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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아프간 수도까지 침투…대통령 저격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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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아프간 수도까지 침투…대통령 저격 시도

전승 기념식장 귀빈석에 기관총·수류탄 공격

탈레반이 27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열린 전승(戰勝) 기념식장을 공격해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이 피신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로써 아프간 영토의 반 이상을 장악한 것으로 알려진 탈레반은 카불에까지 침투해 대통령 저격을 시도할 정도로 성장했음을 국제사회에 과시했다.

탈레반 공격 책임 시인

사건은 이날 오전 9시 40분(현지시간) 경 카불 중심에 있는 가지스타디움에서 일어났다. 이날은 아프간의 소련 침공 격퇴를 기념하는 '무자헤딘의 날' 16주년 기념일이었다.
▲ 아프간 보안부대원들이 탈레반의 공격에 대항하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군사 퍼레이드가 끝나고 아프간 국가 연주가 시작될 즈음 본부석 맞은 편 건물에 은신하고 있는 괴한들이 카르자이 대통령과 정부 각료, 외교 사절단을 향해 기관총을 난사하고 로켓 추진 수류탄을 투척했다.

이에 현직의원, 10세 어린이 등 3명이 10명이 다쳤지만 카르자이 대통령 등 귀빈들 대부분은 긴급히 피신해 목숨을 건졌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사건발생 직후 TV에 출연해 "다행히 보안군이 빠르게 그들을 포위해 공격에 가담한 사람 중 몇명을 검거했다"며 "상황이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아프간 국방부는 "대통령과 각료들은 물론 행사에 참석했던 현지 주재 외교관들 모두 무사하다"고 밝혔다. 파키스탄 경찰과 군은 괴한들과 총격을 통해 일부를 현장에서 사살하고 1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사건 발생 직후 탈레반은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시인했다. 탈레반 관계자는 <알 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공격에 6명이 가담해 3명이 현장에서 사망했고 3명은 탈출했다고 밝혔다.

탈레반 대변인인 자비훌라 무자히드는 <로이터>와 통화에서 "소형화기와 로켓추진 수류탄으로 무장한 우리 대원들을 보내 카르자에게 발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공격으로 탈레반이 약화됐다는 아프간 정부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주장은 틀린 것으로 판명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탈레반은 지방뿐만 아니라 카불에서도 작전을 펼 수 있다는 능력을 보여줬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AFP>와의 통화에서도 "우리는 자살폭탄 조끼와 소화기로 무장한 6명의 대원을 보냈다"며 "우리가 행사장에서 로켓포를 발포했다"고 말했다.

대통령 경비대에도 탈레반 침투했나
▲ 탈레반과 아프간 보안부대와의 교전중 한 기자가 현장에서 피하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알 자지라>는 탈레반이 공격을 예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사태를 막지 못한 것은 탈레반의 위력을 보여주는 동시에 카불의 보안시스템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입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탈레반의 이번 공격은 카불 시내 외교가에 있는 세레나 호텔에 대한 공격이 있은 지 2개월 여 만에 발생한 것이다.

<알 자지라>는 특히 행사장 주변에 철통같은 경계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사태가 일어난 것으로 보아 대통령 경호부대에까지 탈레반이 침투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총격은 대통령이 피신한 후에도 15분간 계속됐다.

정치분석가인 알리 세라즈는 <알 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경비가 삼엄했지만 괴한들은 군복을 입고 있었다고 들었다"라며 신분증을 반드시 지참해야 하는 등 보안이 철저한 상황에서 이같은 공격이 가능했던 배경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이번 공격은 카불에 대한 완벽한 통제권을 원하고 있는 아프간 정부의 요구에 의구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며 카르자이 정권에 대한 국제사회의 믿음에 손상을 줄 것이라고 이 방송은 전망했다.

카르자이에 대한 암살 시도는 과거에도 서너차례 있었다. 탈레반은 2년 전부터 세력을 재건해 아프간 동부와 남부 지역에서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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