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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엇을 두려워하는가?

막시무스 - 동양의 지혜를 묻다 <84>

잔혹한 방법으로 사람들을 고문하는 것으로 유명한
두 명의 대신이 있었습니다.
누구라도 그들에게 잡혀 들면
잘못이 있건 없건 간에
살아남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그 중 한 사람이
반역을 꾀하고 있다는 말을 들은 황제가
다른 한 사람에게
사실 여부를 조사해 보라고 명령했습니다.
황제의 명령을 받은 대신은
고문의 전문가인 상대방으로부터
자백을 받아 내기가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아무 것도 모르는 척 술자리를 벌여 놓고
상대방에게 물었습니다.
"내가 어떤 죄인을 심문하고 있는데
어떤 방법을 써도 입을 열지 않습니다.
혹시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그러자 의심을 받고 있던 상대방이 말했습니다.
"별로 어려울 것 없지요.
큰 항아리에 불을 때서 달궈 놓고
그 안에 집어넣으면 입을 열 것입니다."
그러자 질문을 했던 사람은
곧바로 큰 항아리에 불을 때 달군 후에 말했습니다.
"사실은 그대가 반역을 꾀하고 있다는 말이 있어
내가 조사를 하고 있소이다.
청컨대 어서 항아리 안으로 들어가시지요."

당(唐)나라 때 측천무후(則天武后)는 황제가 된 후
여자인 자신을 황제로 인정하지 않는 세력들을
가혹한 방법으로 다스렸습니다.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내준신(來俊臣)과 주흥(周興)은
그런 일을 하던 혹리(酷吏)들이었는데요.
주흥이 반역을 꾀하고 있다는 증거를 찾기 위해서
내준신이 주흥에게 그 방법을 물었던 것입니다.
고문이 두려웠던 주흥은 그 자리에서
자신의 죄를 실토했다고 합니다.
'청컨대 항아리로 들어가라'는 내준신의 말에서
'청군입옹(請君入甕)'이라는 말이 나왔고
지금은 자기가 만든 규칙이나 법으로 인해
자신이 해를 입게 되는 경우에 쓰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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