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지난 9일부터 임기 마지막이 될 유럽순방을 시작하면서 처음으로 자신의 '호전적 이미지'에 대해 후회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탈리아에서 대규모 항의시위를 겪는 수모를 피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12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현재 이탈리아에서는 반전 운동가들을 비롯한 대규모 시위대가 부시 대통령의 이날 로마 방문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 베네딕트 교황과의 회담에 항의하는 대규모 거리 행진을 예고하고 있다.
수천 명 경찰병력, 대규모 시위에 대비
이에 따라 이탈리아 정부는 부시 대통령의 이틀간의 방문 기간 동안 민간 항공기의 로마 상공 진입을 금지했으며, 전차 등 대중교통 노선을 변경하는 한편 수천명의 경찰 병력을 배치하는 등 치안 강화에 나섰다.
부시 대통령이 앞서 방문한 슬로베니아와 독일에서는 소규모 시위가 있었을 뿐, 긴장된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았다. 이는 레임덕에 걸린 부시 대통령에 대해 별다른 관심이 없는 탓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들 국가의 정상들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병력 등 더 많은 지원을 지원을 해달라는 부시 대통령의 요구에 난색을 표하거나 최소한의 생색을 내는 입장을 보였다.
반면 이탈리아 국민들은 이라크 전쟁과 관련해 부시 대통령에게 강한 반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특히 이번 부시 대통령의 방문에 대해서 반발이 일고 있는 이유는 부시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태도를 보여온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모종의 선물을 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거센 반대 여론에도 이라크 전쟁 초기에 3000명의 병력을 이라크에 파병하고, 2000명 이상의 병력을 아프가니스탄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으로 지원했다.
베를루스코니, 부시에게 끝까지 충성?
하지만 국내 여론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이탈리아는 베를루스코니가 실각한 이후인 2006년 이라크 주둔 병력을 철수시켰다. 또한 아프간 파병 병력도 독일, 프랑스, 스페인과 함께 탈레반의 반격이 거센 남부에서 비교적 안전한 아프가니스탄 북부 지역으로 이동시켰다.
하지만 지난 4월 총선에서 재집권에 성공한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위해 아프간 병력에 대해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 방식은 아프간에 파병된 이탈리아 병력을 위험 지역에 배치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을 개정하는 방향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부시 대통령 역시 '호전적 이미지'를 걱정했을 뿐 전쟁에 대한 입장은 바꾸지 않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올바른 결정이었으며 이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탈리아에 이어 프랑스, 영국, 북아일랜드 등 16일까지 유럽 순방을 계속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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