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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조·중·동의 '부실 취재'를 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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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PD수첩> "조·중·동의 '부실 취재'를 고발한다"

"전화 한 통이면 해결될 의혹…검찰 지나치다"

MBC <PD수첩>은 16일 'PD수첩 왜곡 논란, 그 진실을 말하다' 편에서 이명박 정부와 조·중·동 등 거대 언론이 제기한 온갖 왜곡, 오역 논란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특히 '<PD수첩>이 방송에서 의도적 오역으로 왜곡했다'고 비난해온 조·중·동 등에 "이들이 제기한 의혹 중 상당수는 국제전화 한두 통이면 확인될 문제였다"며 "이런 문제를 번역자 등을 앞세워 <PD수첩>을 왜곡으로 몰아가는 의도가 무엇이냐"고 질타했다.

또, 검찰의 촬영 원본 제공 요구를 놓고도 <PD수첩>은 "한 프로그램을 상대로 한 수사는 전례가 없고 또 실체적 진실을 밝히겠다며 촬영 원본을 요구한 것은 도가 지나쳤다"고 비판했다.

"아레사 빈슨 어머니에게 확인은 왜 안하나"

이날 <PD수첩>은 일단 몇 가지 번역상의 오류를 사과했다. 진행자를 맡고 있는 송일준 PD는 "<PD수첩> 제작진이 겸허히 되돌아 봐야 하는 부분은 번역상 오류들이다"며 "100% 완벽했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번역 자막을 꼼곰히 챙기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내용을 왜곡해서 허위 사실을 전했느냐는 비난에 대해서는 단언컨대 그런 부분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PD수첩>은 '아레사 빈슨의 어머니가 딸의 사인을 CJD라고 말했는데 vCJD로 의도적으로 왜곡, 오역했다'는 조·중·동의 비난과 "<PD수첩>이 유도성 질문을 던졋을 것'이라는 검찰의 의혹을 놓고 아레사 빈슨 어머니가 딸의 사인을 'vCJD'라고 말하는 다른 인터뷰 영상과 해외 언론의 보도 등을 들어 반박했다.

아레사 빈슨의 어머니가 "담당 신경외과 의사가 MRI 결과를 알려줬는데 딸이 vCJD에 걸린 것으로 의심된다고 했다", "우리 딸은 vCJD 가능성이 있는데 이는 일반적인 CJD와는 달랐다" 등의 발언을 하는 장면과 미국 ABC 방송 가맹사인 WVEC-TV에 나온 빈슨 씨의 인터뷰 장면 등이다.

오동운 PD는 "사실 (이런 문제는) 이들 신문이 아레사 빈슨 어머니에게 (<PD수첩>의 방송에) 오류가 없었는지 확인하면 쉽게 해결될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 씨 발언 대대적으로 다룬 이유 무엇인가"

이 프로그램은 번역자 정씨의 멘트를 따 "해당 동영상은 동물 학대 동영상인데 <PD수첩>이 광우병과 연결시켰다"고 주장해온 조·중·동 등의 의혹 제기도 마찬가지로 전화 한통이면 해결된다고 지적했다.

이 동영상을 만든 미국 휴메인 소사이어티에 확인해 해당 동영상의 제작 의도와 주저앉는 소와 광우병과의 관계 등을 확인하면 되는 것. 휴메인 소사이어티의 마이클 그래거 씨는 <PD수첩> 방송을 놓고 "전혀 왜곡이 아니다"라며 "주저앉는 소를 광우병 의심소라고 부르는 것은 주저앉는 것이 광우병의 주된 증상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정확히는 '주저앉는 소'를 '광우병 의심소'라고 표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PD수첩> 뿐 아니라 CNN, ABC 등 미 현지 언론들, 국내 지상파 방송을 비롯해 조·중·동 등도 해당 동영상이 공개됐을 당시 '주저앉는 소의 광우병 우려'를 중요하게 보도했다. "美 사상 최대 쇠고기 리콜 … '병든 소 도축' 2년간 유통" (동아일보 2월 19일자), "美 도축장서 광우병 의심소 '학대 검역"(조선닷컴 2월 5일자) 기사 등이다.

