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로부터 칭찬을 받는
어떤 관리가 있었습니다.
하루는 그의 동생이 한 지방의 책임자로 임명되어
길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형이 동생에게 물었습니다.
"우리 형제가 모두 황제의 신임을 받아
관직을 얻게 된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그만큼 우리를 시기하는 사람들도 많다.
너는 그런 시기를 줄이기 위해
어떻게 처신하면 좋다고 생각하느냐?"
동생은 "혹시 남이 내 얼굴에 침을 뱉더라도
결코 화내지 않고 잠자코 닦으며
매사를 그런 식으로 처리하겠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그러자 형이 다시 말했습니다.
"내 걱정이 바로 그것이다.
어떤 사람이 네게 침을 뱉는다면
네게 크게 화가 났기 때문일 것인데
네가 그 자리에서 바로 침을 닦아 버리면
그는 더 크게 화를 내게 될 것이 분명하다.
침은 닦지 않아도 그냥 두면 저절로 마르게 되니
그런 때는 웃으면서 그냥 두는 게 제일이다."
'십팔사략(十八史略)'에 소개된
누사덕(婁師德)이라는
당(唐)나라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대주자사(代州刺史)로 떠나는 동생에게
누사덕이 해 준 이 이야기에서
'얼굴에 묻은 침은 저절로 마른다.'는 뜻의
'타면자건(唾面自乾)'이라는 말이 나왔는데요.
세상살이를 하는 데
인내가 얼마나 중요한 덕목인지를 깨우치는 말로
흔히 풀이되고 있습니다.
물론 보통 사람이 이런 경지에 오르기는
말처럼 쉽지 않지요.
그런 까닭에
얼굴에 침 안 묻히고 다니는 사람은 많지만
남과 다투지 않고 사는 사람은
적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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