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참의원은 11일 오후 본회의에서 민주당과 사민당, 국민신당 등 야3당이 공동 제출한 후쿠다 총리에 대한 문책 결의안을 상정해 찬성 131표, 반대 105표로 가결했다.
참의원의 문책 결의는 내각이나 총리, 각료의 정치적 책임을 묻는 권한이다. 하지만 헌법에 의해 내각 총사퇴나 중의원 해산, 총선거를 요구할 수 있는 중의원의 내각 불신임 결의안과는 달리 법적 구속력은 없다.
후쿠다 총리와 여당 자민당은 문책 결의안을 무시하고 있다. 또한 공동 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은 야권의 총리 문책 결의안에 맞서 중의원에 내각 신임결의안을 제출해 12일 중의원 본회의에서 가결시키는 방식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그러나 야당이 문책 결의안 가결을 명분으로 총리가 출석하는 중·참 양원의 본회의나 위원회를 거부함으로써 국회 심의를 어렵게 하는 정치적 효과가 있다.
이에 따라 낮은 지지율로 고심하고 있는 후쿠다 총리에 대한 구심력도 한층 약화될 뿐더러, 국회가 공전됨으로써 후쿠다 총리의 향후 국정 운영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후기고령자 의료제도나 연금 문제, 방위성의 여러 가지 불상사에 대한 총리의 대응이 상당히 미흡해 더 이상 신임할 수 없다"고 문책 결의안을 낸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야당은 문책 결의안을 기점으로 중의원 해산과 차기 총선거 조기 실시를 노리고 있다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간사장은 "문책 결의안은 내각 불신임결의안과 동등한 가치를 갖고 있다"며 "문책안 가결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서 내각 총사퇴나 중의원 해산을 하지 않으면 일국의 총리로서 부끄러운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오자와 이치로 민주당 대표가 올 가을 당 대표 선거를 앞두고 지지표를 결집하기 위해 강수를 뒀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후쿠다 내각의 지지율이 바닥을 기고 있는 상태에서 총선거를 실시한다면 참패할 것이 뻔한 자민당은 내년까지 중의원을 해체하지 않는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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