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나라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대신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법을 만들어 놓고도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백성들이 법을 불신하여 따르지 않을 것을
걱정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는 한 가지 생각을 해냈습니다.
약 9m 정도의 나무를 남쪽 성문 앞에 세워 놓고는
그 나무를 북쪽 성문으로 옮기는 사람에게
황금 10냥을 주겠다고 써 붙였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그의 말을 믿지 않았습니다.
대신은 상금을 황금 50냥으로 올렸습니다.
그러자 어떤 사람이 속는 셈 치고
정말로 나무를 북쪽 성문으로 옮겼습니다.
대신은 그에게 황금 50냥을 주어
나라가 백성을 속이지 않는다는 걸 보여 주었습니다.
그제야 대신은
자신이 만든 새로운 법을 공표하였고
10년이 지나자 그 나라에서는
길에 떨어진 물건을 주워 가는 사람이 없어졌고
산에는 도적이 없어졌고
집집마다 풍족하고 사람마다 넉넉해졌다고 합니다.
진(秦)나라의 상앙(商鞅)이
효공(孝公)에게 발탁된 후
새로운 법을 시행하려고 했던 때의 이야기입니다.
진나라는 상앙이 만든 새로운 법을 바탕으로
강력한 나라가 되었고
후에 진시황이 중국을 통일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는데요.
이 이야기에서
국가가 나무 하나를 옮긴 사람에게도
상을 주겠다고 했으면 반드시 지킨다는
'이목지신(移木之信)'이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국가와 시민의 관계에서
무엇보다 신뢰가 중요하다는 것을
지금으로부터 2천 년쯤 전에 먼저 살았던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지요.
그런데 시간이 거꾸로 흐른 것인지
지금은 세금으로 밥벌이를 하는 자들의 약속이
시장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의 약속보다
더 믿기 어려운 세상이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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