<PD수첩>은 "(이러한 보도에도) 조·중·동은 불과 몇 달 뒤 주저앉는 소 동영상에 180도 바뀐 입장을 보인다. <PD수첩> 방송이 왜곡이라는 내용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며 "특히 번역자 정씨의 발언이 나왔을 때에는 자사의 보도와 다른 논조임에도 1면에 싣을 정도로 크게 보도했다"고 했다.

또 '미국산 쇠고기기 위험하지 않다는 시민 인터뷰는 누락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정 씨가 번역을 맡았던 부분에 있었던 시민 인터뷰 영상을 내보내며 반박했다.

해당 부분에 있었던 두 건의 시민 인터뷰 가운데 한 건은 "미국산 쇠고기가 다른 나라보다는 안전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만약 아레사 빈슨이 인간광우병으로 사망했다면 미국산 쇠고기 안전성에 회의적이 될 것"이라고 말하는 내용이고 다른 한 건은 "미국산 쇠고기 문제에 관심없다"고 말하는 내용이다.

이날 <PD수첩>은 번역자 정 씨의 발언을 크게 보도한 모 신문사의 기자의 인터뷰 내용을 내보내 눈길을 끌었다. 이 기자는 '휴메인 소사이어티 등에 전화해봤느냐'는 <PD수첩>의 질문에 "그 기사의 취지가 휴메인 소사이어티에 물어야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며 "우리는 양쪽을 충실히 전달해준 것일 뿐"이라고 한발 뺐다.

농식품부, 검찰 "위험하고 위헌적 상황 연출해"

한편, 이날 <PD수첩>은 검찰에 농림수산식품부가 <PD수첩>을 '명예훼손'으로 수사 의뢰한 것이나 검찰이 <PD수첩>에 촬영 원본을 요구하는데 대해서도 정면 비판했다.

이창근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는 이날 인터뷰에서 "국가기관의 명예 훼손 등은 일반인들의 명예훼손 등과는 다른 차원이 아니냐"고 했고, 박경신 고려대 법대 교수는 "정부가 자신의 평판을 보호하기 위해 명예훼손을 제기한 것은 위험하고 위헌적인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PD수첩>은 2003년 SBS나 2007년 신동아를 상대로 검찰이 압수수색을 실시하려다 기자들의 완강한 반대에 무산된 것을 들면서, 당시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이 "언론이 언론으로 사명을 다하기 위해 취재원 보호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검찰이 언론자유를 수호하는데 앞장서지는 못할지언정 언론자유를 압살하는 '민주주의의 적'이 돼서는 곤란하다"고 비판한 예를 들었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부는 중요한 것과 지엽적인 것을 혼동하고 있다"며 "아레사 빈슨의 사망 원인이 촛불의 직접 원인이었다면 그 사실이 밝혀졌을 때 촛불이 꺼졌어야 했다. 문제의 핵심은 정부의 졸속 협상과 미국내 심각한 검역 실태에 있다"고 지적했다.

김호기 교수는 "<PD수첩>은 지난 4월 정부의 졸속 협상, 한미 쇠고기 협상이 갖는 의미를 그대로 설득력있게 보여줬다. 국민에게 검역 주권이 무엇이고 왜 중요한지, 정부에게는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지 보여줬다"며 "국민은 의식이 높아진 반면 정부는 문제의 핵심을 보지 못했다. 정부의 태도가 바뀌지 않는 한 문제는 해결되기 어렵다"고 했다.

송일준 PD는 "저희 <PD수첩>에게 번역을 똑바로 하라, 흠없는 방송을 하라고 하면 달게 질책을 받겠다. 이를 양분삼아 더 나은 방송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그러나 그렇게 만들어진 방송은 권력의 감시,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해야함은 자명하다. <PD수첩>은 더 노력하겠다"고 방송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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