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의 일을 마음대로 하던 대부(大夫)가 있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힘을 과시하기 위해
군사를 모아
평소 사이가 좋지 않던
이웃의 큰 나라를 공격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계획에 반대하는 자는
사형에 처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장군 하나가
자신을 비웃고 다닌다는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대부는 그 장군을 불러놓고
자신의 계획을 비웃은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면
목숨을 잃을 것이라고 다그쳤습니다.
그러자 장군이 말했습니다.
"제 이웃에 사는 한 남자가
아내와 함께 뽕밭을 지나다가
아름다운 여인을 보게 되었습니다.
남자는 그 여인의 아름다움에 반해
아내를 버려두고 그 여자를 쫓아갔지만
여자가 달아나는 바람에 그냥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집으로 돌아오자 이번에는
그의 아내가 화를 내며 집을 나가 버렸습니다.
저는 홀아비가 된 그 남자를
비웃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춘추시대 진(晉)나라의 대부였던 조간자(趙簡子)가
이웃한 제(齊)나라를 공격하려고 할 때
공로(公盧)라는 장군이 한 이야기입니다.
공로의 말을 듣고 난 조간자는
힘센 나라를 잘못 공격했다가는
그 뜻도 이루지 못하고
자칫 자신이 갖고 있던 권력마저
잃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제나라를 치려는 계획을 취소했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에서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면
자신이 이미 갖고 있는 소중한 것을 잃을 수도 있다는
'추녀실처(追女失妻)'라는 말이 나왔는데요.
어지간히 살면서도
좀 더 가지려 안달하느라
작은 행복조차 누리지 못하는 우리네 삶을
한마디로 표현하는 말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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