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내가 따뜻하니 당신도 따뜻할 것이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내가 따뜻하니 당신도 따뜻할 것이다

막시무스 - 동양의 지혜를 묻다 <86>

사흘 동안 쉬지 않고 눈이 내렸습니다.
그 나라의 군주가 따뜻한 방 안에서
여우 털로 만든 옷을 입고 앉아
눈 내린 경치를 감상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눈이 더 내리면
세상이 더욱 아름다워질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때 한 신하가 들어와
조용히 창밖에 가득 쌓인 눈을 바라보았습니다.
군주는 그 신하도 경치를 즐기고 있다고 여기면서
"올해 날씨는 참 이상하오.
사흘 동안이나 눈이 내려 쌓였는데도
날씨는 봄처럼 따뜻하니 말이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신하는 군주가 입고 있는 여우 털옷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정말 춥지 않은지 물었습니다.
군주가 질문의 뜻을 몰라 아무 대답도 하지 않자
신하가 말했습니다.
"옛날 현명한 군주들은
자기가 배불리 먹으면
누군가 혹시 굶주리지 않을까를 생각하고
자기가 따뜻한 옷을 입으면
누군가 얼어 죽지 않을까를 걱정했으며
자기의 몸이 편안하면
혹 누군가 지쳐 피곤하지 않은지를 걱정했습니다.
그런데 폐하께서는
자신 외에 다른 사람은 전혀 생각하지 않으시는군요."

중국 춘추시대 제(齊)나라의 경공(景公)과
재상으로 있던 안자(晏子)의 이야기입니다.
경공과 안자의 이 이야기에서
자신의 처지에서 다른 사람의 형편을 헤아리는
자기중심적인 태도를 일컫는
'추기급인(推己及人)'이라는 말이 나왔는데요.
여우 털로 만든 옷을 입고
눈이 오는 풍경이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경공의 모습은
내 등이 따뜻하고 배가 부르면
다른 사람들의 등도 따뜻하고 배도 부를 것이라고 '추기급인'하는
우리들의 자화상처럼 여겨집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