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메릴랜드 대학 조사에서 세계에서 가장 신뢰받고 있는 지도자로 선정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짐바브웨 사태로 인해 시험대에 올랐다.
현재 짐바브웨에서는 대통령 선출을 위한 결선투표(27일)을 앞두고 독재자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의 공권력이 주도하는 폭력사태가 전역에 퍼지고 있다.
야당 후보를 지지하는 주민들은 투표를 강행할 경우 목숨을 내놓을 각오를 해야 할 정도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것이다.
국제사회는 이런 분위기 속에서는 치러지는 투표는 결코 민주적 선거가 될 수 없다며 무가베 대통령의 자제를 촉구하고 있다.
급기야 반기문 총장은 18일(현지시간) 유엔 총회 연설을 통해 "최근 짐바브웨에서는 야당 지도자가 체포되는 등 폭력 사태가 빗발치고 있다"면서 "이 같은 폭력 사태는 대선 결선투표 결과의 합법성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공개 경고하고 나섰다.
무가베 대통령은 지난 3월 29일 치러진 대선에서 야당 후보인 모건 츠방기라이 민주변화동맹(MDC) 총재에게 뒤졌으나, 어느 후보도 과반수 득표를 못해 결선투표를 하게 됐으나 무가베 대통령이 정상적인 투표로는 승산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 지지자 수백 명, 살해· 실종
이에 따라 무가베 대통령은 경찰 및 군인들을 동원해 MDC 선거구 관리자들을 총살하라고 지시를 내리는 등 현재까지 100여 명을 살해하고, 200여 명이 실종되고 수천 명이 구타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특히 짐바브웨 경찰은 MDC의 텐다이 비티 사무총장을 국가반역죄로 체포하고, 선거 유세를 교묘하게 무산시키는 등 탄압을 자행하고 있다. 심지어 독립적인 선거감시단체 관계자들이 실종되는 사건도 일어났다.
반면 무가베 대통령은 관영 언론과 대통령 전용 헬리콥터까지 동원해 대대적인 선거운동을 자유롭게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현지 언론 감시단에 따르면 관영 방송은 무가베 대통령에 유리한 내용만 집중적으로 보도하고 야당 후보에 대해서는 폭력을 선동하는 반역자로 묘사한 편파 방송을 일삼고 있다.
사태가 갈수록 악화되자 타보 음베키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도 이날 짐바브웨를 전격 방문해 무가베 대통령을 만나 자제를 촉구했다.
그동안 국제사회는 짐바브웨에 대한 영향력이 큰 남아공의 대통령이 보다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줄 것을 요청해 왔다.
음베키 대통령은 츠방기라이 총재와도 접촉해 무가베 대통령과 정치적 타협을 하게 하는 길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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