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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의 이라크 공약, 실현가능할까

[해외발언대]"이라크, '오바마의 전쟁'이 될 수도"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후보가 당선된다면 '전쟁으로 먹고 사는 나라'라는 미국에 근본적인 변화가 올 수 있을까? 하지만 민주당 경선이 끝나자마자 그가 AIPAC(미국-이스라엘 공공위원회) 연례총회에 달려가 이스라엘의 뜻을 어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읊조리면서 진보진영에서 회의적인 시각들이 대두되고 있다.(☞'오바마도 이스라엘은 무서워' )

'이스라엘 로비단체' AIPAC에서 쏟아낸 그의 발언에 비추어볼 때 적어도 미국의 국익을 위한 '전쟁'에 관해서는 오바마도 공화당의 존 매케인 후보와 별로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비판이다. 오바마는 이스라엘의 수도 예루살렘이 분할되는 방식으로 팔레스타인 독립국가가 건설될 수 없다고 강조해 중동평화협상에 찬물을 끼얹었고,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상황은 용납될 수 없다는 의지를 과시했다.

이에 따라 미국이 조지 W.부시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기 전에 이란을 공격할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하지만, 민주당으로 정권이 바뀌더라도 미국이 이란을 공격할 것은 분명하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심지어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되도 미국의 이라크 정책이 크게 달라질 수 없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오바마는 이라크 정책에서 표면적으로는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와 크게 대조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라크에 미국이 계속 주둔해야 한다는 매케인과는 달리 오바마는 조속한 철군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 버락 오바마 후보는 이라크 주둔 미군 철수를 공약으로 내걸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이와 관련, 진보진영의 정치논객 브라이언 다우닝이 11일 <아시아타임스>에 기고한 글이 주목된다.

그는 <Will it be 'Obama's war'>라는 기고문에서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돼 이라크에서 대규모 철군을 강행하려고 한다면 국내외의 강한 압박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오히려 취임 1년 내에 이라크 정책에 가시적인 변화를 가져오지 못할 경우 이라크 전쟁은 어느새 '오바마의 전쟁'으로 불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바마, 대규모 철군을 약속한 것인가

다음은 이 글의 주요 내용(원문보기)이다.<편집자>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은 대통령으로 뽑히면 이라크 주둔 미군을 철수시킬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얼마나 많은 규모의 병력을 철수시키겠다는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오바마의 공약이 대규모의 철수를 의미하는 것이며, 그가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믿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대규모 철군에는 엄청난 장애물이 버티고 있다. 미국의 차기 대통령이 어느 당에서 나오든, 그는 이라크에서 미국이 상당한 역할을 지속해야 한다는 외부의 커다란 압력에 직면할 것이다. 그 수준은 이라크 주둔 미군 병력을 14만 명 정도에서 조금 줄인 정도가 될 가능성이 크다.

수니파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이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정권을 무너뜨리는 것에 대해 경고한 바 있다. 수니파가 집권한 후세인 정권이 잔혹한 측면이 있었지만, 적어도 중동에서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의 세력이 확장되는 것을 막는 장벽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사우디, 이스라엘 등이 이라크 주둔 미군 철수를 반대하는 이유

후세인이 축출된 후 지정학적인 완충지대가 사라지면서 이란이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수니파 국가에 있는 시아파들을 선동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때문에 사우디는 미국이 이라크에 영구히 머물러 이란에 대항하는 보호자 역할을 해주길 바라고 있다. 이스라엘 역시 그런 입장이다.

이란이 핵무기를 갖는 것에 대해서만 두려워 하는 게 아니라 이란의 영향력 확대도 이스라엘의 큰 걱정거리다. 레바논에는 이란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있고, 팔레스타인에는 수니파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란의 영향권에 놓여 있다.

이에 따라 사우디와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진영에서는 미국이 이라크에 병력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압력을 넣고 있다. 이런 세력은 미국 정계에 큰 영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극복하기 쉽지 않다.

미국의 군부도 이라크에서 대규모로 철수하는 것을 반대할 것이다. 미 군부는 미국의 의회에서 이런 입장에 동조하는 세력, 보수 언론과 싱크탱크들과 연대해 이라크의 미군 주둔을 역설하고 나설 것이다.

미국인들, '패배'를 의미하는 철군을 감수할까

만일 민주당 출신의 대통령이 취임해 미군 철수에 대한 반대를 물리친다면, 그는 군부와 소속 정당 사이에 상당한 대립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 이라크에서 철군하는 것이 패배로 간주된다면 이라크 철군에 반대하는 여론도 상당할 것이다.

1969년 리처드 닉슨이 대통령에 취임했을 때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다수의 미국인들은 베트남 전쟁에 반대하고 철군하기를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철군이 패배를 의미하는 것이라는 단서를 붙여서 물었을 때는 불과 9%만이 찬성했다.

게다가 이라크에서 신속하게 철군한 뒤 시아파와 수니파 사이의 유혈분쟁이 격화되면 오바마에 대한 비난이 거세질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이후 치러지는 선거에서 오바마와 그의 당은 참패를 면치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이유로 민주당도 상당한 규모의 철군에 대해서는 반대할 것이다.

1968년 대선이 끝난 뒤 1년쯤 지나자 베트남 전쟁이 '닉슨의 전쟁'이 된 것처럼 오바마가 당선된다면 이라크 전쟁이 '오바마의 전쟁'이 되지 않도록 하는 문제에 봉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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