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스피처 주지사는 뉴욕 맨해튼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내 자신에게 기대됐던 것처럼 살아오지 못한 것을 깊이 사과한다"며 잘못을 시인하고 "내 개인의 잘못이 다른 사람들의 일을 방해하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스피처 주지사는 지난 2월 13일 워싱턴 메이플라워 호텔에서 고급 매춘조직인 '앰퍼러스클럽 VIP'을 통해 여성을 소개받아 성매매한 사실이 연방검찰에 포착되고, 지난 10일 <뉴욕타임스>가 폭로기사를 내보내자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잘못을 시인했으며 이후 강한 사임 압력을 받아왔다.
무엇보다 스피처 주지사는 1999년부터 2006년까지 2차례 연임한 검찰총장 시절 월스트리트의 부패와 싸우면서 '월가의 저승사자'로 불린 인물이었고, 주지사 취임 이후에도 윤리개혁 등을 강조하며 주정부의 부패 추방을 주창해왔기 때문에 그를 추앙하던 많은 이들에 실망을 주었다.
화대에 사용된 수만 달러, 돈세탁방지법 위반혐의
아직 그는 선거자금이나 주 정부 예산을 성매매에 활용한 증거가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연방수사국(FBI)은 그가 송금한 화대 4만 달러가 여러 계좌를 거친 점은 실정법인 연방 돈세탁방지법 위반행위라고 지적하고 있어 본격 수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돈세탁방지법에 따르면 4만 달러의 거래는 10~18개월의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는 금액이다. 이때문에 스피처가 비교적 신속하게 사퇴의사를 밝힌 것도 검찰의 기소를 면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2006년 취임한 스피처 주지사의 사임은 17일 공식적으로 이뤄지는데, 이번 파문으로 데이비드 패터슨(53) 부지사가 뉴욕주 최초의 흑인 주지사가 되는 기록을 낳게 됐다. 그는 2010년 말까지 남은 주지사 임기를 맡게 된다.
'최초의 흑인 뉴욕주지사' 패터슨, 시각장애 극복한 입지전적 인물
패터슨은 뉴욕에서 오래도록 정치 컨설턴트로 활약하고 뉴욕주 상원의원을 거쳐 지난 2006년 부지사가 됐다. 패터슨은 뉴욕시 브루클린 빈민가에서 태어나 흑인이라는 인종적 불리함은 물론, 갓난아기 시절 앓은 질병 때문에 양쪽 눈이 거의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이라는 장애를 극복한 입지전적 인물로 잘 알려져 았다.
그는 1977년 콜럼비아대를 졸업하고 홉스트라 로스쿨에서 법학을 전공했으며 현재 콜럼비아대 부교수이기도 하다. 아내 미셸 및 두 자녀와 함께 할렘에서 살고 있다.
그가 정치인이 된 것은 유명 정치인이었던 아버지 바실 패터슨의 영향이 컸다. 패터슨은 데이비드 딘킨스 전 뉴욕시장 밑에서 일하다 1985년 할렘이 있는 지역구에서 주 상원의원으로 당선됐으며, 지난 2002년 뉴욕에서 흑인으로는 처음으로 주 상원 민주당 대표가 됐다.
또한 그는 부지사 취임 이후 대체에너지, 줄기세포 연구, 여성 및 소수계 지원 활동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왔다.
특히 줄기세포 연구 지원을 위해 채권을 발행, 최소한 10억 달러를 지원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키는 데 앞장서기도 했다. 패터슨은 미 대선 경선전에서 스피처 주지사와 마찬가지로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을 지원하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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