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박한 아이가 있었습니다.
잠시도 한 곳에 앉아 있지 못하고
입을 열면 엉뚱한 소리를 하고
행동도 경솔했습니다.
그 부모가 늘 걱정하며 꾸짖었지만
좀처럼 고쳐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가
허리춤에 작은 방울 하나를 달고 나타났습니다.
사람들이 까닭을 묻자
아이가 답했습니다.
"몸을 움직여 소리가 날 때마다
저의 행동을 경계하고자 달았습니다."
그 후 그는
한시도 방울을 몸에서 떼어내지 않고 지내며
방울 소리가 들릴 때마다
마음을 다잡고 행동을 조심하였습니다.
그러자 시간이 지나갈수록
방울 소리가 점점 줄어들었고
중년에 이른 후에는
방울이 자신의 몸처럼 되어
방울 소리가 거의 울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조선시대 이상의(李尙毅)라는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방울을 달고
자신의 마음과 행동을 경계했던 이상의는
선조와 광해군 시절을 거치면서
이조와 형조의 판서까지 지내게 됩니다.
이런 이상의의 일화에서
"방울을 차고 스스로를 경계한다."는 뜻의
'패령자계(佩鈴自戒)'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우레 같은 소리를 내고 돌아다니며
남의 잘못을 고쳐 주겠다고
나서는 사람은 많지만
조그만 방울이라도 달아
자신의 잘못을 고치겠다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려운데요.이상의 같은 사람이 많아진다면
세상은 훨씬 조용해지고
빨리 좋아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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