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열린 우주와 닫힌 우주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열린 우주와 닫힌 우주

[최무영의 과학이야기] <67> 우주의 기원과 진화 ②

그러면 우주는 어떻게 탄생했고,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 것인가? 우주의 기원과 진화는 매우 흥미로운 문제입니다. 현재 우주는 불어나고 있으므로 시간을 되짚어서 거슬러 올라가보면 언젠가 우주가 한 점에서 시작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른바 '태초'에 우주가 한 점에서 시작해서 불어나게 되었는데 이를 대폭발이라 부른다고 했지요. 관측 결과에 따르면 대폭발, 곧 우주의 탄생은 지금부터 137억 년 전의 사건입니다. 그러니 현재 우주의 나이는 137억 살이라고 할 수 있지요.

137억 년 전에 대폭발로 우주가 탄생해서 계속 불어나고 있는데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끝없이 불어나거나, 아니면 불어나다가 언젠가는 다시 줄어들거나하는 두 가지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끝없이 불어나는 우주를 열린 우주(open universe)라 하며, 어느 이상 불어나지 않는 우주를 닫힌 우주(closed universe)라고 합니다.
▲ 그림 1: 닫힌 우주, 열린 우주, 평평한 우주

여기서 닫힌 우주는 유한하지만 둘레는 없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2차원의 예로 11강 그림 5의 지표면, 곧 지구 같은 공의 겉면을 생각해 봅시다. 그림 1의 위에 다시 보였듯이 굽음율이 양(+)인 공의 겉면은 넓이가 유한합니다. 그러나 둘레나 끝이 없습니다. 어느 한 점에서 출발해서 아무리 가 봐도 끝으로 막히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유한하지만 둘레는 없지요. 한편 열린 우주는 끝없이 커지므로 당연히 둘레가 없습니다. 이를 2차원에서 생각하면 11강 그림 4에 보인 말안장 같은 면에 해당하지요. 그림 1의 가운데에 다시 보였듯이 음(-)의 굽음율(curvature)을 가졌습니다. 물론 두 가지 사이에 보통의 유클리드기하학이 성립하는 굽음율이 0의 평면을 생각할 수 있지요. 이 경우도 끝없이 커지므로 열린 우주에 해당합니다. 이는 그림 1의 아래에 나타내었습니다.

이들은 간단하게 2차원에서 생각한 것인데, 이를 3차원 공간이나 시간까지 더해서 4차원 시공간으로 확장할 수 있습니다. 그릴 수는 없으나 상상할 수는 있겠지요. 정리하면 열린 우주는 로바체브스키-볼리아이 기하학이 성립하는 쌍곡선적 시공간이고, 닫힌 우주는 리만기하학이 적용되는 타원적 시공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사이에 유클리드기하학으로 기술되는 평평한 시공간을 지닌 우주가 있는데 이렇게 다소 특별한 경우도 열린 우주이지요.

그러면 우리 우주는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까요? 앞 강의에서 우리의 해는 빨강장다리별이 되고 결국 하양잔별이 되리라 지적했습니다. 이에 따라 지구의 종말이 어떻게 될지 생각해 보았지요. 이번에는 시시하게 지구 정도의 종말이 아니라 우주 전체의 종말이 어떻게 되느냐 살펴보자는 겁니다.

현재 관측에 의하면 우주는 불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주의 물질 사이에는 중력이 작용하므로 서로 끌어당기고 있겠지요. 따라서 지금은 불어나고 있지만 중력 때문에 불어나는 빠르기는 느려질 것입니다. 만일 중력이 충분히 강하면 언젠가는 불어나기가 멈추고 그 다음부터는 중력 때문에 도리어 줄어들게 될 것입니다. 한편 중력이 강하지 않고 처음에 매우 빠르게 불어났다면 점점 멀어지면서 중력은 더 약해지니까 계속 불어나게 되겠지요. 따라서 두 가지 가능성 중에 어떻게 될 것인지는 현재 얼마나 빨리 불어나고 있는가와 우주의 물질이 얼마나 많은가에 의해 정해집니다. 우주에 물질이 충분히 많다면 서로 당기는 중력이 강하므로 우주는 언젠가 다시 줄어들게 됩니다. 우주에 물질이 많지 않으면 중력이 강하지 않으므로 끝없이 불어나게 되지요.

구체적으로는 현재 우주의 물질의 밀도
가 어느 정도 되느냐에달려 있습니다. 불어나는 빠르기를 나타내는 허블상수
가 주어져 있을 때 밀도의 고비값은
로 주어져서 현재 관측된 값은
입니다. 우주의 밀도가 이 고비밀도
보다 작다면 물질이 별로 없는 경우로서 우주는 끝없이 불어나서 열린 우주가 됩니다. 반면에 우주의 밀도가 보다 크면 중력이 충분히 강하므로 우주는 언젠가는중력에 의해 줄어들게 되고 닫힌 우주에 해당합니다. 흔히 밀도를 고비값으로 나타내어
로 정의하는데 Ω < 1이면 열린 우주이고 Ω > 1이면 닫힌 우주가 되지요. 그 경계인 Ω = 1은 평평한 시공간을 지닌 열린 우주에 해당합니다. 이를 그림 2에 보였습니다. 열린 우주에서 특히 Ω = 0인 경우는 물질이 전혀 없는 극한으로 드시터de Sitter우주라 부릅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