서는 방송심의규정 제9조 공정성 제3항 및 제14조 객관성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회는 또 "다른 견해가 있을 수 있음에도 미국 소비자연맹이나 휴메인 소사이어티 관계자 인터뷰만 방송한 점 등은 방송심의 규정 제9조 공정성 제2반을 위반했다"고 했다.

위원회는 "오역 및 진행자의 단정적 표현 등은 결국 광우병 또는 인간광우병에 관한 오보에 해당했음에도 이에 대해 일부 해명(5월 13일)은 있었으나 지체 없이 정정방송을 하지 않은 것 등은 방송 심의규정 제17조 오보정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지상파 시사·보도프로그램에 중징계 결정을 내린 것은 2006년 SBS <8뉴스>가 소주 신제품 로고를 과도하게 노출시켜 간접광고 및 공정성 위반으로 '시청자에 대한 사과' 결정을 받은 것이 거의 유일하다. '시청자에 대한 사과' 결정은 주의, 권고 다음으로 관련자 징계에 버금 가는 중징계다.

방통심의위가 이날 결정한 '시청자 사과' 제재 조치를 방송통신위원회에 요청하면 방통위가 이행 기한 등을 정해 MBC에 이행을 명하게 된다. MBC는 방통위로부터 통보받은 날을 기준으로 30일 내에 재심을 요청할 수 있다.

민주당 추천 위원들 "<PD수첩> 심의 정당한가 의문" 퇴장

이날 엄주웅, 백미숙, 이윤덕 등 민주당 추천 위원들은 <PD수첩> 심의의 공정성, 절차적 정당성 문제 등을 제기하면서 일제히 퇴장해 이날 <PD수첩> 징계의 정치적 편향성 논란은 더욱 불거질 전망이다.

엄주웅 심의위원은 "이 프로그램에 대한 심의 환경은 매우 민감하고도 긴박하다. 정부가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검찰은 유례를 찾기 힘든 전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언론과 정치권의 문제 제기. 시민단체의 집회도 모두 심의위원회에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우리 위원회가 심의를 진행하는 것이 적절한 가에 의문을 제기한다"고 말했다.

엄주웅 위원은 "<PD수첩> 제작진의 의견 진술을 결정한 지난 1일 전체회의를 보면 해당 프로그램이 어떤 부분을 어떻게 위반했는지에 대한 논의는 거의 없었으며 이는 절차적 정당성을 결여한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심의 진행이 무의미하다고 보고 이러한 항의의 표시로 퇴장하겠다. 이미 9차 회의에서 의견 진술에 반대한 상황에서 청취할 이유도 없다"고 말하고 회의장에서 퇴장했다.

백미숙 심의위원도 "'조·중·동 광고 불매운동' 심의나 <PD수첩> 제작진 의견 진술 결정, 의견 진술 일정 연기 등에서 모두 6:3으로 결정이 났다"고 지적한 뒤 "표결에 승복하는 것과 별도로 그간 우리 위원회가 소위원회나 전체회의에서 심도있는 실질적 논의를 했다고 생각되지 않는다"고 짚었다.

이윤덕 심의위원도 "방통심의위원회가 다른 사람의 정당성과 객관성을 심의하는 기구인데 우리 스스로가 법조기관을 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고 했다. 그는 '조·중·동 광고주 압박운동' 게시글 삭제 결정과 관련해 "위원회는 유사 사례를 삭제하라고 의결한 적이 없는데 공문은 '유사사례 처리'를 지시하면서 이용자들의 권익이 크게 침해당했다"라고 문제제기하면서 "의결하지 않은 사안이 공문으로 나가거나 실제 심의를 하지 않고 예단을 가지고 의견진술을 결정한다든지 한 것 등을 볼 때 우리 심의위가 어떻게 법적 정당성을 확보할 것이냐에 의문이 있다"고 퇴장했다.

이에 정종섭 위원은 "세 위원이 퇴장한 것이 우리 위원회를 정치적으로 만들어가고 있다"며 "정치적 판단을 가지고 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심의위원회 기능이 대단히 왜곡될 가능성이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또 이날 방통심의위는 KBS <뉴스9>의 감사원 KBS 특별 감사 보도에 대해서도 "자사가 직접적인 이해당사자가 되는 사안에 대해 일방의 주장을 전달함으로써 시청자를 오도해서는 안된다'는 방송심의규정 공정성 조항 제9조 4항을 어겼다며 '주의' 결정을 내렸다. 이들은 방송특위가 올린 '주의' 권고 결정에 별다른 논의도 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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