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7억 년 전에 대폭발로 우주가 탄생해서 계속 불어나고 있는데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끝없이 불어나거나, 아니면 불어나다가 언젠가는 다시 줄어들거나하는 두 가지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끝없이 불어나는 우주를 열린 우주(open universe)라 하며, 어느 이상 불어나지 않는 우주를 닫힌 우주(closed universe)라고 합니다.
여기서 닫힌 우주는 유한하지만 둘레는 없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2차원의 예로 11강 그림 5의 지표면, 곧 지구 같은 공의 겉면을 생각해 봅시다. 그림 1의 위에 다시 보였듯이 굽음율이 양(+)인 공의 겉면은 넓이가 유한합니다. 그러나 둘레나 끝이 없습니다. 어느 한 점에서 출발해서 아무리 가 봐도 끝으로 막히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유한하지만 둘레는 없지요. 한편 열린 우주는 끝없이 커지므로 당연히 둘레가 없습니다. 이를 2차원에서 생각하면 11강 그림 4에 보인 말안장 같은 면에 해당하지요. 그림 1의 가운데에 다시 보였듯이 음(-)의 굽음율(curvature)을 가졌습니다. 물론 두 가지 사이에 보통의 유클리드기하학이 성립하는 굽음율이 0의 평면을 생각할 수 있지요. 이 경우도 끝없이 커지므로 열린 우주에 해당합니다. 이는 그림 1의 아래에 나타내었습니다.
이들은 간단하게 2차원에서 생각한 것인데, 이를 3차원 공간이나 시간까지 더해서 4차원 시공간으로 확장할 수 있습니다. 그릴 수는 없으나 상상할 수는 있겠지요. 정리하면 열린 우주는 로바체브스키-볼리아이 기하학이 성립하는 쌍곡선적 시공간이고, 닫힌 우주는 리만기하학이 적용되는 타원적 시공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사이에 유클리드기하학으로 기술되는 평평한 시공간을 지닌 우주가 있는데 이렇게 다소 특별한 경우도 열린 우주이지요.
그러면 우리 우주는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까요? 앞 강의에서 우리의 해는 빨강장다리별이 되고 결국 하양잔별이 되리라 지적했습니다. 이에 따라 지구의 종말이 어떻게 될지 생각해 보았지요. 이번에는 시시하게 지구 정도의 종말이 아니라 우주 전체의 종말이 어떻게 되느냐 살펴보자는 겁니다.
현재 관측에 의하면 우주는 불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주의 물질 사이에는 중력이 작용하므로 서로 끌어당기고 있겠지요. 따라서 지금은 불어나고 있지만 중력 때문에 불어나는 빠르기는 느려질 것입니다. 만일 중력이 충분히 강하면 언젠가는 불어나기가 멈추고 그 다음부터는 중력 때문에 도리어 줄어들게 될 것입니다. 한편 중력이 강하지 않고 처음에 매우 빠르게 불어났다면 점점 멀어지면서 중력은 더 약해지니까 계속 불어나게 되겠지요. 따라서 두 가지 가능성 중에 어떻게 될 것인지는 현재 얼마나 빨리 불어나고 있는가와 우주의 물질이 얼마나 많은가에 의해 정해집니다. 우주에 물질이 충분히 많다면 서로 당기는 중력이 강하므로 우주는 언젠가 다시 줄어들게 됩니다. 우주에 물질이 많지 않으면 중력이 강하지 않으므로 끝없이 불어나게 되지요.
구체적으로는 현재 우주의 물질의 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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