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은 특히 시민들의 청와대 행진을 막기 위해 경찰이 설치한 컨테이너 바리케이드를 설치했다고 일제히 전하며,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미국산 쇠고기 문제를 넘어 정책 전반으로까지 번졌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 "이명박 대통령 '공적(公敵) 1호'로 불려"
<뉴욕타임스>는 이날 인터넷판에 촛불집회 소식을 톱뉴스로 걸고 "시위대들은 십대 학생들에서부터 노동조합원, 수녀, 넥타이를 맨 사무직 노동자, 아이들을 업고 나온 부모들 등 한국사회의 다양한 계층을 망라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경찰이 시위에 대비해 2만1000명의 병력을 배치하고 청와대로 가는 길에 컨테이너로 바리케이드를 쳤으나 시위대들은 그곳에 스프레이로 반(反) 이명박 구호를 적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어 이명박 대통령이 6.10 민주화항쟁 21주년 기념사에서 경제 위기를 우려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위대들은 그를 '공적 1호'로 부르며 이 대통령이 국민들의 건강을 담보로 미국에 환심을 사려 했다고 비판한다고 전했다.
신문은 또 이명박 대통령의 부패 혐의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이 그를 대통령으로 선택한 이유는 경제를 살리겠다는 약속 때문이었으나 현재의 국정 난맥상은 이 대통령을 보는 한국인들의 인내심이 다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문은 그러나 촛불시위는 반미시위가 아니고 단지 이명박의 실정에 대한 반대라는 국내 전문가들의 분석을 싣기도 했다.
<알자지라> <BBC>는 방송·인터넷 톱뉴스로
영국 <BBC> 방송은 본 방송은 물론 인터넷 뉴스 사이트에서도 촛불시위 소식을 비중있게 보도하며 광화문 사거리에 컨테이너가 설치됐고, 경찰은 시위대의 컨테이너 점거를 막기 위해 기름을 칠해놨다고 전했다.
<BBC>와 인터뷰한 한 시민은 촛불시위가 비단 쇠고기 수입 문제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이명박 정부의 사유화 정책 등 다른 이슈에 대한 반발의 뜻도 담겨 있다며 "이것은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이라고 말했다.
이 방송은 이어 지난주 실시된 재보선에서 여당이 참패함으로써 이명박 정부가 크게 흔들렸다고 설명했다.
중동의 위성방송인 <알자지라>는 본 방송과 인터넷판에서 촛불집회 소식을 톱뉴스로 전하며 이명박 정부의 내각이 총사퇴 카드를 내놨지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알자지라> 역시 촛불시위가 쇠고기 문제를 넘어 이명박 정부의 전반적인 정책에 대한 반대로 옮겨갔다고 분석하며 화물연대의 파업 소식을 전했다.
이 방송은 또 모래주머니를 가득 채운 컨테이너 박스가 청와대로 향하는 길을 봉쇄했다고 전하며 관련 사진을 게재했다.
주요 통신사 긴급 타전
<로이터> 통신은 한국 경찰이 이날 집회에 대비해 최고 수준의 비상 대기령을 내렸고 수도 한복판에 모래주머니를 가득 채운 컨테이너를 세워두고 물대포까지 준비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또 아시아와 유럽 각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트럭 노동자들의 파업에 이어 한국의 화물연대도 기름값 인상에 항의하는 파업을 계획하고 있다며 한국의 혼란상을 전했다.
이 통신은 "이명박 대통령의 손쉬운 당선은 이 대통령 스스로에게 자기가 하는 일은 완전 무결할 것이라고 생각하게 했으나 그로 인한 오만과 자신감이 한국의 정치지형을 살피는 데 장애가 됐다"라는 강원택 숭실대 교수의 분석을 곁들이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현 정부의 다양한 정책에 대한 민심의 이반으로 순식간에 퍼졌다고 설명했다.
<AP> 통신은 쇠고기 위기가 4개월도 안 된 CEO 출신 대통령 정부를 마비시키고 있다며 경찰이 컨테이너로 청와대길을 막은 사실을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도 경찰이 40피트(약 12미터) 길이의 컨테이너로 시위대의 청와대 진입을 막고 있다며 "이명박 대통령은 쇠고기 문제를 다루는데 있어서도 CEO형 리더십을 발휘했고, 시민들은 그같은 통치스타일에 반감을 가지고 있다"는 현택수 고대 교수의 분석을 전했다.
이 통신과 인터뷰한 35세 직장인은 "이것은 단지 쇠고기 문제 때문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는 국민들의 신뢰를 잃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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