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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노무현-블레어-하워드의 전철을 밟을 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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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노무현-블레어-하워드의 전철을 밟을 텐가"

[기고] 이라크전쟁 5주년 국제공동행동으로 모이자

일주일만 지나면 이라크전쟁 발발 5주년이다. 이라크 파병에 반대하는 350여 시민단체들의 모임인 파병반대국민행동은 오는 16일 오후 2시 서울역에서 '국제공동반전행동' 집회를 연다.

세계 주요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리는 공동행동의 일환으로 열리는 이번 집회에서 참가자들은 미국의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점령 종식과 한국군 철수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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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6 국제공동반전행동 관련 동영상 보기)

국제공동반전행동을 앞두고 파병반대국민행동 기획단의 김광일 씨가 이날 집회의 의미에 대한 글을 보내왔다.

김광일 씨는 이 글에서 "4월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에서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이라크 주둔 연장을 요청할 것"이라며 "이 대통령이 이라크 파병으로 몰락한 노무현 대통령과 전쟁 동맹국의 정치지도자들의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편집자>


"희망이 돌아오는" 이라크라고?

2003년 3월 20일 미국의 "충격과 공포" 작전이 시작된 이래로 이라크 점령은 5년 동안 계속되고 있다. '3.16 국제공동반전행동'을 준비하면서 최근 말 그대로 등골이 오싹해지는 글을 읽었다.

"이라크 아이들 8명 중에 한 명은 다섯 살이 되기 전에 죽는다. 2005년에만 이라크 어린이 12만 2000명이 죽었다. 이라크 NGO '이라크 가족 협회'의 1월 보고서에서 따르면 매주 두 명의 아이들이 부모에 의해 '판매'된다. 그리고 매주 4명의 아이들이 실종된다. 많은 경우 아동 노동이나 성노예로 매매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유엔아동기금에 따르면, 이라크 전역에서 오직 40%의 어린이들만이 안전한 물을 마실 수 있다. 약 7만 7000명의 어린이들은 임시 숙소에서 가족과 살고 있다."


- 3월 10일 다르 자마일(Dahr Jamail)과 아메드 알리(Ahmed Ali)가 쓴 "아이들이 죽고 있다"

이것이 바로 올 초 중동을 방문했을 때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말했던 "희망이 돌아오고 있는" 이라크다.

점령 5년 동안 얼마나 많은 이라크인들이 죽었는지 정확한 통계조차 없다. 그저 의학 연구소들이 표본조사에 의해 추출한 추정치만 있을 뿐이다. 이에 따르면 최대 120만명이 점령으로 죽었다. 유엔 통계에 따르면 400만명 이상이 난민이 돼 이라크 혹은 접경국을 떠돌고 있다.

빈곤 수준은 세계의 최대 빈곤 지역인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지역과 비등해져서, 인구의 54%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연명하고 있다. 이라크 정부의 공식 통계에 따르더라도 실업률이 60%를 넘는다. 점령은 이라크인들의 삶을 철저하게 파괴하고 있다.

점령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게다가 부시는 이라크에 대한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지난해 이른바 저항세력을 소탕하기 위해 3만명 규모의 미군을 증파했다. 지난해 점령군의 공중 폭격은 한 해 전에 비해 6배가 늘었다. 또한 부시는 최근 7월로 예정됐던 이라크 주둔 미군 병력 감축 계획이 현지 사령관들의 권고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10월에 있을 이라크 지방 선거가 치안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이유다.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이 정권을 잡는다 하더라도 근본적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민주당의 전쟁 정책이 부시나 공화당의 그것과 근본적 차이가 있지 않기 때문이다. 힐러리 클린턴은 이라크 전쟁을 지지하며 2002년 부시에게 전쟁 선포권을 부여한 결의안에 찬성했다.

버락 오바마는 단계적 철군을 말하지만, 이것은 전쟁에 반대해서가 아니라 미국의 승리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바마는 2005년과 2006년에 이라크 전비를 조건 없이 승인해 달라는 부시의 요청을 지지하기도 했다.

부시, 이명박 대통령 만나자마자 파병 얘기할 것

'테러와의 전쟁'은 먼 중동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의 국내 정치 문제이기도 하다.

미군 점령 5년은 한국군 파병 5년이다. 한국 정부는 점령 5년 동안 연인원 1만6000명을 이라크에 파병했다. 김대중 정부는 2001년 11월 아프가니스탄 카불 함락 이후 곧바로 그곳에 군대를 보냈고, 지금도 점령군이 주도하고 있는 지역재건팀(PRT)이라는 이름으로 사실상 파병을 유지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김대중과 노무현이 닦아 놓은 '테러와의 전쟁 동맹 고속도로'에서 불도저마냥 질주하려 한다.
▲ 자이툰 파병 연장에 반대하는 청소년들의 시위 ⓒ연합뉴스

자신은 친미(親美)도 친중(親中)도 아니고 국익만을 고려한다는 이른바 "실용주의"라고 말했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친미·친제국주의 전통을 충실히 계승하고 있다는 건 지금까지 보여 온 모습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 직후 한나라당은 "기름밭 위에 떠있는" 자이툰의 파병 연장을 주도했다. 그것도 모자라 국회의 동의조차 거치지 않고도 언제든 파병할 수 있는 상시파병법을 추진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올해 종료되는 자이툰 파병 시한을 상시파병법을 이용해 연장하려 할 수도 있다.

더 황당한 소식은 최근 국방부가 해외 테러집단에 납치된 재외국민을 구출하기 위한 군사작전 부대 운용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이명박 정부가 아프간 피랍 사태에서 얻은 '교훈'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총선이 끝나자마자 미국으로 건너가 부시와 정상회담을 갖는다. 한미정상회담에서도 '테러와의 전쟁' 지원 문제는 핵심 의제가 될 듯하다. 정부의 핵심 관계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및 쇠고기 개방 등 통상외교가 현안이지만 이에 앞서 이라크 파병 등 전통적 군사동맹이 회담 테이블에 먼저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신문> 3월 11일치)

이처럼 '테러와의 전쟁' 동맹을 유지하고 더 강화하려 한다는 것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중대한 난관이 될 수 있다. 이라크 파병 때문에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 위기가 시작됐고 더욱 심화됐다는 것을 보면 분명해진다.

점령 5년과 파병 5년은 달리 말해 저항과 투쟁의 5년이기도 했다. 이 때문에 부시와 그의 동맹국 수뇌들은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부시와 함께 전쟁을 시작했던 그들은 이제 정치 인생을 마감했고, 부시의 국내 정치적 위상도 바닥이다.

이 혹독한 대가를 무시한다면 친미 '불도저' 이명박도 같은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다. 부시의 전쟁과 그의 충직한 동맹자인 이명박 대통령에게 항의하는 정의와 평화의 외침을 높여야 할 것이다. 3월 16일 그래서 우리는 전 세계 반전 운동과 함께 행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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