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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걸음을 배우려다가 걷는 법을 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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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걸음을 배우려다가 걷는 법을 잊다

막시무스 - 동양의 지혜를 묻다 <106>

어떤 나라의 수도에 살던
청년이 있었습니다.
수도에 살고는 있었지만
그 곳의 문화가
다른 나라의 수도들에 비해 뒤떨어져 있다고 생각하고
늘 부끄러운 마음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문화가 발달한 어느 나라의 수도에 사는 젊은이들이
대단히 멋있고 품위 있게 걷는다는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는 곧바로
멋진 걸음걸이를 배우기 위해
그 어느 나라의 수도로 갔습니다.
그리고 거기 젊은이들이 걷는 모습을 자세히 보면서
흉내 내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끝내
그 걸음걸이를 제대로 배우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그러는 사이에
자신의 원래 걸음걸이도 잊어버려서
엎드려 기다시피 하여
고향으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조(趙)나라의 수도 한단(邯鄲)에 가서
그곳 사람들의 걸음걸이를 배우려다가 실패한
연(燕)나라 청년에 대한 이야기로
장자(莊子)에 실려 있습니다.
연나라는 중국 대륙의 중심부에서
동북쪽으로 멀리 떨어져 있던 외진 나라로
그 곳의 수도였던 수릉(壽陵)의 문화는
조나라의 한단에 비해서
꽤 뒤떨어져 있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장자는
남의 것이 아무리 좋아 보여도
무작정 따라 하려고 하다가는
자기가 원래 갖고 있는 것조차 잃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한단지보(邯鄲之步)'라는 말이 나왔는데요.
서울에 사는 애들한테
뉴욕에 사는 애들처럼 말하고 살라고 가르치면서
서울말도 잊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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