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당선 가능성, 50% 첫 돌파

미 역사학자들 "매케인이 승리한다면 이변"

미국의 첫 흑인대통령 후보로 오는 11월 본선에 진출하게 된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의 대선 승리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 처음으로 승리 가능성이 50%를 넘어서는가 하면, 민주당 경선 내내 침묵했던 앨 고어 전 부통령이 마침내 공식적으로 오바마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갤럽이 지난 9~12일 18세 이상 성인남녀 8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설문 조사에 따르면 오바마는 "누가 승리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서 52%의 응답자 지지를 얻어 41%에 그친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11%포인트 차로 크게 앞섰다.
  
  이는 지난 11일 NBC-월스트리트저널(WSJ) 공동조사에서 오바마가 47%, 매케인이 41%의 지지를 얻었던 것에 비해 격차가 더 벌어진 것이다.
  
  고어, 마침내 오바마 지지 선언
  
  오바마는 남녀, 연령층, 무당파 등 다양한 유권자층에서 고르게 매케인보다 높은 지지를 얻었다. 이번 대선의 중요한 변수중 하나인 '무당파' 중에서는 50%가 오바마 승리를 예상한 반면 매케인 승리를 점친 응답자는 41%에 머물렀다.
  
  오바마는 노년층 유권자 사이에서 고전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55세 이상 응답자들의 55% 지지를 얻어, 같은 연령층으로부터 36%의 지지를 받은 매케인을 따돌렸다.
  
  또한 오바마는 남성 설문자의 50%, 여성 설문자의 44%로부터 대선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대답을 이끌어내 남성에서 44%, 여성에서 38%를 지지를 견인한 매케인을 앞섰다.
  
  또한 민주당은 물론 미국 정계에 여전히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앨 고어 전 부통령은 16일 오바마 캠프에 보낸 서한을 통해 "지금 현 시점부터 선거일까지 나는 오바마 의원이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도록 모든 일을 다할 것"이라며 공개 지지를 선언했다.
  
  고어는 "오바마는 변화가 백악관이나 의회가 아니라 국민이 떨쳐 일어나 행동을 취할 때 비로소 시작된다는 것을 아는 인물"이라고 지지 이유를 밝혔다.
  
  "오바마 당선 가능성, 프랭클린 루스벨트와 맞먹어"
  
  한편, 미 정치전문 인터넷신문 <폴리티코>는 미국의 역사학자들 사이에서 오바마의 당선 가능성이 미 대선 사상 그 어느 때보다 높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 전해 주목된다. 오바마는 1932년 대공황의 시기에 프랭클린 루스벨트 민주당 후보에 맞먹는 당선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미 역사학자들의 다수 의견이라는 것이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지난 여섯 차례 연속 대선 결과를 정확하게 맞춘 앨런 리히트먼 아메리칸 대학 교수는 "오바마가 압도적으로 승리할 것"이라면서 공화당 후보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지난 80년 대선에서 득표율 41%로 참패한 지미 카터와 비슷한 성적밖에 얻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앤 호프 몬태나 주립대학 교수도 매케인이 지난 68년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휴버트 험프리가 인기 없는 린든 존슨 대통령 정권에서 부통령을 하다가 출마해 공화당 후보인 리처드 닉슨에게 완패한 사례를 반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앨런 아브라모비츠 에머리대 교수 역시 "매케인의 승산은 80년의 카터나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공화당 후보에게 참패한 52년의 아들라이 스티븐슨 민주당 후보로와 거의 같다'면서"매케인이 이긴다면 이변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정당이 세 번 연속 집권한 경우도 거의 없다는 통계도 매케인에게 불길하다. 20세기 이후 미국 대선에서 한 정당이 세 번 연속 집권한 경우는 두 번(민주당 프랭클린 루스벨트 4선, 공화당 로널드 레이건의 재선에 이은 같은 당 소속 아버지 부시의 한 차례 집권)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