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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산은 한 줌의 흙도 버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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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산은 한 줌의 흙도 버리지 않는다

막시무스 - 동양의 지혜를 묻다 <92>

태어난 나라를 떠나 다른 나라로 가서
그 나라에서 외국인에게 주는 가장 높은 자리인
객경(客卿)이라는 벼슬을 하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와 마찬가지로
외국인의 신분으로 벼슬을 하던 어떤 사람이
왕을 속여 자신의 모국을 이롭게 한 일이 발각되었습니다.
그 일을 계기로
벼슬을 하는 외국인들을 모두 내쫓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객경의 자리에 있던 사람도
자연히 그 대상이었습니다.
그러자 그는 왕에게 다음과 같은 상소를 올렸습니다.
"제가 듣건대
태산(泰山)은 한 줌의 흙도 사양하지 않아
그렇게 높은 것이며
하해(河海)는 작은 물줄기도 가리지 않아
그렇게 깊은 것이라고 합니다.
이 나라에서 나지 않는 물건 중에 좋은 것이 많고
이 나라에서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충성하려는 인재들도 많습니다.
지금 그들을 내쫓아 적국을 이롭게 하면
뒤늦게 나라를 구하려 해도 늦습니다."

초(楚)나라 출신으로
진(秦)나라 왕의 신임을 얻어
객경의 자리에 올랐던 이사(李斯)의 이야기로
사기(史記)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사의 상소를 읽은 진나라 왕 정(政)은
그의 말을 받아들여
이사는 물론 다른 외국의 인재들도 내쫓지 않고
계속 중용해서 썼습니다.
그 왕이 바로
후에 중국 전체를 통일한
진시황(秦始皇)이었는데요.
이사가 말한
한 줌의 흙도 버리지 않는 태산처럼
외국인이라도 능력만 있다면 버리지 않았던 그의 태도가
중국을 통일하는 데
큰 힘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사와 진시황의 이 고사에서
"큰 뜻을 지닌 사람은
그만큼 큰 도량을 가져야 한다."는 뜻의
'태산불사토양 (泰山不辭土壤)'이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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