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개성공단 남북 교류협력 협의사무소에 상주하는 남측 요원 전원의 철수를 요구해 남측이 이를 수용했다.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은 27일 북측이 '핵 해결없인 개성공단을 확대하기 어렵다'는 김하중 통일부 장관의 발언을 문제 삼아 26일 남북교류협력사무소 남측 요원들에게 3일 내에 전원 철수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는 27일 새벽 1시 경 시설관리 요원 2명만 남기고 상주 인원 11명 전원을 철수시켰다.
그러나 북측은 남측 당국자 11명만 나가달라고 했을 뿐, 중소기업진흥공사 및 코트라에서 파견된 민간 인원 3명의 잔류는 허용해 이번 조치가 남측 당국에 대한 항의의 뜻임을 분명히 했다. 정부 당국자는 "현재까지 민간에 대한 요구는 없다"고 밝혔다.
정부 소식통은 "북측이 경협 사업에 대한 우리 측의 도전적인 자세를 문제 삼으며 당국과는 더 이상 일을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당국자들의 철수를 요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하중 장관은 지난 19일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 20여명과의 간담회에서 "북핵 문제가 타결되지 않고 문제가 남는다면 (이 사업을) 확대하기 어렵다"라며 "이 사업이 잘되고 안 되고는 우리가 아니라 북측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26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도 개성공단 2단계 추진을 포함한 지난해 남북정상선언(10·4 선언)의 주요 합의사항을 보고하지 않았다.
개성공단의 현재 규모는 3.3㎢(100만 평)이다. 남북은 지난해 12월 이를 5㎢ 규모로 확대하는 2단계 부지 지질 조사에 착수했고, 올해 부지 조성 공사를 마친 뒤 2011년 입주 기업을 가동시킨다는 계획을 마련한 상태다.
2005년 10월 문을 연 경협사무소는 남측에서는 통일·재경·산자부와 코트라·무역협회 등 민관합동으로 직원을 파견했고, 북측에서는 1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경협사무소는 분단 이후 최초로 북측에 개설되는 남북 당국 차원의 첫 상설기구로, 민간 사업자에게는 대북 교역 및 투자 정보를 얻고 상담은 물론 직거래가 가능한 통로며 당국 입장에서는 경협문제를 상시 협의할 수 있는 채널로 기능하고 있다.
북측은 2006년 미사일 시험 발사에 대한 대응조치로 남측이 쌀과 비료 지원을 유보하자 그해 7월 경협사무소에 상주하던 9명의 북측 인원 가운데 당국 인력 3명을 철수시킨 적이 있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