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자업자득이 될 것"
'학벌없는 사회' 사무처장을 맡고 있는 하재근 씨는 2일 자신의 블로그에 '삼성, 프레시안까지 죽이나'라는 글을 올려 <프레시안>이 '사실과 다른 보도를 했는지', '이 보도가 삼성에 심각한 손해를 끼쳤는지' 등의 의문을 제기했다. (☞원문보기)
하재근 씨는 "물론 근거 없는 의혹 제시는 안된다. 그러나 (기사는) 관세청 기록이라는 분명한 사실을 근거로 한 것이었다"면서 "<프레시안>이 관세청 기록을 조작해 보도했다면 또 모르되, 그렇지 않다면 삼성전자가 해명하는 것으로 끝날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프레시안>의 보도로 회사의 브랜드 가치가 훼손됐다'는 삼성전자 측의 주장에 대해서도 "삼성이 지금보다 더 훼손될 브랜드 가치란 것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삼성이 브랜드 가치 훼손 등을 이유로 누군가를 고소한다면 삼성그룹 경영진을 먼저 고소할 일이다. 아니면 비자금 및 뇌물 의혹에 한점 부끄럼 없다는 것을 명명백백히 증명하거나"라고 반박했다.
그는 "X파일 사태와 온갖 의혹으로 가득 찬 세습과정, 그리고 비자금 파문으로 삼성의 이미지는 이미 실추될 대로 실추된 상태"라며 "삼성의 브랜드가치 복원을 위해 자기 반성이 먼저일까, 언론사 문제가 먼저일까? 이 간단한 질문의 답을 모른다면 명예훼손은 자업자득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폐쇄적인 자기애' 내보이는 삼성, 신뢰할 수 없다"
<프레시안>에 칼럼을 기고하는 시사평론가 김종배 씨도 자신의 블로그 '토씨'에 '삼성의 브랜드가 훼손되는 진짜 이유'라는 글을 올렸다. (☞원문보기) 그는 삼성중공업이 태안기름유출 사고와 관련 1000억 원을 기부하기로 한 것과 <프레시안>에 10억 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건 것을 대조했다.
그는 "삼성중공업은 기름유출사건이 나고 한참이 지나도록 '미안하다'는 의례적인 인사치레조차 극도로 삼갔다"면서 "그런데 (<프레시안>의 보도는) 명예훼손 여부도 확정되지 않았고 오히려 공익을 목적으로 진실이라고 믿을만한 상당한 사유에 따라 보도했다고 볼 여지가 충분히 있다. 그런데도 1개월 동안 무릎 꿇고 반성문을 들고 있으라고 요구한다"고 삼성그룹의 이중적인 태도를 지적했다.
그는 "<프레시안>은 날림 취재, 부실보도를 한게 아니라 객관적인 자료에 기초해 '합리적인 의심'을 제기했을 뿐"이라며 "사실 확인을 요청한 <프레시안>에 '노코멘트'로 응대하던 삼성전자가 뒤늦게 소송을 제기하는 처사를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기업의 브랜드 가치는 '신뢰'에서 나온다. 그런데 삼성은 가해자와 피해자의 입장에 따라 극과 극을 오가면서 '폐쇄적인 자기애'를 내보이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런 모습을 보면서 삼성을 신뢰하고 '믿을 수 있는 기업이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삼성, 프레시안을 비롯한 언론사에 대한 협박"
이들의 블로그에는 이들의 비판에 공감하는 누리꾼들의 댓글이 다수 달렸다.
한 누리꾼(이스트라)은 "자본이 약자를 공격할 때 가장 잘 쓰는 방법이 고소, 고발"이라며 "그 고소 고발의 승패를 떠나 소요되는 법정 비용이나 스트레스, 시간 낭비 등이 거대 자본은 감당해도 약자는 감당하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다른 누리꾼(그건요)은 "프레시안 뿐 아니라 다른 언론사들을 향한 시위다. 삼성을 비판하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식의 협박"이라며 "삼성 법무팀도 패소할 것을 충분히 예상하면서도 시위하기 위해서 소를 제기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한 누리꾼(컨설턴트)은 "한쪽으로는 반성하고 자숙하는 척 하면서 한편으로는 한겨레 광고 중단, 프레시안 손배 소송 등으로 개혁언론의 목줄을 졸라대는 파렴치범"이라며 "이런 자본의 오만을 견제할 언론의 역할을 포기하고 있는 조·중·동도 한심하기는 매일반"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누리꾼(음냐)은 "누가 지금과 같은 삼성 사태를 만들어서 처벌 위기에 언론과 국민에게 지탄을 받고 있느냐, 언론과 수사기관이 까발려서 그런가 아니면 자신들이 비리, 부패를 저질러서인가"라며 "그 답은 누가 봐도 뻔하다"고 지적했다.
"삼성 '댓글 알바' 아니죠, '댓글 정직원' 맞습니다" 한편 이들 블로그 댓글 가운데는 지난 29일 김용철 변호사가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삼성에는 인터넷 댓글만 전문적으로 다는 정규직 직원이 150여 명이 있다"고 폭로한 것과 관련 '삼성 댓글 정직원 논란'을 지적하는 글도 종종 눈에 띄었다. 김 변호사는 29일 오후 방송된 CBS라디오 '김현정의 이슈와 사람'에 출연해 "삼성 내부에는 댓글을 다는 팀이 있다"며 "많은 숫자로 활동을 하고 있다. 내 기억으로는 150명 정도가 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지금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인터넷 여론을 공작하는 팀이다. (삼성에 관한 기사가 뜨면) 벌떼처럼 덤벼든다"며 "(흔히 말하듯) 아르바이트가 아니라 정규직이다. 아르바이트에게 그런 위험한 일을 시키면 되겠느냐. 삼성은 그런 일은 정규직을 쓴다"고 말했다. 그는 댓글을 다는 정규직원들의 소속을 묻자 "삼성 SDS 소속으로 기억하는데 소속은 정확하지는 않다"며 "삼성이라는 회사는 50개, 60개 회사라는게 아니며 단일한 회사로 운용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도 구조본 소속이었지만 (삼성)화재에서 봉급주다가 (삼성)전자에서 봉급주다가 했고 (소속의) 의미도 잘 모르며 내 법인카드를 어느회사에서 정리했는지 어디 소속인지 개념도 없다"고 말했다 온라인 상에서 삼성을 옹호하는 댓글에 흔히 '알바 논란'이 불거지곤 했는데, 실제로 삼성그룹 내부에 이를 전담하는 팀이 있음을 알려주는 증언이 나온 셈.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프레시안>을 고소한 사건에 대한 댓글에서도 '알바 논쟁'이 어느덧 '댓글 정직원 논쟁'으로 바뀌었다. 한 누리꾼이 단 "삼성전자가 진정한 세계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게 많은 격려와 지원이 있어야 할텐데 삼성 죽이기에만 현안이 돼 있으면 어떻게 하느냐"는 댓글에 대한 다른 누리꾼들의 반박 글이 한 사례다. 이 댓글을 본 다른 누리꾼들은 "삼성 150명 댓글 정규직 중 한 명이군요. 반갑소", "그런데 이런 댓글질은 더이상 삼성의 이미지에 좋지 않다는 것을 삼성에서도 좀 알아야 할 것 같다. 이제 좀 자중하라"는 등 비꼬는 글을 연이어 적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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