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의 수출 중단을 요청한 것과 관련해 미국은 '한국과 계속 협의하겠다'는 원론적인 말을 되풀이하면서도, 수출업자들의 자율규제를 유도하는 쪽으로 무게를 두고 있는 분위기다.
토니 프라토 백악관 대변인은 3일 "한국 정부의 계획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 대화하고 있다"면서 "우리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미국의 업계와 한국 정부 측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전 슈워브 미 무역대표(USTR)의 대변인인 숀 스파이서는 "4월 합의 사항이 아직 이행되지 않은 것에 대해 분명히 실망하고 있다"면서도 "5개 미국 쇠고기 수출업체가 잠정적으로 30개월 미만 또는 이상을 알려주는 상표를 붙이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스파이서는 "우리는 한국 정부의 요구 사항을 검토하고 있으며, 한국의 우려(concerns)를 해결하기 위해 미 수출업자들과 계속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반응은 30개월 이상 쇠고기의 수출을 미국 행정부가 나서서 중단시켜 달라는 요청을 완곡히 거부하면서 자율규제만 받아들일 수 있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스파이서 대변인이 언급한 쇠고기 수출업자들의 상표 부착은 4개월 동안만 한시적으로 이뤄지는 조치에 불과하다.
백악관의 다른 대변인인 데이너 페리노는 '한국과 미국 쇠고기 시장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내가 협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믿느냐를 묻는 것인가" 되묻는 등 예민한 반응을 보이며 "그들(한국)이 현재 이 문제 논의하고 있고 우리는 이 문제를 매우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다"고만 답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미 의회와 육류업계와도 쇠고기 문제가 진전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숀 매코맥 국무부 대변인은 "우리는 현재의 협정을 계속 추진하려고 한다"면서 "우리는 한국 측에 우려가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코맥 대변인은 한국에서 야당과 시위대들이 전면적인 쇠고기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다는데 미국이 이를 검토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한국의 국내 문제에 뛰어들고 싶지 않다"며 "우리는 한국 정부와 이 문제에 대해 협의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톰 케이시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중요한 것은 한미 양국 정상이 합의한 협정을 이행하기 위해 한국정부와 협의를 계속해 나가는 것"이며 "더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이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 문제에 대한 논의하기가 어렵고 (한국내에) 우려가 있다는 것을 우리는 분명히 이해하고 있다"면서 한국은 "그들의 체제하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분명히 있고 우리는 이를 존중하며 그들과 이 문제에 대해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우리(미국 정부)는 계속해서 이 협정이 추진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다양한 수준에서 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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