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벨로 의장은 베네수엘라 의회 전체 의석 165석 가운데 차베스의 지지 세력이 다수를 차지한 상황에서 무난히 당선됐다. 차베스 대통령이 오는 10일로 예정된 취임식에 참석하지 못하고 다른 형태의 대통령 취임 선서도 하지 못할 경우 헌법에 따라 국회의장인 카벨로 의장이 직무를 대신하게 된다.
이에 앞서 니콜라스 마두로(Nicolas Maduro) 부통령은 베네수엘라 국영TV에 출연해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10일에 취임 선서를 하지 않고도 계속 대통령직에 남아 있을 수 있다고 말하며 야권의 반발을 샀다. 마두로 부통령은 "헌법은 규정된 취임식 날짜 이후에도 최고재판소(대법원)를 통해 취임 선서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 지난 5일(현지시간) 국회의장으로 연임된 카벨로 국회의장이 대중들을 상대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
이에 야권은 차베스가 제대로 취임을 못하면 국회의장이 대행으로 국가를 이끌어야 한다고 반발했다. 그런데 국회 의장 역시 카벨로가 연임되면서 야권의 입지가 축소되는 형국이다.
베네수엘라 헌법에는 국회에서 취임 선서를 못할 경우 대법원을 통해 대신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이 명시돼 있다. 이에 따라 재판관들이 직접 쿠바로 가 병상에 누워 있는 차베스 앞에서 선서를 받을 수 있다는 식의 다양한 주장들이 제기돼 왔다.
차베스, 14년 집권 마무리하나
차베스는 2011년 6월 처음으로 암 치료를 받았다. 당시 쿠바 방문 중 골반 부위에서 종양이 발견돼 첫 수술대에 올랐다. 첫 수술 이후 차베스는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자신의 건강에는 별 이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2012년 2월 말에 종양이 발견돼 또 다시 수술대에 올랐고 작년 12월 상태가 악화되면서 다시 쿠바로 건너가 수술을 받았다.
수술 이후 회복과정에서 끊임없이 차베스의 건강 악화설이 제기됐다. 급기야 지난 3일(현지시간) 에르네스토 비예가스((Ernesto Villegas) 통신정보장관은 베네수엘라 국영TV에 출연해 차베스의 건강 상태가 위중하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차베스가 심각한 폐 감염에 따른 합병증과 호흡 곤란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로선 차베스가 수일 내에 크게 호전되지 않는 이상 취임식 참석은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만약 차베스가 10일로 예정된 취임식에 참석하지 못하고 사망할 경우 국회의장이 직무 대행을 맡게 되며 30일 이내에 대통령 선거를 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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