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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鶴)은 싸우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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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鶴)은 싸우지 못한다

막시무스 - 동양의 지혜를 묻다 <76>

학(鶴)을 무척 좋아하던 왕이 있었습니다.
너무도 학을 좋아해서
학 모양의 옷을 입고 살았고
잘 생긴 학을 골라
귀족들이 타는 수레에 싣고 다녔습니다.
또 학을 키우기 위해
많은 세금을 거두었습니다.
자연히 백성들의 생활은 어려워졌지만
왕의 주위에는 아첨하는 신하들만 남아
백성들의 불만을 왕에게 전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오랑캐가 쳐들어 왔습니다.
왕은 백성들에게
힘을 합쳐 오랑캐를 물리쳐 달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백성들은 왕을 비웃으며 말했습니다.
"폐하가 아끼는 학들과
아첨하는 신하들이 저렇게 많은데
무슨 걱정이 있으십니까?
저들에게 싸우라고 하십시오.
저희들은 버려진 사람들입니다.
어떻게 감히 나라를 위해 싸우겠습니까?"

춘추(春秋)시대 위(衛)나라의
의공(懿公)이라는 왕의 이야기입니다.
의공은 결국 혼자 도망치다가 잡혀 죽었고
나라도 오랑캐에게 빼앗기고 말았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에서
어떤 것에 대한 애착이 큰 화를 부른다는 뜻의
'의공희학(懿公喜鶴)'이라는 말이 나왔는데요.
아마 의공은
학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고
학만 잘 기르면 다른 일도 다 잘 될 것이라는
환상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환상이 현실을 이긴다는 것은
환상 속에서만 가능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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